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참여 요소가 부족한 레기온 시스템




아이온과 같은 ‘MMORPG’는 게임의 장르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혼자보다는 다수의 유저가 모였을 때 더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런 MMORPG에서 다수의 유저들을 위한 대표적인 시스템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길드 시스템’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유저들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준비된 콘텐츠에서 얻는 즐거움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길드에 가입하고 활동하며 다른 유저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것 자체를 가치 있는 일로 여기며 그 과정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길드에 속해 여러 유저들과 커뮤니티 집단을 이룬 유저들은 홀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 비해 게임을 그만두거나 다른 게임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드물다. 때문에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런 길드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는 일이 많다.



아이온에도 '레기온'이라는 길드 시스템이 존재하며 어느 지역에서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레기온 채팅, 레기온 소속임을 증명하는 망토와 방패의 엠블럼, 레기온 멤버들만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창고 등, 다양한 레기온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아이온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은 이런 레기온 기능을 이용하고 인던 공략, 보스 레이드, 요새전, PvP를 함께 즐기고 더 많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레기온에 가입하고 있다.



[ 레기온, 본래는 그 무엇보다 강한 결속의 이름이지만.. ]




이처럼 아이온의 레기온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길드시스템’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능들은 갖추고 있으며, 특별한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하면 현재 레기온 시스템이 문제가 없다고 말하긴 어렵고, 적극적으로 레기온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레기온에 가입한 이후에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레기온 활동이 저조하여 레기온을 탈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아이온 인벤에서 유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 조사에 참여한 유저들 중 81%에 달하는 유저들이 현재 레기온에 가입해 있거나 가입할 레기온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설문 조사 참여 유저 중 과반수에 넘는 인원이 레기온 멤버들의 활동이 저조하여 레기온을 탈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인벤 닉네임: 갑판친구

지금까지의 레기온의 역활은 아래 3가지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단순히 친목으로 채팅을 나누는 정다운 곳.
2. 초보자나 레굔원들끼리의 원할한 정보공유 및 협력.
3. 저렙의 인던 팟 지원 및 대기/면접 없이 원활한 파티 구성.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의 3가지 전부 시스템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임의로 구성된 개개인의 활동으로 인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굳이 레기온을 만들지 않더라도 가능한 것들이고요.

레기온 가입으로 인한 시스템상의 장점이 전혀 없다고 바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레기온 가입 및 레기온 레벨이 상승하면 이에 따른 게임 시스템 상의 효과나 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벤 닉네임: 친절한미엘씨

아이온에서는 레기온 자체의 매력이 상당히 없습니다. 공적 점수는, 레기온 순위 매기기만 사용되고 요새를 먹어도 수성할 때 빼고는, 레기온에 이득이 되는 점이 없어요. 결론은 레기온에 가입하면 달라지는 것은 길드용 채팅창이 하나 더 생기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인벤 닉네임: 응쌰

현재 레기온을 운영하고 있는 군단장으로서 레기온의 문제점에 대해서 남깁니다.

지금 레기온 단원과 시스템적으로 어울릴 것이 인던 파티 외에는 없습니다. 레기온 공적 포인트를 모으려고 해도 이에 대한 이득이나 혜택이 없어 단원들을 묶어 놓을 구실이 없습니다.

그로 인해 레기온이 아는 사람, 친한 사람 끼리끼리 나눠져서 거의 모든 서버의 탑 10 레기온에서는 단원들의 유실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상위 레기온의 인원이 줄다보니 요새전과 대행자 등, 다수의 힘이 필요한 컨텐츠를 주도하거나 물꼬를 트는 것이 힘들다.





아쉬운 레기온 시스템




현재 유저들이 레기온 시스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공적포인트’ 시스템이었다. 계속해서 공적포인트는 쌓이고 있지만 정작 사용할 곳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현재 공적 포인트는 레기온 레벨을 상승 시킨 이후에는 레기온 간의 랭킹에만 영향을 줄뿐 실질적인 이득이나 효과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레기온 공적 포인트는 일종의 경험치로 생각하여 소모되지 않는 편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기에도 의문이 남는다. 경험치를 쌓는다는 것은 레벨을 높이기 위한 일이고 레벨이 높아진다면 무언가 달라지는 것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단순히 레기온 랭킹이 성장할 뿐 별다른 변화가 없다. 레벨이 높아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공적 포인트가 레벨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용도가 있다는 것은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비좁은 레기온 창고



현재 아이온의 레기온 창고는 많은 레기온 인원수에 비해 보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본 24칸에서 레기온 레벨 5가 되었을 때 최대 56칸으로, 레기온 창고가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고 공간의 확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거 창고의 입출고 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던 시절보다는 확실히 개선된 부분이 있지만 아직도 창고 NPC의 위치라던지 창고의 규모는 아쉬운 점이 남는 부분들이다. 레기온 레벨이 5레벨까지 성장가능해지면서 최대 레기온 인원은 90명에서 150명으로 늘었지만 창고는 40칸에서 56칸으로 16칸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모든 레기온 인원이 사용한다고 치면 개인당 3칸 정도 사용하는 셈. 좀 더 본격적인 '레기온'창고로의 역할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 유저의 인벤도 최대 90칸인데.. ]





레기온 컨텐츠의 부재




지금 아이온 내에서는 레기온 단위의 컨텐츠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레기온은 그냥 큰 테두리일 뿐 같은 레기온이라더라도 함께 즐길만한 컨텐츠가 없다보니 소속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던전이나 어비스, 요새전, 그 외의 장교 퀘스트나 일일 퀘스트, 나아가 도우미 시스템까지 함께 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들은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을 '레기온 단원'과 함께 해야할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같은 레기온이기에 같이 무언가를 즐기기에는 시간적인, 혹은 환경적인 요소의 어려움이 있다.






