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아이디에 대한 고민이다.
아이디란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나와 나의 캐릭터를 대표하는 중요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 많은 캐릭터와 아이디가 존재하듯
npc, 지역, 아이템 등등 많은 게임내의 구성요소들이 저마다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아이온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 중에 고대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게임 내의 많은 이름들이 고대 신화에서 따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족의 경우 북유럽 신화에서 많은 부분이 사용 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마족에서 만날 수 있는 북유럽 신화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북유럽 신화란?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에 전해지는 "에다(edda)"나 "사가(saga)"로 불리는 이야기와
"데인인의 사적" 속에 나오는 일화를 근거로 한,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신화이다.

-'켈트 북구의 신들'에서 발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아이온





▷ 무닌 (Munin)


무닌은 마족에겐 없어선 안될 절대적인 존재이다.
데바 전직 미션등 수많은 미션을 위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무닌.



하지만 그는 신화에서 후긴과 함께 주신인 오딘의 양쪽 어깨에 앉아 있는 큰 까마귀 이다.
후긴은 “생각” 이라는 뜻이고, 무닌은 “기억”이라는 뜻이며
아침에 풀어주면 저녁때 돌아와 오딘에게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알려주었다.

그래서인지 무닌의 머리 위에는 까마귀가 날아 다니고 가끔씩 무닌에게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곤 한다.



마술과 지식을 탐닉하던 오딘에게 후긴과 함께 세상의 일들을 알려주던 무닌
이젠 이스할겐 어디선가 까마귀에게 세상의 일들을 들으며 지혜를 탐구하며 오딘을 뒤를 따르는 것인가?



오딘 (Odin)

북유럽 신화의주신(主神)
항상 지혜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양어깨에 두 마리의 까마귀와 발 곁에는2마리의 이리를 두고 있다.
신들의 최후의 전쟁인 라그나로크에서 펜릴에게 죽었다.




잊혀진 유배지의 무닌과 그의 곁으로 내려온 까마귀




▷ 우르드, 베르단디, 스쿨드


마족의 전직 미션을 진행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무닌의 세 제자들로
우르드, 베르단디, 스쿨드는 각각 과거의 카드, 현재의 카드, 미래의 카드를 주고
전직 미션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단. 도적단 두목의 딸을 데브리로 만들었던 베르단디는 점쟁이 할멈으로 나온다.)



북유럽 신화에서 노른(Norn) 혹은 노르닐이라 불리는 운명의 3여신이 나오는데 이들이
과거의 여신 우르드, 현재의 여신 베르단디, 미래의 여신 스쿨드 이다.



이들은 이그드라실이라는 세계수가 마르지 않도록 지켜주며 인간의 모든 운명을 관장하는 것으로 나온다.
무닌이 흉내 내고 있는 북유럽 신화의 주신인 오딘마저 함부로 대하지 못할 정도로 힘이 있는 여신들이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오! 나의 여신님”으로 잘 알려진 자매들이며
그리스 신화의 운명의 세 여신 모이라이로 나온다.



이 중 첫째인 클로토가 ‘실을 잣는 자’라는 의미이니
우르드가 이스할겐에서 재봉사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 아이온 에서의 노른 3자매 우르드, 베르단디, 스쿨드
▼'오 나의 여신님'의 세자매, 외모로 판단하지 말자 !
이미지 출처 : http://animaxtv.co.kr/shows/Ah-My-Goddess2




▷ 헤임달 (Heimdallr)


전직 미션을 완료하면 무닌이 판데모니움으로 가서 만나보라고 소개시켜 주는 npc가
바로 이 헤임달이다. 또한 헤임달은 스티그마 미션을 주는 npc이기도 하다.



신화 속에서 헤임달은 큰 키와 지혜, 강력한 힘을 가지는 신이다.
풀이 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고,수 백km 밖의 일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아서
신들의 추대로 신들의 파수꾼이 되었다.

또한, 인간들의 수호신이기도 하며, 인간에게 계급을 부여한 신이기도 하다.



