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기획 시리즈로 자신의 직업이 가진 애환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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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을 활용한 전형적인 암살자,
두 자루의 무기를 장착하여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는 직업,
모두가 인정하는 대미지 딜러이자 상대를 죽여야만 살 수 있는 직업!
이 모든 것이 살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높은 크리티컬율과 은신, 문양 폭발을 활용하여 대인전 최고의 클래스라 불리우며
한 때, 항간에서는 살신(神)이라 불리기도 했었고 아이온을 살신온이라 불리게도 했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2.0 패치와 함께 전체적인 밸런스가 조절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자랑으로 삼던 스턴 연속기가 충격 해제라는 파훼법의 등장으로 힘을 잃었고
전체적인 방어구 옵션의 상향으로 평균적인 마법 저항이 높아지면서 스턴 연속기의 성공률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신 스킬에도 변화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예전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 한 때는 살신, 지금은 살징징? ]



일부 유저들은 지금이 살성의 암흑기라 말하며 재상향을 외치기도 한다.
이를 두고 타 클래스의 유저들은 과거 살신이라 불렸던 것을 비꼬는 의미로
살성들을 살징징(자꾸 보채거나 짜증을 내는 모양)이라 낮춰 부르는 것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고 아니 본 몬스터가 애드날리 없는 일!
과연 현재 살성들의 불만은 무엇인가? 징징으로 치부되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만의 불만을 들어보았다.




공격력 550이하는 죄송합니다




대부분의 직업들이 그렇듯, 살성의 애환도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되어 나타나는데
그 중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파티 참가의 어려움일 것이다.
개인에 따라서 그 시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살성을 키우는 유저들은 한 번쯤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무 곳이나 가려고 마을에서 파티 모집창 띄워놓고 지원 누르다가 3시간 점프만 했다'


[ 공식 홈페이지 살성 게시판에 최근에 올라온 글. 무려 60개가 넘는 유저들의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



▶ 관련 글 : 공식 홈페이지 살성 게시판 무섭째님의 원문 보러 가기(클릭!!)



단순히 살성이 많아서 파티에 참가하기 힘든 것일까?
물론 살성의 인구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그때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단지 그 이유 때문이라면 파티 모집에서 살성을 구하는 글이 아예 보이지 않아야만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도 파티 모집창에서 살성을 구한다는 글은 볼 수 있다.



살성이 파티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다른 데에 있다.
그 이유란 바로 파티원들이 높은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는 면접이라고 불리우는 이 현상은 상당히 일반화 되어있는 반면,
그 면접의 기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공격력 600을 부르는 파티도 있을 정도.


인벤 가족 달콤한부부(파시메데스서버 Mytree히야)님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조사에 의하면
공격력 600을 넘긴 살성은 전 서버 기준으로 겨우 3% 정도 뿐이다.
흔하게 요구하는 공격력 550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19%에 그친다.
이 말은 5명 중 4명은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고 파티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면접에서는 쉽게 요구되는 수치지만 실제로는 정말 높은 수치다 ]



▶ 인벤 가족 달콤한부부(파시메데스서버 Mytree히야)님의 원문 보러 가기



그렇다면 공격력 500의 살성과 600의 살성을 각각 데려갔을 때 클리어 시간의 차이가 심할까?
재밌는 것은 막상 또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분명 대미지 딜량에서는 차이가 날 것이고
그것이 전체적인 클리어 시간에 영향을 주긴 할테지만 생각보다 그 차이는 근소하다.
왜냐하면 아이온은 딜러들이 마음 놓고 공격만 쏟아부을 수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살성에게 탱킹을 맡길 의도로 파티를 구성하지 않는다면
딜러인 살성은 되도록이면 탱커의 어그로를 넘기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마음놓고 평타 캔슬까지 사용하는 공격력 500 초반대의 살성이나
어그로 신경써가면서 공격해야하는 공격력 500 후반대의 살성이나 그리 큰 차이를 보여주진 않는다.
실제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데도 유저들 인식이 점점 상향 평준화되면서 면접 기준만 높아지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살성 중에는 파티에 참가하는 것을 포기하고 파티를 직접 꾸리는 이들도 많다.




저는 물리 딜러입니다. 하지만 마법 적중에 신경써야 합니다




살성이 PvP에서 무서운 것은 다양한 스턴기를 활용한 강력한 연속기라고 볼 수 있다.
충격 해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아차하는 순간에 별다른 대응도 못하고 날개를 피게 하는 것이 살성이었다.
때문에 타 클래스는 현재 살성의 PvP가 약해진 이유를 충격 해제로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


살성들이 정말 문제로 삼고 불만을 갖는 것은,
PvP에서 키 역할을 하는 스킬들이 마법 적중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2.0 패치가 되면서 방어구들의 능력치가 향상되고 유저들의 인식 역시 PvP에서는 마법 저항을 선호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평균적인 마법저항 수치가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살성의 마법 적중은 여전히 제자리다.


