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비극적인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결말이 여운으로 남아 두고 두고 생각나게하고 아쉬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극 중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있습니다.
햄릿, 오셀로, 리어왕, 멕베스로 대표되는 4대 비극에는 섬세한 인물묘사와 암시,
그리고 여러 소설적 장치를 조합하여 훌륭한 비극을 만들어 냈지요.


이런 명작에 비교하면 부족하겠지만, 아이온에도 그에 못지않은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아이온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4대 비극의 주인공들을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 비극 제조기, 배반의 데바 테르시테스


그리스 신화 속에서는 최악의 외모를 가진 남성으로 묘사됐었던 테르시테스.
천족의 수도, 엘리시움에서 만날 수 있는 테르시테스는 꽤 깔끔한 외모를 가진 데바로 변신했습니다.


하지만 못 생겼던 전생(?)을 보상 받기 위함인지 악랄한 바람둥이가 되어
수 많은 여인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비극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실은 테르시테스는 데바이기에 젊음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멸하지 않는 한 죽음도 없기에 앞으로도 피해자는 늘어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 아이온 사상 최악의 바람둥이, 테르시테스





◈ 흐느끼는 에닌테 이야기

한때 우리는 정말 뜨거운 사랑을 나눴어요. 전 그분만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었답니다.

하지만 그분은 변했어요. 저를 바라보는 눈이 차가워졌고, 다른 사람에게로 마음이 떠났지요.
그분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답니다. 결국은 절 떠나셨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잊혀질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봐요.
전 지금도 그분을 못 잊겠는걸요.



한때는 연인이었지만 남남이 되어버린 테르시테스와 에닌테.
그는 떠났지만 너무나 사랑했었던 에닌테는 슈고에게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물약을 구입합니다.


하지만 슈고가 판매한 신비한 물약은 불량품이었나 봅니다. 그 물약을 마신 에닌테는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고 이성마저 상실하여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지요.


그녀는 테르시테스의 마음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바랬지만
돌아온 것은 괴물로 변해버린 그녀를 가르는 차가운 가디언의 칼날이었습니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에닌테였지만 이후에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낮에는 NPC가 되어
그와 함께 했었던 베르테론에 남아 추억을 되새기고 밤에는 밴시가 되어
행인을 공격하는 몬스터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다시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은 꿈꿀 수 없게된 에닌테.

사랑을 못 잊어 괴로워하고 있는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드의 흐름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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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샨테 이야기

저는 결혼 따위는 바라지 않아요. 테르시테스님의 사랑만 바랬는 걸요.

전, 이제 그분을 ....흑흑... 포기하려고 해요. 인간과의 결혼이 가능할 리가 없는데도
엘리시움에서 애를 태우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퍼요.



테르시테스와 결혼을 약속한 샨테.


결혼을 앞두고 가디언인 테르시테스는 데바와 인간이 결혼하기 위해서는
상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꼭 허락을 받아 오겠다며
증표로 누런 반지를 남기고 엘리시움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샨테에게 준 반지에는 이상한 마법이 걸려있는 것인지
반지를 착용한 샨테는 밤만 되면 비운의 샨테라는 케루빔으로 변해 떠돌게 됩니다.


플레이어 덕분에 반지를 벗게된 샨테는 자신이 이상한 병에 걸린 것 같고
테르시테스가 힘들어할 것을 염려하여 반지와 함께 헤어지자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인간인데다 병까지 걸린 상태라면 그의 앞 날에 방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지요.


저주가 걸린 반지를 증표로 주어 연인을 몬스터로 만들어 버리고
그 사실도 잊어버린 채, 잘~ 살고 있는 이 남자, 테르시테스. 혼내줄 방법 없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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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파르 혁명단 시뮤나이 이야기


날씬한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 윤기 흐르는 금발로 '주신께서 내려주신 여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엘테넨 최고의 미녀, 시뮤나이.


그녀를 얻은 테르시테스는 한 동안은 얌전히 사랑을 나누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테르시테스의 바람기는 시뮤나이도 막지 못했나 봅니다.
다른 여인들과 애정 행각을 벌이는 테르시테스를 보게된 시뮤나이는 질투심에 타오르게 됩니다.


견딜 수가 없어진 테르시테스는 이별을 고합니다. 이별을 받아들인 시뮤나이는
'나를 농락했던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어'라는 저주의 말을 남기고 그의 앞에서 사라지고 말지요.


