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묻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작년 한 해를 관통했던 게임계의 핫이슈 ‘소셜 네트워크 게임’. 그리고 소셜 게임의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게임사 ‘징가(Zynga)’. 징가의 부대표이자 징가 재팬 대표인 로버트 골드버그(Robert Goldberg)씨가 한국에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징가가 얼마나 대단한 ‘수치’들을 기록해냈는지는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아무튼 소셜게임에서 징가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징가는 여전히 소셜게임 시장을 키우려고 하고, 소셜게임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해 적은 시간으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소셜게임의 특징이라고 설명한 그는, 한국 역시 소셜게임 성장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그의 강연은 몇 가지 재미있는 부분들을 - 이를테면, 로버트 골드버그 대표는 자사의 게임을 즐기면서 한 번도 캐쉬 아이템을 구입한 적이 없다거나 - 제외하면 이미 잘 알려진 사실들의 재확인이었습니다. 다른 걸 떠나서 소셜게임만 했던 징가가 이렇게 큰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소셜게임의 가능성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인 것입니다.


그의 강연을 기다렸던 청중들은 그래서 그 외에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마음 속에 품고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1시간의 강연시간 후 질문시간도 모자라, 따로 로버트 골드버그 씨를 붙잡고 다시 1시간의 집중 QnA가 진행되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던, 또는 이후의 다른 강연을 듣느라 QnA 시간에 참여하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로버트 골드버그 대표와의 대화를 정리해보았습니다.




▲ 로버트 골드버그 부대표와 로빈 찬(Robin Chan) 제너럴 매니저



= 징가 하면 페이스북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페이스북과 5년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을 통해 페이스북과는 더욱 밀접해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지역적으로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양사 모두 영역을 넓히려고 하는데, 어느 시점에 가면 페이스북만으로는 부족한 때가 올 것이다. 아시아 같이 페이스북의 보급율이 낮은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중국은 페이스북에 로그인도 되지 않고 있다. 또 문화적인 차이도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수는 없다. 징가는 징가의 게임을 전세계에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을 하고 있다. 우선 야후와 파트너쉽을 맺었고,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관계도 모색하고 있다. 로컬에 진출할 때도 그 지역에 맞는 파트너를 찾게 된다. 한국 시장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진출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파트너쉽을 구축할 만한 곳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새로운 게임을 런칭하고 있다.


지금은 1300명 규모지만 늘 100명 이하의 회사처럼 행동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또 계속해서 게임사를 인수하고 있는데 이런 점도 빠른 속도의 이유 중 하나다. 징가와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가? 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한, 두달 안에 어떤 발표가 있을 것이다.



= 가상 아이템 판매가 주 수익원이다. 그 외 계획하고 있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있나.


현재는 매출의 95%가 아이템 판매에서 나온다. 징가는 잘 되고 있는 것이 있으면 그것에 집중하곤 한다. 물론 실험적인 시도도 할 수 있다. 광고도 하나의 형태로,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입비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히 이렇다 할 다른 것은 없는 것 같다.



▲ 온라인 게임게임과 소셜게임의 성장곡선 비교. 물론 북미자료긴 하다




▲ 가상 아이템 마켓 규모



= 어도비의 플래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도비 사무실과 가깝다. 아마 징가는 플래쉬 개발사로는 세계 최대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플래쉬 뿐 아니라 가장 앞선 기술을 항상 채택하려고 한다. 징가의 게임은 모든 플랫폼의 모든 브라우저에서 작동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래쉬 외에 HTML5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기능과 장점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단계다.



= 가상 재화 포인트를 추첨해서 유저들에게 상품을 주거나 하는 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게임 안에 미스터리 아이템이 있다. 열어보기 전에는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인데, 일종의 복권과 같이 가치 있는 것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 정도로 비슷한 개념은 있지만, 그게 현물이나 현금을 되돌려주는 것이 되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어 보인다. 도박처럼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주마다 이에 대한 법률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하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 게임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인력 비용은 어떻게 되나. 추가 라인업을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서 얼마의 인원이 필요한지.