게임상의 헤임달은 비교적 신화의 헤임달과 많은 부분을 닮아 있다.
판데모니움 정문에서 항상 지키고 있는 파수꾼의 모습과 캐릭터가 인간에서 데바로 계급을 올릴 때
관여 하는 모습에서 신화 속의 헤임달을 느낄 수 있다.



언제나 판데모니움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늠름한 헤임달




▷ 미미르 (Mimir)


신화 속에서의 미미르는 ‘물을 가져오는 거인’이란 뜻 으로
세계수 이그드라실의 뿌리 곁에 있는 미미르의 샘을 지키고 있던 현자였다.



그 샘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벌꿀로 만든 술이 가득 채워진 샘이었고
이 술을 마시는 자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

오딘은 이 샘물을 한 모금 마시는 대신 미미르에게 자신의 한 쪽 눈을 파내어 준 설화도 있다.



미미르는 신족과 반(vanr) 신족과의 전쟁이후 죽임을 당했고
오딘은 그의 목을 썩지 않게 보존하여 무슨일이든 그의 목과 상의하였다.



아이온 에서의 미미르는 신화와 마찬가지로 대현자의 역할을 하고있다.

판데모니움 지식의 회당 중앙에서 지식의 회당의 총책임자로 있는데
신화 속에서 죽임을 당해 더 이상 얻지 못했던 한이 있었는지
지식의 회당에가면 언제든지 책을 보며 지식을 탐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년이 넘도록 책만 보고 있는 미미르




▷ 슬레입니르 (Sleipnir)


아이온 에서의 슬레입니르는 벨루스란 베르페스 피난민 마을에 위치해 있는 아칸 백부장으로
40레벨 이상의 마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속은 아트레이아 최고의 낚시꾼이다.



‘등대를 밝혀라’ ‘세이렌의 보물’과 같은 미션을 주는 npc로
왠지 외모부터 별로 친해지고 싶지가 않은 자이다.



하지만 신화에서의 슬레입니르는 게임내의 슬레입니르와는 사뭇 다른 역할이다.
슬레입니르는 오딘이 타고 다니는 다리가 여덟 개나 달린 회색 빛의 말이다.



오딘이 로키에게서 진상 받았은 산이나 바다위도 거침없이 달리는 말이다.
아이온에서 신뢰를 가지기 힘든 이미지와는 달리 언제나 믿음직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헤르모드가 오딘의 사자로 죽은 발데르를 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9일 밤낮을 달려갈 때 타고 간 말이 이 슬레입니르이다.


로키 (Loki)

거인족 출신으로 본디 신은 아니었으나
오딘과 의형제를 맺음으로써 신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장난치기와 속이는 것을 좋아 하며 발데르를 죽음에 이르게 하자 신들의 노여움을 샀다.
라그나로크 때 신들의 적으로 참여 하여, 헤임달과 싸우다 함께 죽었다.




희대의 낚시꾼 슬레입니르와 그에게 속은 많은 마족 유저들




▷ 발데르 (Baldr)


발데르는 판데모니움 대신전에 있는 대신관 이다.
마족 유저가 데바로 전직할 때 데바로 임명해주는 자가 바로 발데르다.
마족 최고의 대신관 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npc이다.



신화 속에서의 발데르는 아이온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빛의 신이었다
오딘의 아내이자 발데르의 어머니가 발데르를 위해
세상의 모든 만물에게 발데르를 해치지 않겠다는 보증까지 받아낼 정도였다.
로키의 계략으로 죽게 되지만 최후의 전쟁인 라그나로크 이후 새 세상에 부활하였다.



덧붙이자면 판데모니움 발데르의 왼편이 있는 신관인 ‘보르(vor)’는
신화에서 ‘아는 자’라는 의미로 지혜의 여신 이름이다.