그리고 사랑했던 마음만큼이나 강렬한 미움을 품게된 그녀는 레파르 혁명단에 투신하고 맙니다.
레파르 혁명단에 가입한 그녀는 테르시테스에게 복수하겠다고 큰 소리로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녀가 거슬린 테르시테스는 플레이어에게 시뮤나이를 처치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머뭇거리는 플레이어에게 레파르 혁명단은 5 주신을 반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며 설득을 합니다.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린 시뮤나이는 플레이어의 손에 의해 짧았던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 시뮤나이 퀘스트, 이별의 덫 - 퀘스트 공략 바로가기!



▲ 테르시테스로 인해 힘들어 했던 세 여인








▷ 테오보모스의 비극


먼 옛날 테오보모스라는 데바가 있었습니다. 그는 창조주인 '아이온'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거신병을 연구하고 있었지요. 아트레이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각종 거신병 관련 유물들을 모아
창조주의 창작품을 되살려 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오랜 연구의 결실이 맺히기 직전, '아이온-영원의탑'이 용족의 공격에 붕괴되는
대파국이 일어났습니다. 결계가 무너진 아트레이아에 용족의 전사들이 침공을 시작했고
무자비한 그들의 힘 앞에 버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뒤에서 두려움에 떠는 주민들을 본 테오보모스는
미완성 상태의 거신병을 일으켜 세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의 시도는 성공했습니다.



▲ 테오보모스의 마지막 희망 거신병




비록 불완전한 거신병이었지만 파죽지세로 용족을 물리쳤고 주민들의 환호성 속에 승리의 희망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용제 프레기온의 강력한 공격에 거신병이 파괴되면서 다시 일방적으로 밀리게 됩니다.


결국 용족을 막기 위해 테오보모스도 출전 하지만 용족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데바와 주민은 용족의 손에 소멸 당하고 맙니다.


창조주에 대한 열망과 주민들을 지키기 위한 테오보모스의 노력은 그렇게 덧 없이 스러지고 맙니다.



▲ 테오보모스가 거신병을 연구하던 연구소는 시간이 흘러 몬스터의 소굴이 되었지요.




하지만 하나의 희망이 남아 있었습니다.


테오보모스의 연구실 조수 중 한명이 용족에게 죽임을 당하는 순간 데바로 각성하였고
프레기온의 공격으로 흩어져버린 거신병의 파편을 모아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테오보모스가 연구했던 창조주의 거신병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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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보모스의 조수가 남긴 일지







▷ 브루스트호닌의 비극


대파국 이전, 브루스트호닌은 아트레이아 최고의 곡창 지대 였습니다.


그리고 브루스트호닌을 다스리는 영주 란마르크에게는 아름다운 세이렌, 누트아무라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믿을 수 없다는 다른 세이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란마르크를 사랑하는 누트아무는
그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평생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


그 와중에도 브루스트호닌에 대한 용족의 도발은 계속 되었지만
붉은 레기제 레기온의 희생으로 용족을 모두 물리치자 둘의 사랑을 갈라놓을 것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젊고 아름다운 공녀 카르미웬의 등장하면서
브루스트호닌에 파국의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 파티광, 공녀 카르미웬




영주의 연인이 타 종족 세이렌이라는 것이 못 마땅한 주변인들의 이간질과
카르미웬에게 빠져버린 란마르크는 누트아무를 나호르 고성에 가둬버리고 맙니다.
다른 세이렌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고 만 것입니다.


누트아무를 버리고 카르미웬과 놀아나는 란마르크의 모습에 하늘도 분노했음일까요?
평화스럽던 브루스트호닌에 용제 브리트라의 음모가 소리 없이 스며듭니다.


브리트라는 붉은 레기제 군단병 빌레이르의 시체에 자신의 씨앗을 심고 저주를 내립니다.
그리고 깨어난 빌레이르는 소년이 되어 브루스트호닌을 떠돌게 되고
심각한 오염을 브루스트호닌 전체에 퍼트리게 되지요.


한 때는 풍부한 곡창지대였던 브루스트호닌은 순식간에 오염되었고
주민들 또한 알 수 없는 전염병에 하나 둘씩 쓰러지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본 란마르크는 전염병을 피하기 위해 성문을 닫고 주민들의 출입을 제한해버립니다.
전염병을 피해 성으로 모여든 주민들은 이런 란마르크를 저주하며 죽어가지요.