심지어 살성은 물리 딜러이기에 기본적인 마법 적중 수치도 그리 높지 않다.
그러다보니 암습도 저항, 문양 각인을 이용한 스턴도 저항..
나선 베기, 단검 투척, 공중 포박 등등 대부분의 PvP 핵심 스킬이 재기능을 못하고 있다.


암습은 스킬 설명부터가 물리 타격을 주고 일정 확률로 기절을 시킨다고 되어 있음에도
마법 저항이 높은 상대에게는 데미지만 들어가고 스턴은 걸리지 않는다.
상대 살성이 집중회피를 쓰거나, 상대 마도성이 환영을 쓰면 '피함'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스턴도 데미지도 안들어간다.


[ 이 모두가 마법 적중에 영향을 받는다 ]




이렇게 이야기 하면 마법 적중 세팅을 하라는 타 클래스 유저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그리 현실적인 말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살성들이 단지 하기 싫어서, 혹은 자존심 때문에 마법 적중 세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마법 적중 세팅을 할 경우 위에서 나열한 스킬들은 분명 성공시킬 수 있겠지만
공격력의 부족으로 모든 스킬을 사용하고서도 상대방을 눕히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마법 적중을 올려주는 명중의 서약을 활용한다고 해도
일부 마법 저항 세팅을 한 클래스에게는 역시 비슷한 상황이 나오며
그조차도 5분에 단 20초동안 지속될 뿐이다.


[ 하지만 이것도 적절하다고 말하긴 힘들다 ]






살성의 유일 스티그마? 그런게 있습니까?




살성으로 플레이하면서 놓치기 아까운 스티그마 스킬이 몇몇 있다.
바로 암습, 그림자 보행, 신속의 계약, 회피의 계약 4가지이다.
취향에 따라 개인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살성들이 이 스킬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4대 스티그마라고 부르며 여기에 기습 베기를 추가한 스티그마 세팅을 하거나 약간의 다른 변화를 준다.


문제는 살성의 유일 스티그마를 끼기 위해서는 이들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일 스티그마들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좋은가? 라고 물으면 답할 말이 궁해진다.
100% 마음에 드는 스킬이 어디 있겠냐만은 살성의 경우 그 정도가 좀 더 심하다는 것이다.


[ 수많은 살성들의 원성이 자자한 살성의 상급 스티그마 ]




심지어 앞서 말한 마법 적중의 문제까지 신경쓰려면 여기에 명중의 서약까지 장착해야 하는 만큼
이 모든 것들과 교환하기에 현재 살성의 유일 스티그마 스킬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물론 스티그마의 경우 다른 직업들 역시 하위 스티그마에 대한 불만이 있다.
하지만 타 직업군의 경우엔 유일 스티그마의 메리트가 확실하여 그 불만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오죽하면 치유성의 벽력트리, 수호성의 주보트리처럼 스티그마를 기준으로 세팅을 부를 때
살성들의 세팅은 잡트리라고 부르겠는가?


[ 2.0 패치 직후 유명 아프리카 BJ 검은 검객과의 인터뷰 중에서.. ]



▶ 관련 기사 : [2.0] 살성은 안돼? 조금 위험한 인터뷰(클릭!!)








시대는 변했다. 1:1 위주의 전투가 이어지던 시절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지금은 기사도라는 이름으로 1:1을 기다려주던 시대도 아니고 소수의 게릴라 전이 이어지던 그 시절도 아니다.
이제는 용계에서 이루어지는 단체 싸움이 주를 이루고 시공의 균열보다는 던전을 선호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살성의 입지는 2.0 패치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과연 '징징'이란 단어로 치부해야 하는 것인지..
혹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모든 것은 개발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외면하면 끝나는 것일까.


인터뷰를 진행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한 살성의 말을 마지막으로 기사를 마친다.


과거, 살신의 시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기간이 길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것은 현재다. 지금을 봐주길 바란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
무조건 적인 버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형평성에 맞는, 설정에 맞는 변화를 바라는 것이다.


물리 딜러가 마법 적중을 맞춰야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
아이템을 맞추기 위해 가야할 던전을, 아이템을 맞춰야만 들어갈 수 있는 상황.
그 누구보다 캐릭터에 애착을 갖고 많은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석 세팅이나 강화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몇몇 직업군에게 무시를 당해야 하는 상황.


이것은 비단 살성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직업군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분명 하고 있을 것이다.
그저 클래스란 벽에 막혀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일 뿐.

이제는 각 직업, 천족과 마족을 떠나서 모두의 문제를 고민해 볼만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 아이온 인벤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의 슬픔을 잘 이야기 해주실 수 있는 분,
  평소 쌓인 것이 많았던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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