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이 어느새 만 2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오픈 때부터 길다면 긴 시간 2년의 시간 동안 산전, 수전에 이은 공중전까지 거치면서
아이온의 세계에서 내공이 쌓인 데바들이라면 정예 중에 정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왠만한 일에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부동심을 소유하고 있는 그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런 고수들에게도 수전증에 걸린 것 마냥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 두근,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긴장의 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 공홈 - 치유는여캐가진리님의 글 중에서





▷ 10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 100번 1,000번이라도


유일 하나 먹어보자고 지겨운 불의 신전만 벌써 99번이나 되었다. 매일 매일 도는 지겨운 반복에 과장 조금 보태면 이제 눈을 감고도 불신 달리기가 가능하고 용암과 플라비 등이 떴는지 안봐도 감으로 알 수 있으며 발로도 크로메데를 잡을 수준이다.


그리고 나의 손에 100번째 쓰러진 크로메데 시체. 유난히 앙탈을 부렸던 이번 크로메데는 무엇인가를 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루팅자가 탄성의 외침을 터트리면서 나의 심장 박동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다.


인던 시작부터 끝까지, 채팅으로 수다를 떨거나 불평 불만을 늘어놓던 파티원들이라 할지라도
보스를 쓰러트리고 루팅하는 순간이 되면 파티원 모두 입과 손을 멈추고
루팅자의 메세지가 신의 계시인냥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는 합니다.



▲ 모두: ! (떠 떴나보다!!)




▲ 모두: ......... (저걸 죽여? 살려?)




특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영웅무기, 타하바타 시리즈를 드랍하는,
현존 최강 보스 타하바타 시체를 루팅할 때면 드랍율이 낮다는 것을 알아도 기대하는 것이 사람 심리.


더구나 아이템 링크가 늦게 올라오거나 유난히도 뜸을 들이면
혹시나 '내 아이템이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심장이 두근 반, 세근 반 뛰기 마련입니다.



▲ 인벤 카투니스트 앤디올라님의 카툰 중






▷ 죽느냐 사느냐 그 것이 문제로다, 상대 종족과의 PvP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시공 플레이가 유행일 무렵에는 사냥을 하다가
갑자기 들어오는 상대종족의 암습에 속수 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몇번 당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상대 스킬 메시지만 따로 채팅 창을 분리해 필터링을 하는
'레이더'를 장착하는 것은 필수. 언제나 은신에 대비하여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은신 사용 메시지가 뜨자마자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재빨리 질주 + 충격 주문서를 사용, 잽싸게 안전지대로 도망가야 조금이라도 생존 확률이 올라 갔었지요.



▲ 어디야 어디!!




그렇지만 은신을 사용하지 않고 지형을 이용하여 교묘히 접근하거나
100M 밖에서 스킬을 사용하고 접근을 한다면 레이더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스텔스 전투기 뺨치는 상대종족은 감지가 불가능하여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로딩 렉을 감지하는 센서까지 착용한 민감한(?) 데바라면 이런 위기도 무사히 넘길 수 있습니다.



▲ 어라? 렉? 누가 온다!!




▲ 인법 나무는 숲 속에 숨기기 발동! - 이스라펠 꼬맹이소녀님




또한, 어비스 사냥 중에 만난 상대 종족에게 재빨리 '7979'를 외치고
반응을 기다릴 때면 심장은 이미 가슴을 탈출해 저 멀리 여행을 떠나고는 하지요.



▲ 요즘에는 7979가 선전포고 대용으로 쓰인다?







▷ 이번에는 제발 떠라! 게이지 올라갈 때


아이템의 가격보다 어쩔때는 더 많은 키나를 잡아먹는 +10강화와 마석 작업.


+1에서는 심드렁한 마음도 +5가 넘어 +8~9에서 고레벨 강화석으로 지를 때나
6슬롯 어비스 장비에 5개를 성공하고 마지막 마석 슬롯을 강화하는 순간이 되면
평소에 믿지도 않았던 신들을 찾아 간절히 기도를 올리고는 합니다.


'이거 뜨면 주말마다 성당, 교회, 절 등등 다 나가겠습니다!'



▲ 벼락치기 믿음은 안통하나 봅니다.




또한, 비싸게 주고산 아이템을 추출하고 8개나 뜬 강화석에 강화석이 무엇일까 확인하기 위해
마우스를 강화석 위로 올리는 순간, 대박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데바가 동일할 것입니다.










▷ '빛나는' 하나에 울고 웃는, 제작


아이템 앞에 '빛나는'이 붙었느냐 안 붙었느냐에 따라서 천국과 지옥이 갈리는 제작.


수 백개의 일반 아이템을 제작하여 그 중에서 '빛나는' 아이템으로 2차 제작을 하고
몇 개 살아남은 '빛나는' 아이템으로 3차 제작에 성공해야 비로서 상품 가치가 생기게 됩니다.


'빛나는' 이라는 수식어 하나에 수 천만에서 억단위의 키나가 오락 가락하는
최종 3차 제작을 할 때 긴장되지 않는 다면 당신은 대인배!



▲ 매 번 이러면 좋겠지만...




많은 유저들이 겪어봤을 법한 데바 4차 퀘스트 '뜨거운 마력의 심장'의 제작은 더 심합니다.


지금이야 실패한 아이템을 교환해주는 퀘스트가 생겼지만
1회 시도에 몇 천만 키나가 들어가지만 실패하면 잡템보다 못한 쓰.레.기만 남던 시절의 긴장감은
호환 마마보다도 무섭고 해롭기 때문에 18세 금지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



▲ 마력의 심장 제작





흔하지는 않지만 명(암)룡왕 시리즈와 같이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제작을 하는 순간
실패 쪽으로 게이지가 기울기 시작하면 두 눈을 부릅뜨고 성공 게이지에 기를 불어 넣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 헐 실패는 안 되!! 성공아 올라라 올라라!







▷ 식량지원 이벤트 응모할 때


4월 7일부터 시작된 비상 식량 보급령은 플레이 시간을 포인트로 환산,
여러 가지 가지고 싶었던 아이템과 현물 상품에 응모하게 됩니다.


암흑의 포에타에 수 십번 가도 안나오던 아누하르트 무기,
위탁경매장에 판매하면 천만 키나가 넘는 85레벨 강화석,
대박이라 할 수 없지만 비교적 당첨 확률이 높은 백금주화와 오드 등등.


여러 가지 상품들이 유혹하지만 한우 갈비 선물 세트에 당첨,
매일 게임만 한다고 구박하는 아내 혹은 어머니에게 안겨드리고 칭찬도 받고
오랜만에 '소고기'를 먹을 생각을 하면 가슴 한쪽이 따뜻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당첨 사실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즉석복권과 같은 이번 이벤트 방식 때문에
'응모하기' 버튼을 누를 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불효자도 웁니다.















Inven Handi - 박경민 기자
(Hand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