▲ 주민들의 저주 때문일까요? 언데드로 변해버린 란마르크




사랑을 버리고 이제는 영주로서의 책임감마저 팽개쳐버린 란마르크는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성 문을 닫고 자신들의 안전을 꾀하던 영주와 신하들은 천벌을 받았는지 뱀파이어로 변해 버립니다.


란마르크에게 버림 받고 반호르 성에 갇혀있던 세이렌 누트아무 또한 뱀파이어가 됩니다.
종족의 초월한 사랑을 주었지만 그녀를 버린 란마르크를 영원히 저주하고 원망하게 될 것입니다.





▷ 폭풍의 아칸, 라스베르그의 비극


데바 육성소인 템페르에서 전투 실력이 뛰어났던 라스베르그는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고
여기 저기 레기온과 단체에서 그를 데려가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독불장군 스타일이었던 라스베르그는 그 어느 곳에서도 적응을하지 못했고
결국 공을 세우겠다며 부하들을 이끌고 천계로 떠나버립니다.
그리고 유프로시네 마을 근처에서 운명의 여인, 마이네를 만나고 맙니다.


천족과 마족이라는 굴레를 벗어난 그들은 아무도 몰래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이대로 천계의 구석에 숨어 단 둘이 살아갈 것을 다짐했을 무렵,
마이네가 마족과 만난다는 사실이 마을 주민에 의해 가디언에게 고해졌지요.


당장 천계의 데바들이 마족 토벌을 위해 모여들었고 그 와중에 마이네가 희생당하고야 맙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라스베르그는 불 같이 분노했고 한 가지 맹세를 합니다.


인테르디카의 천족들을 모두 쓸어버리겠다고.



▲ 알고 보면 슬픈 사연을 간직한 라스베르그
이미지 출처: ☞ 루샤르님의 블로그, 아이온 스토리 연구 중에서




그 이후 유프로시네 마을 근처에 자리를 잡은 라스베르그는 천족에게 재앙의 대명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맹세는 전혀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천족에서는 라스베르그를 달래기 위해서 마이네의 영혼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라스베르그는 이에 속지 않고 마이네와 함께가 아니라면 떠나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 [마족] 돌아가지 않는 라스베르그 - 퀘스트 공략 바로가기!
☞ [천족] 폭풍의 아칸 - 퀘스트 공략 바로가기!





▲ 영혼이 되어서도 그를 잊지 못하는 마이네
이미지 출처: ☞ 루샤르님의 블로그, 아이온 스토리 연구 중에서




실명 신석으로 이름 높은 '신석: 라스베르그의 비극'에는
사랑에 두 눈이 멀어버린 한 남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지요.






▷ 기타, 유저들이 말하는 또 다른 비극의 주인공


이외에도 아이온에는 유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여럿 있습니다.


행방불명 되서 찾으로 갔더니 통구이가 되어 돌아가고 있는 뚜띠,
뿐만 아니라 미래의 포에타에서도 용족들에게 구워지고 있는 슬픈 NPC이지요.


역시 암흑의 포에타에서 만날 수 있는 스카도 비극의 주인공에 꼽히고는 합니다.
한 때는 포에타 자이프들의 왕이었지만 용족에게 당하고, 구출 도중에 미쳐버린 불쌍한 스카.


불의 신전의 최종 보스 크로메데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침묵의 심판관으로 날리던 시절에 모아놓은 고급 아티팩트 때문에 유일에 목마른 유저들에게 노려져
매일 죽음을 당하는 불쌍한 악녀. 유저들의 주장에 의하면 주말에는 1초에 한번씩은 죽을 거라나요?



하지만 가장 마음에 걸리는 비극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입니다.

정천셋 좀 사보겠다고 AP를 모았다가 상대 종족에게 맛있는 먹이감이 되어 버린 당신,
상대 종족에게 매일 당하면서도 바보처럼 갈 수 밖에 없는 당신,
힘들게 모은 돈으로 마석 강화를 시도했지만 오늘도 실패한 당신,
좋은 아이템 한번 써보겠다고 제작에 도전했다가 속옷까지 저당 잡힌 당신,
유일 아이템 하나 때문에 매일 노예처럼 인던을 돌지만 주사위 저주로 눈물 흘리는, 바로 당신!








여러분이 생각하는 아이온 속 비극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Inven Handi - 박경민 기자
(Hand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