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미쳤었나 봅니다.”


왜 그렇게 일찍 창업을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79년생, 올해로 33세인 진승범 대표가 답했다. 신생 개발사인 코드브러시는 이전 엔씨소프트에서 함께 일하던 멤버들이 주축으로 창업한 회사로 현재 온라인 대전 액션 게임인 “아키 블레이드”를 제작 중이다.


“사실 창업을 하려면 돈도 중요하고, 기술력도 중요한데 전 제 주변에 가장 중요한 ‘좋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 그렇게 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코드브러시의 진승범 대표이사(@bhagent)
사진에서 뭔가 급조한 분위기를 단번에 눈치챘다면 당신은 이미 쿨가이 ]




프로그래밍할 때의 “코드”와 그림을 그릴 때의 “브러시”를 합쳐진 “코드브러시”라는 이름이 있기전 원래의 이름은 “브로큰혼 스튜디오”였다. 이전 회사에서 개발했던 게임의 중요한 아이템의 이름을 따 왔던 것인데, 어느 날 회사로 날아온 계산서에 “브로큰홈 스튜디오”라고 '오타'가 났던 것.


“계산서에 브로큰홈(Broken Home)이라고 되어 있으니까 어떤 분들은 “가정 파괴” 회사나 흥신소로 오해하기도 하시고, 또 어떤 분은 이상한 사진을 찍는 사진관으로 오해하셔서 결국 사명을 바꾸기로 결심했죠.”



[ ▲ 코드브러시 직원들의 휴게실이자 게임룸 ]



[ ▲ "삼촌을 이겨라" 리그가 진행 중,
사내 스파4 최고수인 삼촌을 이기면 밥을 사주는 형태라고.
실패했을 때의 불이익은 얘기해주지 않았다. ]




처음 창업할 때는 진승범 대표를 포함해 7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원이 늘어 총 13명이 되었다. 빠듯한 예산이지만 직원 한 명 더 뽑는 셈치고 구로디지털단지의 큰 사무실로 이사한 것도 직원들에게 충분한 작업 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큰 사무실 공간 안에 파티션으로 나눠진 형태가 아니라 각 팀마다 큰 방 안에 들어가 함께 일하는 형태, 기자가 살짝 과장하자면 블리자드 본사 스타일의 멋진 사무실 구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 ▲ 아트팀이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 풍경, 이런 큰 방이 각 팀마다 배정되어 있다. ]



[ ▲ 화이트보드에 직접 그림을 그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독특한 문화를 발견 ]



[ ▲ "집에 보내주세여, 씻고 싶어요, 꼬질꼬질해요, 엄마가 보고파요"라고
사장님께 직접 메세지를 전달한 모 직원.
절대로 야근, 주말근무를 시키지 않는다는 진승범 대표과는 사뭇 다른 주장이다. ]




2008년 9월에 창업을 시작했던 코드브러시는 2009년에 언리얼 엔진3을 사용함으로써 자사의 첫 게임인 ‘아키 블레이드’ 개발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저희가 아마 언리얼 엔진 사용 기술은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을 겁니다.” 진승범 대표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코드브러시 블로그] 왜 우리는 언리얼3를 사용하는가?





그래픽 기술 외에도 진승범 대표가 아키 블레이드에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키 블레이드가 홍정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토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홍정훈 작가는 “비상하는 매”, “더 로그”, “월야환담” 시리즈, 영화 “괴물”의 소설판의 작가로 현재 코드브러시 식구로 진승범 대표와 동거동락하며 소설 아키 블레이드를 연재함은 물론, 게임 아키블레이드의 기획까지 깊게 관여하고 있다. 마침 자리에 있어 인사를 건네자 “어? Vito님이시네”라고 기자를 먼저 알아보는 것으로 고도의 인벤유저임을 은근히 내세우기도.


“사실 액션게임에서 세계관이 '무슨 소용이야?' 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저는 아키 블레이드 게임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아키 블레이드라는 IP를 통해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제작하겠다는 큰 목표도 있습니다. 아키 블레이드 세계관을 바탕으로한 또 다른 게임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요.”



[ ▲ 이미 홍정훈 작가의 아키 블레이드는 소설로 1,2권이 출간된 바 있으며,
그 이후로도 코드러시 블로그를 통해서 계속 연재 중이다. ]




진승범 대표를 포함해 사내 직원 모두가 개발자 출신이다 보니 게임 '홍보/마케팅'에 대한 지식은 전무할 수 밖에 없는게 당연.

하지만 작년 지스타를 기회로 진승범 대표가 직접 노트북에 게임 동영상을 넣어 뛰어다니며 퍼블리셔들을 만나 열렬한 러브콜을 날린 결과, 현재 해외 업체 포함해 총 17개 퍼블리셔가 아키 블레이드에 관심을 보인 상태다.


“그동안 전투를 포함해서 핵심 게임 시스템에 대한 검증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현재 3개의 캐릭터가 완성되었는데 각 캐릭터들만의 개성과 재미에 대해서는 정말 자신감이 있고요, 앞으로 상점 등 실제 서비스를 하기 위한 컨텐츠 개발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현재, 코드브러시는 퍼블리셔들을 대상으로한 아키블레이드의 알파테스트 준비에 여념이 없으며, 인벤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아키 블레이드를 직접 플레이해보고 프리뷰 형태의 체험기를 등록할 예정이다.



[ ▲ 아키 블레이드, 사내 테스트 준비 중인 모습을 한 컷 ]





▶ 코드브러시에서 직접 제작한 아키 블레이드 영상





※ 인벤에서는 장르와 플랫폼에 상관없이 스타트업 혹은 신생 게임 개발사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desk@inven.co.kr으로 기사 제보/ 취재 요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