판데모니움 대신전의 발데르와 보르




▷ 드라웁니르 (Draupnir)


천족이든 마족이든 40초중반 레벨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드라웁니르 동굴에 가게 된다.
마계의 벨루스란에 있는 이곳은 유일 방어구와 끓어오르는 용족의 혈흔을 드랍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아 드라웁니르 동굴로 가는 길에서 천족과 마족의 전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북유럽 신화에서의 드라웁니르는 오딘이 가지고 있는 팔찌의 이름이다.

“떨어지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황금 팔찌인데
이 팔찌는 9일 밤마다 똑 같은 크기의 팔찌가 다시 여덟 개 만들어 진다고 한다.



“떨어지는 것”이라는 의미 때문인지 이곳에서 드랍하는 유일 아이템의 이름들은
‘검은 나락’, ‘깊은 심연’등 깊고 어두운 느낌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드라웁니르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 무스펠 (Muspell)


신화에서의 무스펠은 ‘이 세상을 끝내는 불꽃’이라는 의미로 불꽃의 민족으로 불리 운다.



신들과 거인과의 마지막 전쟁에서 모두 죽고 무스펠을 수호하는
수르트(Surtr)라는 자가 불꽃의 검을 휘둘러 이 세상을 모두 불꽃으로 태워 버리게 된다.



아이온에서의 무스펠은 모르헤임의 중앙 부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산지역의 이름이다.

대파국 이후 아이온 탑이 붕괴하면서 탑의 일부가 이곳의 용암지대에 영향을 끼쳐
모르헤임 전반에 걸쳐 용암 절벽, 화산, 노천탕등 곳곳에 화산 지역의 환경이 나타나게 하는 곳이다.



세상을 태울 만큼 강력한 불꽃을 상징하는 무스펠이 화산 지역인 이 곳의 이름의 모티브가 된 곳 이다.



화산의 영향을 받은 모르헤임의 지역, 많은 부분에 걸쳐 있다.




▷ 비다르 (Vidar)와 펜릴 (Fenrir)


신화 속에서의 펜릴은 로키의 자식중 하나로 거대한 이리로
아래턱은 대지에 위턱은 하늘에대고 세상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려 하고
눈과 코에서는 불이 뿜어져 나온다고 묘사 되고 있다.



사슬에 묶여 있다가 신들과 세상이 멸망 하는 전쟁인 라그나로크에서
펜릴은 신들의 왕 오딘을 삼켜 버리지만 비다르에게 죽는 것으로 나와있다.



비다르는 오딘의 아들로 ‘넓히는 자’라는 의미가 있다.
라그나로크에서 펜릴은 비다르의 신발을 물었는데 이 신발이 워낙 튼튼해
신발을 물었던 펜릴의 이가 부러지게 되고
비다르가 펜릴의 턱을 위아래로 벌려 찢어 놓은 다음 심장에 칼을 꽂아 죽였다.



이 신발은 인간이 구두를 만들고 버린 자투리를 모아 만든 군화인데
신들에게 협력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구두를 만들고 반드시 자투리를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온에서 비다르는 판데모니움 총사령관으로 중앙을 지키고 있고
펜릴은 펜릴의 송곳니 부대라는 이름으로 비다르 주변을 지키고 있다.



아마도 비다르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펜릴을 죽음으로도 용서하지 못해
아이온에서 부하로 부리며 복수를 이어 가는게 아닐까 한다.
50데바니온 퀘스트의 극악의 난이도로 인해 펜릴에게 원한을 많이 가지게 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어느 정도 비다르의 복수는 성공으로 보인다.



비다르와 그의 주변을 지키는 펜릴의 송곳니, 그리고 비다르의 존엄




지금까지 아이온의 마족에게서 찾을 수 있는 북 유럽 신화의 조각들을 찾아보았다.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npc 이름, 지역 이름들이 각각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반복되는 인던의 일상과 퀘스트, 전투의 반복 속에서 이러한 사연 하나하나를 알아가면
아이온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며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것도 눈여겨 보면 숨어있는 즐거움이 보인다.


※ 천족의 지명과 NPC에 담긴 신화 속 이야기도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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