팜빌의 경우는 빨리 개발하기 위해서 4명으로 구성된 작은 회사를 인수했다. 그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40일 이내에 프로젝트가 출시될 수 있었다. 이런 걸 우리는 ‘징가 스피드’라고 부른다. 15명에서 시작해서 나중에 100명 규모가 되는 식이다. 또 게임을 런칭할 때 완전히 완성된 상태로 할 필요는 없다. 물론 한 달 정도는 잠도 못 자고 매달려야 한다. 하지만 작은 팀에서 출발해서 일단 가속도가 붙으면 유저가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컨텐츠와 파트들을 추가한다. 게임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계속 보완해나가야 한다는 기조로 우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 원더걸스와 팜빌의 페이스북 팬 규모의 차이




▲ 페이스북 게임 순위. 징가의 독주가 돋보인다



= 결제를 할 때 페이스북 크래딧과 그 외 현금, 페이팔 결제수단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재무적인 부분은 공개하기가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크래딧으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페이스북이 가져간다. 그리고 9월부터는 100% 페이스북 크래딧으로 결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 안드로이드에 대한 징가의 계획은.


우리는 플랫폼에 상관없이 게임을 즐기도록 하려 한다. 물론 안드로이드 기반의 개발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2012년 정도가 되어야 대량으로 유통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게임도 그 시점이 되어야 대규모로 나오리라 본다.



=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유저가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기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소셜게임은 그 반대다. 적은 시간만 플레이해도 되도록 하는데.


소셜 게임을 두고 게임에 더 무게를 두느냐, 또는 소셜활동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대해서는 징가 내부에도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그 둘은 떼어놓고 보면 성격이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소셜 게임은 그럼에도 둘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어떤 전략을 택해야 하는가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좀 더 명확해진 부분이 있다.



= 스포츠 장르의 소셜 또는 웹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스포츠는 특정 그룹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장르의 게임이 더 성장할 것인지는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징가는 여전히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분들에게 어필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관심은 가지만 핵심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징가에서 위협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성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위협이라기 보다는 두려운 것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특별한 위협요소가 있다기 보다는, 이 시장 자체가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신저가 도입될 때보다 훨씬 더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데 초점을 두는 게 좋다고 본다.



= 일본은 모바일 시장이 강세다. 그에 맞춰 사업이 진행되나.


그렇다. 일본은 모바일 중심이라 모바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 한, 중, 일의 성향이 다르고 아시아와 서구 유저들의 성향이 다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개발된 게임이 서구에서도 인기를 끌고 그런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성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분들이 특히 아트 스타일에 많이 반영된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중국에 들어간 포커게임에는 8이라는 숫자에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식의 로컬라이징이 들어가기도 했다.



▲ 한중일 소셜 네트워크의 비교. 한국은 지금은 작지만 따라잡고 있다는 해석



= 기존 온라인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들이 소셜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위협요소가 되지 않겠나.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그렇게 보면 다 위협이다. 징가 내부에도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 분들이 많아, 온라인 게임과는 상당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그렇게 큰 걱정은 없다. 그보다는 경쟁을 하면서도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정도로 이 시장이 큰 잠재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한국이나 중국에는 온라인 개발사들이 많으니까 경쟁이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소셜게임의 파이가 커지는 거니까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생기지 않겠나. 유저들도 재미있고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으니 더 좋을 것이다.




= 아이폰 앱스토어 시장 진출이 늦는 것 같다.


아이폰은 2년 반 전부터 개발했다. 아직은 아이폰 플랫폼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공략할 시기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스마트폰은 절대 물량이나 플랫폼의 완성도가 아직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2012년 정도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한국에는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있다. 함께 할 사업모델이 없을까.


한국의 제조사와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핸드폰 기기가 게임을 서포트하는 추가 기능이 있는지. 하나는 해당 단말기에 징가의 게임을 미리 실어서 출시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이 두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쉽게 만나기 힘든 인물인 만큼... 인기 폭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