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기획 시리즈로 자신의 직업이 가진 애환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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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직업군, 8개의 세부 직업이 존재, 그리고 그 중 6명이 하나의 파티를 구성하는 아이온.
8개의 직업은 저마다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 한 직업,
하이브리드의 이름은 받은 직업이 있으니, 바로 아이온 유일 공식 하이브리드 직업 호법성이다.


[ 호법성은 공격과 회복을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직업 ]



하이브리드들은 대체로 어중간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된다.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만큼 고유의 영역에선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호법성의 진언이나 주문과 같은 파티를 보조하는 능력은 확고한 고유의 영역이지만
일반적인 파티의 3가지 역할, 탱커/딜러/힐러로 구분한다면 호법성의 위치는 애매해진다.
그래서인지 유독 호법성의 애환을 소재로 한 카툰과 UCC를 자주 볼 수 있다.


▶ [카툰] 하임과 막장 아이온 극장 - 호법성들이여, 일어나라!

▶ [UCC] 카트발고의 레인보우-A- 개사버전 - 호법편

▶ [카툰] 공식 홈페이지 연재작가 직녀성의 하.만.새 - 호법 사랑 캠페인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호법성들로 하여금 이런 목소리를 내게 하고 있는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호법성 유저들과의 인터뷰 및
인벤과 공식 홈페이지의 호법성 직업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의견들을 정리해보았다.




◆ 하이브리드 직업, 호법성입니다만..


하이브리드 직업으로 설계된 호법성은,
사제계열답게 파티원을 회복시키는 회복 스킬도 가지고 있으면서
실제 공격 스킬은 물리 공격에 한정되어 있는 독특한 클래스이다.


어디에나 활용 가능하다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치유성이라는 확고한 메인 힐러가 존재하여 호법성의 힐은 비상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호법성을 메인 힐러로 삼는 팟에서라면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선 대체로 그렇다.
즉, 평소엔 딜러로 플레이하다가 파티가 위급해질 경우 힐 지원을 해야하는 것이다.


[ 힐과 딜을 같이 하려면 먹어야 하는 것들도 많다. ※ 알펜하임님의 카툰에서 인용 ]




이렇다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호법성이 판단하기에 치유성 혼자 될 것 같아서 계속 공격을 했는데
상황이 끝난 뒤 왜 힐을 하지 않았느냐는 구박 아닌 구박(?)을, 호법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반대의 상황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파티가 위급한 것 같아 생존에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치유성을 도와 힐을 했더니 '호법님, 놀지마세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상황 말이다.


타 직업이라고 이런 상황이 없겠냐만은,
유독 호법성을 하다보면 자주 이런 소리를 듣게 된다.


[ 흔한 상황은 아니지만 없는 상황도 아니다. ※ 위 사진은 설정된 사진입니다. ]





◆ 저도 물리 치명타 신경씁니다.


호법성의 공격 스킬은 대부분 물리 공격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여타의 근접 딜러들처럼 공격력과 물리 치명타를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
자연히 아이템 세팅도 이쪽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다보니 던전에서 아이템을 획득할 때도 이런 아이템에 눈이 가게 되는데,
일반적인 파티의 직업 구성상 거의 항상 1/4의 경쟁을 뚫어야만 한다.


[ 굴리는 것은 그나마 나은 상황. ※ 알펜하임님의 카툰에서 인용 ]




그래도 여기까지는 다른 직업군도 비슷한 상황이니 이해라도 가지만,
문제는 오히려 운 좋게 아이템을 획득한 뒤의 일이다.


간혹, 호법성이 물리 치명타가 붙은 악세서리를 입찰했다는 것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파티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타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호법성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 때는
좋게 좋게 이야기로 끝내기도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사용 빈도가 다른 딜러들에 비해 낮으므로
호법성이 물리 치명타 악세까지 욕심내선 안된다'는 파티원을 만나면 끝끝내 얼굴을 붉히고야 만다.


[ 언제나 민감한 아이템 문제, 호법성도 피해갈 수 없다 ]





◆ 파티의 위기! 호법은 거들 뿐


갑자기 몬스터가 몰려 파티가 전멸 위기에 몰린 상황!
이때가 호법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 상황에서 호법성이 해야할 일은 정말 많다.
몬스터가 몰리는 것을 보자마자 각성의 주문서로 시전 속도를 높이고,
차단의 주문을 사용해서 아군을 보호하면서 좀 덜 아프라고 철벽의 주문까지 사용한다.
항상 유지중인 고취의 주문은 기본이고, 생명이 위급한 파티원에게는 쾌유의 주문을,
정신력이 모자라는 파티원에게는 마력 회복까지 걸어준다.


질풍의 주문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둔채 신속의 주문으로 치유성의 힐량을 높이면서
생명의 주문, 쾌유의 손길 같은 스킬들로 계속해서 힐을 지원한다.


어그로가 몰려도 집중 방어와 보호진, 물약 등으로 버티면서 파티원에게 힐을 시전,
별다른 스킬이 없기 때문에 탱커가 다시 몬스터의 어그로를 가져가주길 바래야만 한다.


어찌 어찌 상황을 정리하고 나면 훈훈한 광경이 이어진다.
'탱커님의 화려한 탱킹 실력이..', '치유님의 멋진 힐이..', '마도님의 메즈가..' 등등
하지만 호법성에겐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
사소한 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저 상황에 닥쳤을 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 있다면 이정도.... 농담이 아니라서 더 슬픈 현실 ※ 알펜하임님의 카툰에서 인용 ]





◆ 자판기가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호법성을 해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로 'ㅂㅍ ㅈ'과 '풍'이 있다.
엔씨톡 등을 이용해서 직접 대화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손이 바쁘다보니 말이 짧아질 수 밖에 없는 것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이런 이야길 들으면 어쩔 수 없이 짜증이 나게 된다.


심지어 그다지 바쁜 상황도 아닌데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줘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


파티원과 함께 사용했을 때 더 효과가 좋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으니
어찌보면 어쩔 수 없는 호법성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파티 플레이를 하다보면 '신속', '차단', '버프', '풍, '철벽' 등
컴퓨터에 명령어 치듯이 스킬을 요구하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 공식 홈페이지 연재작가 직녀성님의 카툰 중 일부, 호법성만 아는 슬픔이다 ]






이외에도 호법성의 PvP 능력, 발목잡기 대응의 부재, 아이템 소유권 등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많은 호법성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들은 이정도였다.



어떤 이들은 호법성이 현재의 위치를 벗어나기 위해선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체로 직업에 대한 불만은 밸런스를 수정하는 것으로도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선 물론 그것도 일리있다.
하지만, 기사를 작성하면서 많은 호법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들이 바라는 것은 상향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호법성은 대단한 것을 바라는게 아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바로 '존중'이다.
파티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것을 파티원들이 인정해주고 있다는 느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 생활로 즐기는 게임에서 기계취급 당하고 무시당하고픈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인터뷰에 참여했던 한 호법성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기사를 마친다.


파티의 호법성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ㅂㅍ ㅈ'이 아닌, '호법님, 버프 좀 부탁드립니다'. 아마 그 호법은 매우 기쁜 마음으로 해줄거에요.

호법에게 필요한 것은 상향보다는 타 직업들의 인식 전환인 것 같습니다.
부디, 호법에게 칭찬을, 그리고 배려를. 나아가 구박은 자제를.... 호법 좀 사랑해주세요.





※ 아이온 인벤에서는 다음 편으로 정령성과 궁성 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의 슬픔을 잘 이야기 해주실 수 있는 분, 평소 쌓인게 많았던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덧글 혹은 쪽지로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Inven Roii
(Ro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