11월 26~27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ICON2009 (International Contents Creator’s Conference)에서 아이온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준 그래픽 팀장의 강연 및 질의 내용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아이온의 뛰어난 그래픽. 물론 이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콘솔 게임들도 많지만 수백명이 한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MMORPG 중 아이온의 그래픽은 아직까지는 단연 독보적이다.


MMORPG의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 어려울까? 그리고 아이온은 그것들을 어떻게 극복하였을까? 지스타 2009 첫 날, 부산의 대표적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컨퍼런스인 ‘ICON2009’에서 아이온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준 그래픽 디자인 팀장의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 ▲ 엔씨소프트의 김형준 아이온 그래픽 디자인 팀장 ]




- 3D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그래픽 소스를 만들어라.
-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의 협업을 생각하라.



김형준 팀장은 최근에는 그래픽 엔진들이 좋아지다 보니 이를 사용해 멋진 디자인을 만들줄만 알았지, 본질적으로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를 잘 모르는 디자이너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퀄리티를 뽑아내기 위해 텍스쳐를 굉장히 열심히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가볍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모두 쏟아부어 만들어봐야 어차피 2차 최적화 작업시간만 늘어날 뿐이죠.


아이온이 그래픽이 좋다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아이온의 그래픽 엔진은 상당히 옛날 엔진이고, 아이온에 적용된 그래픽 수준도 굉장히 라이트한 편입니다. 화면이 복잡해졌다고 퀄리티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픽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작은 상점 하나에 300명이 넘는 유저들이 들어가면 렉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게임의 그래픽을 개발하는 디자이너들은 작업을 할 때, 퀄리티보다는 프로그래머의 작업을 이해하고 최종 게임에서 어떻게 구현하는 것이 이상적인가를 생각하고 작업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프로그래머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황량해 보이는 필드? 그러나 그림자 및 몬스터, 캐릭터들이 들어가면 이 상태로도 충분하다. ]




최근 공개된 아이온의 미래를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 그래픽 퀄리티가 대단히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그래픽 엔진을 교체했다거나 텍스쳐를 전면 개편하는 등의 큰 변화를 준 것은 아니며, 최적화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소개했다.



[ ▲ 최근 공개된 아이온의 미래 영상에서 선보인 그래픽 혁신도 엔진 교체는 아니라고.. ]





- 단지 예쁜 그래픽이 아니라 그래픽 자체가 컨텐츠가 되어야 한다.


김형준 팀장은 아이온의 풀세트 복식이 800여개가 넘어가는데, 복식 자체가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제작하는 과정은 매우 힘든 작업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게임이 라이브 된 이후에는 일정 기간 내에 새로운 복식들을 계속해서 추가해야하기 때문에 그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그래서 이런 그래픽 작업을 할 때도 단순히 많이, 예쁘게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만들어진 그래픽 소스 자체가 컨텐츠화 되도록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커스터마이징이 있습니다. 사실 커스터마이징은 양날의 검이죠. 유저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잘하면 좋은데, 사실 유저들은 대부분 잘 못만듭니다. 아이온에 ‘이나중 탁구부’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보는 디자이너의 마음은 찢어지죠.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온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 ▲ 아이온의 탁월한 캐릭터커스터마이징의 결과, 그러나 디자이너는 괴롭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게임보다 강력한 캐릭터 커스트마이징이 아이온에 포함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최종 계기는 어떤 유저가 만든 캐릭터가 사내에서 이슈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내부 개발자 중에 한 명이 ‘정말 내 이상형’이라면서 이런 NPC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었죠. 내심 은근히 기대를 하고 봤는데, 막상 보니 이것은 제 기준에는 너무 못생겼던 거죠.

그리고 그 때 느꼈습니다. ‘내 기준으로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수는 없구나’라고.. 그리고 커스터마이징을 넣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커스터마이징이 생기면서 자신의 캐릭터의 외형을 다시 바꿀 수 있는 외형변경권이라는 추가 컨텐츠들도 생겨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커스터마이징으로 인한 독특한 놀이문화도 생겨나게 되었다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단지 자신의 욕구에 맞는 아름다운 디자인만 추구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닙니다. 단순히 디자이너가 만족하는 예쁘고 멋진 그래픽이 전부가 아니고, 이 그래픽 소스들이 또 하나의 컨텐츠가 되는 것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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