레기온 추가 컨텐츠



현재 레기온 멤버들은 일부 인던 파티나 요새전 같은 한정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레기온 채팅 상으로만 대화를 나누고 교류를 나눈다. 실제로 같은 레기온 멤버라 하더라도 레벨 차이, 플레이 시간 차이 등의 이유로 함께 파티를 하고 콘텐츠를 즐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교류가 없기 때문에 레기온에 속해도 그 소속감이 낮은 유저들은 상당히 많고 신입 멤버의 경우에는 레기온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퇴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따라서 같은 레기온이라는 소속감과 함께 서로간의 확고한 단합을 꾀하기 위해서 다양한 레기온 컨텐츠의 추가가 필요하다. 당장은 도입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레기온만의 추가 컨텐츠는 레기온 커뮤니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레기온만의 휴식 공간, 아지트



레기온 아지트는 레기온 멤버만의 휴식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아지트 시스템을 도입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리니지’가 있다. 리니지에서는 아지트를 경매를 통해서 구입할 수 있고 아지트를 소유한 혈맹(레기온)원들은 해당 아지트로 귀환할 수 있다.



마을간의 이동에 게임머니와 이동 시간이 제법 걸리는 리니지에서는 아지트가 혈맹(레기온)의 거점으로 사용된다. 또한, 아지트 내에서는 회복 속도가 증가하는 부가 효과와 함께 여러 가지 장식품으로 꾸밀 수도 있고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등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아이온에서는 기존의 다양한 시스템에 근거해 아지트에 더 많은 혜택과 편의성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대도시에만 존재하는 레기온 창고 NPC나 제작 공방만 추가해도 아지트는 연일 북적거리는 레기온원들의 커뮤티케이션 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레기온 상점, 잡화상점, 영혼 치유사와 같은 추가적인 편의 시설/NPC의 추가에 따라 그 활용가치는 무한하다 할 수 있다.



이런 편의 시설/NPC 제공을 레기온의 등급, 레기온 공적 포인트, 레기온 퀘스트 등을 활용할 경우 하여 보다 적극적인 레기온 활동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단합과 교류를 위한 레기온 퀘스트



향후 레기온 시스템의 강화를 생각한다면 레기온 퀘스트 또한 주요 레기온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레기온 채팅 이외에는 접전이 거의 없는 고레벨 유저와 저레벨 유저 사이에 레기온 퀘스트를 통해 교류를 가능케하고, 레기온 퀘스트를 수행함에 따라 자신이 속한 레기온이 강해지고 그에 따라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혜택도 강화되는 형태라면 기존까지 퀘스트를 기피하는 유저들에게도 활발한 참여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얼마전 추가된 도우미 시스템이 있지만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레기온끼리 해야할 명확한 이유가 보장되지 않은 형태이다. 같은 방식이라도 레기온끼리 진행할 경우 추가적인 보상을 획득할 수 있게 한다면 단순히 인도적 차원에서 레기온원들을 위하여 도우미 시스템을 수행하는 것 보다, 좀 더 필요에 의해서 도우미 및 수혜자를 구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일일퀘스트로 주어지는 레기온 퀘스트를 수행하면 레기온 아지트, 레기온 스킬에 필요한 공적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추가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필수 소모품도 함께 얻을 수 있다면 레기온 퀘스트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해야 하는 필수 퀘스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퀘스트 과정이 너무 어렵다거나, 퀘스트 공략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보상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으니, 다른 콘텐츠와의 적절한 밸런스 조절은 필수라 하겠다.





레기온에 가입하는 확실한 이유, 레기온 스킬




길드(레기온) 스킬을 가진 대표적인 게임은 R2가 있다. R2에서는 일반적인 길드 스킬과 함께스팟이라 불리우는 작은 공성전에서 승리하면 길드(레기온) 스킬들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R2의 길드 스킬, 스킬마다 개발 시간과 길드원이 1명 필요하다 ]
[ 즉, 길드를 오래 유지하고 인원이 많을수록 이득이 된다 ]




아이온에서 레기온 스킬을 도입한다면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기온 스킬 자체에 엄청난 효과를 부여하기는 힘들겠지만, 패시브 형태나 단순한 버프 형태의 스킬 정도로도 레기온의 필요성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다.



레기온 스킬의 종류, 형태, 획득 방법, 스킬 밸런스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레기온 스킬의 등장은 기존까지 개인주의 형태로 흐르던 아이온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된다.



예를 들어, 레기온 스킬을 레기온 전용 스티그마 스킬 형태로 설정하고 레기온 등급에 따라 별도의 ‘레기온 스티그마 슬롯’을 부여하고 이 슬롯에 레기온 스킬을 장착하도록 하며, 레기온 스티그마의 획득은 레기온 퀘스트의 보상이나 레기온 공적 포인트로 구입하게 한다면 레기온원들의 레기온 활동도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