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망치질 하면서 제작 중, 레기온 동생에게서 귓말이 왔다.


“형! 지금 여기 시공 진짜 재미있어요 XX시공으로 넘어오세요~”
“음…오랜만에 시공 한번 타볼까?”



오랜만에 가는 전투를 위해 키스크와 주문서를 확인하고
채팅창을 통해 정령 택시도 구해서 시공의 균열을 넘어갔다.


안전한 곳에 키스크를 설치하고 동생이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가던 중
상대 종족과 조우를 했고, 차디찬 바닥에 날개를 펴고 눕게 되었다.


그런데 부활 메시지와 함께 모니터를 채운 상대 종족의 상점글이 충격을 안겨준다.


“이거 완전 XX XXX이네? ㅋㅋㅋㅋㅋ”
“!!!!!!”



위와 같은 경우는 아이온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들 중 하나다.


사실 아이온 뿐만아니라 RvR이나 PvP같은 유저간의 전투를 지향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 종족에게 욕설, 도발을 하는 경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무리 컨셉상 서로 싸워야 하는 상대 종족이라도, 혹은 자신의 일이 아닐지라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해서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경우도 잦다.




▷ 아이온에서 전투 후 비매너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1. 상점 채팅을 이용한 욕설


아이온 시스템에서는 천족과 마족이 서로 대화를 할 수 없지만
상점 명을 이용할 경우 모든 종족에게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전투 능력을 상실한 상대 종족에게 욕설을 하는 등의
비매너 행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 상점 타이틀을 이용해 상대종족에게 욕설이나 조롱을 할 수 있다.





2. 일반적인 채팅을 이용한 도발


채팅의 한글이나 영어는 자동으로 변환되어 상대방에게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숫자나 특수문자는 그대로 채팅창을 통해 상대 종족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걸 이용하여 욕을 뜻하는 숫자나 조롱하는 특수문자를 사용하는 경우다.


또한 각 종족의 언어가 다른 문자로 변경 되어-본래는-내용이 전달 되지 않아야 하지만
항상 일정한 패턴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상대가 봤을 때
영어로 된 욕설로 보이도록 단어를 조합하는 방법도 이미 알려져 있는 상태다.
(예: 천족이 "T q~"라고 쓰면 마족에게 "H i~"로 보이게 된다.)



▲ 일반적인 대화는 변환되어 나오지만, 숫자는 그대로 표시 된다.

▲ 천족어와 마족어의 번역에 대한 글 (아이온인벤 - 베스트 팁)




3. 감정표현 기능을 이용한 도발


아이온에 있는 감정표현이라는 기능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굴욕감을 안겨주는 것.


감정 표현을 하기 전에 PC 혹은 NPC등을 선택하여 감정표현을 하면
"XX님이 ○○님에게 △△△한 행동을 합니다" 라는 식의 메세지를 띄우고
그에 대한 행동을 캐릭터가 실행하게 되는데 이를 이용한 도발 행위를 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쓰러져서 날개를 덮고 있는 상대에게 '춤추기'나 '도발', '웃음'과 같은 감정표현은
입장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느낌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



▲ 아이온의 바디 랭귀지 감정 표현




▷ 비매너에 대처하는 방법


현재 유저들이 전투후 비매너 행동에 대한 반응은 무시 혹은 맞대응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맞대응을 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 지로 나뉘어 지는데
첫번째, 게시판에 올려 공개적으로 잘잘못을 따지거나
방명록이나 다른 방법을 이용해 직접 잘잘못을 따지는 방법이다.


하지만 게시판에 올려본들 제대로된 해답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응을 해보았자 나오는 결과는 대부분 다른 유저분들의 잘잘못 평가와
방명록에서의 또 다른 싸움 혹은 대화 단절로 더욱 깊어지는 감정의 골이다.


두번째, 맞대응의 결말은 '내가 당했으니 그 쪽도 각오해라', ‘먼저 시작했으니 앞으로 두고 보자’,
‘앞으로 나도 매너는 없다’ 라는 식의 극단적인 평행선을 계속 달리는 경우가 많다.



▲ '똑같이 해준다'의 악순환은 계속 돌고 돌게 된다.





▷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위에 언급된 상점 채팅과 일반 채팅을 이용한 욕설의 경우에는
일단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수 있다.


상점 명을 이용한 상대 종족에 대한 욕설이나 도발 행위는
상점 명을 현재 채팅 시스템처럼 알아볼 수 없게 하는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천마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끈이 끊어지며
상점 채팅으로 전투를 중단하는 등, 다른 순기능까지 막을 수 있을것.


이런 부분은 게임 옵션 설정의 필터링 처럼 상점 명에도 자동으로 필터링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매우 간단하게 옵션 설정을 할 경우 비속어만 필터링 되어 욕설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이러한 필터가 상점 명이나 상대 종족에 대해서도 적용이 된다면 어떨까?



일정 패턴을 파악하여 그에 따른 글자를 조합하거나 숫자를 이용하는 경우는
숫자를 포함한 천족과 마족의 언어를 유저들로서는 알아낼 수 없는 패턴으로
다시금 재정비 하는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운영적인 방법으로 직설적인 욕설이나 조롱의 경우 스크린샷을 찍어 신고하면
게임을 운영하는 쪽에서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방법도 있을것이다.


심각한 수위의 비매너 행동의 경우 게시판에서도 이슈가 되면서 어느정도 제재가 가능하지만
상당 수의 경우 그냥 시간이 지나가면서 묻혀 사라지게 된다.
이럴 때, 직접적인 신고를 하면 운영 정책에 따라 그런 행동을 한 유저에게
이용제한이나, 제재 등 직접적인 방법을 통해 처벌을 받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여타 게임에서도 심한 욕설이나 성적인 모욕 및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우,
혹은 부(父)와 모(母)가 언급되는 욕설을 한 유저의 경우를 제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부분의 경우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유저마다 관점이 틀리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힘들어 언제든지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도 하다.



▲ 이런 상황은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될 수 있다.




▷ 올바른 해결책은 서로가 존중하는 아이온이 되는 것


게임 내의 상대 종족에 대한 욕설이나 조롱과 같은 비매너 행동의 경우
이전의 수 많은 종족전을 표방하는 게임에서 언제나 진통을 겪고 있는 문제이다.


이전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고, 고치기 위해 많은 방법을 써봤지만
이러한 문제가 해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는 없었다.


시스템과 운영적인 방책 등은 어느 정도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



▲ NC소프트의 운영정책 중 "이용자의 의무" 발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거나 실제 눈앞에 없다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표출하는 걸 유저들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내 앞에 누워있는 이 캐릭터가, 그저 실제로는 만날 일이 없는 게임상 캐릭터가 아닌
실제 한 사람의 게임내 분신으로 인식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아이온이라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써 서로 죽이고 짓밟아야하는 적이기 전에
저 캐릭터를 움직이고 있는 것도 나와 같이 게임을 사랑하는 한 명의 유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 우리는 천족과 마족이기 이전에 같은 아이온을 즐기는 유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photo.naver.com/view/200403132328011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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