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족과 마족이라는 두 개의 종족과 제3 의 세력 용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아이온의 세계.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 종족이 서로의 생존을 놓고 전투를 벌이는 공간 '어비스'가 있다.


어비스는 타 종족과 무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종족의 자존심이 걸린 RVR 전쟁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높은 경험치를 주는 몬스터와 보물방 입장을 위한 요새전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곳 이었다.


추가로 아이온만의 특징인 '비행'이라는 요소가 첨가 되어
기존 MMORPG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참신한 전투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 비행 전투가 가능한 아이온의 어비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후,좌,우 뿐만 아니라 상,하의 공간까지 살펴야 하는
비행형 PvP에 대해 '피곤하다', '복잡하다'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와 함께 아이온에도 비행을 제외한 '지상형 전투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개발사인 엔씨 소프트에서도 지상형 어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을 약속했었고
그 결과물인 지상형 전투공간 '용계'가 지난 5월 26일, 2.0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되었다.




▶ 새로운 지상형 전투 공간, 용계


1.5에서 어비스 요새의 목적이 훈장과 요새 인던이라는 목표였다면
2.0의 용계 요새는 파슈만디르 사원의 진입과 최고 사령관의 처치 등 다양한 컨텐츠가 결합 되있었다.


천족의 잉기스온과 마족의 겔크마로스 지역에 각각 2개씩 존재하는 용계의 요새.
각 지역에 있는 2개의 요새를 점령하면 '실렌테라 회랑'이라는 지하 통로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
그리고 이 곳에는 2.0에서 등장한 인던 중에 가장 어렵고 좋은 아이템이 드랍되는 파슈만디르 사원이 있다.


또한, 실렌테라 회랑을 통해서 상대 종족의 용계 지역에 침투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상대 종족도 동일하기 때문에 양 종족이 자신의 지역내에 있는 요새를 모두 점령했다면
실렌테라 회랑을 포함 용계 전체가 어비스와 같은 전투 장소로 변모하게 된다.


거기에 용계의 RvR에는 요새전과 함께 타종족의 최고 사령관을 쓰러트린다는 확실한 목표까지 제시 되었다.



△ 실렌테라 회랑을 통해 타 종족 지역으로!




△ 천족의 최고 사령관(좌)와 마족의 최고 사령관(우)





▶ 유기적인 컨텐츠의 조합, 그러나 활성화 되지 못한 용계의 PvP


이렇게 새로운 지상형 요새와 천/마족 지역을 잇는 실렌테라 회랑에서 치열한 RvR이 벌어리라 기대 됐었던 용계.
하지만 업데이트가 되고 뚜껑을 열어본 용계는 제대로된 전투를 벌이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전투를 방해하는 첫번째 방해물은 순찰형 경비병들. 타 종족과의 PvP만을 생각하고 실렌테라 회랑을 넘어
타종족 지역에 진입한 이들은 곳곳에 배치된 경비병의 모습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소수의 인원으로는 정면대결이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경비병이 둘, 셋씩 짝지어 돌아다니기 때문.


타 종족 캐릭터와 PvP보다는 강력한 경비병을 피해서 도망만 다니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이다.



△ 잉기스온과 겔크마로스 주요 거점을 순찰하는 경비병들



물론 경비병과 몬스터가 아무리 강력하다 할지라도 익숙해지면 틈을 파고들어 기습을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스급 단위가 모이지 않는다면 넘는 것조차 불가능한 관문 때문에 전투를 할 수 있는 지역이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이는 공격을 당해야 하는 라이트 유저나 신규 유저를 배려한 조치겠지만
반대로 지상형 PvP를 즐기려고 준비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소수의 유저들만이 타 종족 지역으로 침투, 시공의 균열과 같은 게릴라성 PvP를 즐기고 있다.





△ 잉기스온, 겔크마로스 곳곳에 배치된 관문, 포스 단위나 꼼수가 아니면 넘을 수 없다.



실렌테라 회랑도 새로운 전투형 공간으로 보자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파슈만디르 사원을 가거나 타 종족 지역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실렌테라 회랑을 거쳐야 한다.
또한, 몇몇 희귀 NPC를 만나는 것도 실렌테라 회랑에서 하는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실렌테라 회랑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컨텐츠는 매우 부족하다.


직접적인 이득이 없는 실렌테랑 회랑에서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보니 타종족과 만날 확률도 줄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전투 의지도 감소하게 된다. 전투가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 요소가 준비 되지 못한 것이다.



△ 통로로만 사용 되고 있는 실렌테라 회랑



이 밖에도 2.0 RvR의 목표로 제시된 최고 사령관 처치는 시도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간 과정인 타종족 요새를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말할 정도로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


4개의 용계 요새전이 모두 가능한 시간이 일주일에 9번이나 될 정도로 잦은 편이다.
하지만 이미 점령한 대부분의 요새에 용족의 드레드기온이 출현하고 점령한 요새를 다시 뺏어가면서
타종족의 요새를 공략하기 어려워졌다. 아니 자신의 종족 지역에 있는 요새를 재점령하고
파슈만디르 사원에 가는 것도 빠듯한 형편이다.


때문에 '최고 사령관 처치'나 '타종족 요새 점령'에서 파생되는 각인된 시리즈 제작이나
유일 무기 퀘스트, 늘어나는 무기 퀘스트, 영웅급 무기 등 다양한 컨텐츠들이 '그림의 떡'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 심심하면 나타나 요새를 점령, 타종족 요새에 도전해 볼 틈을 주지 않는다.






▶ 지상형 PvP의 활성화를 꿈꾸며


이렇게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이 겹치면서 지상형 PvP를 꿈꿨던 용계는 소규모의 전투만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이전 시공의 균열에서 보았던 게릴라성 PvP만 지속 되는 썰렁한 공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용계를 활성화 시킬 대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라이트 유저와 신규 유저의 보호를 위해서 잉기스온과 겔크마로스의 관문과 경비병의 변경은 어려워 보이지만
타 종족 요새 점령과 실렌테레 회랑의 활성화는 방법에 따라서 가능하다.


쉽게 생각해보면 드레드기온의 출현 주기를 조절하여 용족과의 요새전을 감소시키는 것도
PvP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는 용계 지역의 드레드기온의 출현이 잦아 타종족 지역의 요새 공략 보다는
방어에만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이를 수정하여 적어도 타 종족의 요새에 도전해 볼 시간적 여유는 있어야
관련 컨텐츠의 활용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관문과 같은 제약이 없는 실렌테라 회랑을 활성화 시켜, 대규모 전튜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실렌테라 회랑에서 획득할 수 있는 확실한 보상을 제시,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


실렌테라 회랑을 찾게 만들기 위해서, 어비스 포인트의 추가 습득을 가능하게 하거나,
지상형 네임드 보스의 추가, 희귀한 아이템의 습득기회를 추가로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실렌테라 회랑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천/마족 유저들이
실렌테라 회랑을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많아진 유저들 사이에서 이득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가 펼쳐질 것이다.



△ 희귀한 아이템을 드랍하는 네임드가 실렌테라 회랑 곳곳에 있다면 어떨까?





천족과 마족의 대립을 기본 바탕에 깔고 있는 아이온에서 PvP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특히, PvP를 중심에 두고 여러 가지 컨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2.0의 용계라면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하지만 용계의 PvP가 제대로 활성화 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2.0 업데이트의 평가는 그리 높지 못한 상태.


어떻게 하면 용계를 찾는 유저들이 부담 없이 지상형 PvP를 즐기고 관련 컨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게 할 것인지
용계의 PvP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 조절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 된다.




Inven Handi - 박경민 기자
(Hand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