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랬다, 'Game'이 주가 되어야 하는 축제에 화려한 'Girl'들만 눈에 들어오니 '걸스타'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모름지기 게임쇼라면 응당 게임이 주가 되어야 하고, 게이머들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부인할 수 없다. 초창기에는 시선을 모으는 것에만 신경쓰다보니 부스걸 위주로 행사가 진행된 적도 있었고 결국 비판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최근 몇년간 지스타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게임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 2011에서도 수많은 게임사들이 기대작들을 공개하며 다양한 화제를 선사했고 부산시의 협조 아래 관람객들 역시 안정적인 흥행의 주역이 되었다. 이제는 과거의 비판을 극복하고 당당한 게임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으로 작게나마 응원을 보낸다.



▲ 신기록까지 갱신하여 성황리에 폐막한 지스타2011



그런데 '걸스타'라는 과거의 비난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 아쉬운 마음도 있다. 각종 행사에 등장하는 '걸'들은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행사의 흥을 돋우거나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확실한 효과를 발휘한다. 성의 상품화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자동차 대회나 모터쇼 등에 화려한 '걸'들이 빠지지 않는 것에는 왠지 남자라면 다 이해해줘야할 것 같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이런 이벤트 모델들의 활동에 대해 사회적인 편견이나 비난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각종 행사의 전면에 나서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 '걸스타' 시절의 오명에 대한 기억때문인지, 다양한 신작 등 충분한 게임 콘텐츠들로 게임쇼가 흥행하더라도 부스걸로 시선이 모이는 것은 불편해하는 시선이 남아있다. 이해는 한다. 게임쇼는 관람객의 상당수가 청소년들이고, 부스걸을 너무 부각시킬 경우 '콘텐츠가 부족하니 겉치장에만 신경쓴다'거나 '게임쇼의 본분을 잊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다시 날아들 것이 분명하니까.


게다가 남말할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 인벤부터 편집장님께서 너무 신사적인터라 언제나 원칙 일변도, '게임쇼라면 게임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불필요한 부스걸 단독 사진이나 게임의 비중이 적어보이는 스크린샷은 과감히 제외해주시며 '오로지 게임'의 편집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 게임쇼 취재에 적합한 인벤 사진의 예



그래도 지스타에서 이런저런 취재를 하다보면 생물학적 본능의 영향으로 기자이기 이전에 남자인지라 게임 화면이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어느새 부스걸로 틈틈히 카메라가 향하고,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저절로 반응하면서 SD 카드에 차곡차곡 부스걸 사진들을 쌓아놓는 우연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컴퓨터로 옮겨진 부스걸 사진들은 이상하게도 삭제할 수 없는 오류가 생기고, 점점 폴더별로 분류되어가는 부스걸 사진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몰래 끼워넣는 것도 한도가 있지 다행히 인벤은 워낙 취미가 독특한 팀원들이 많다보니 업무에 지장을 주지않는 한도 내에선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을 권장하고 있고, 덕분에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줘야 한다는 분위기도 정착되어 있다.


그래서 당당하게 주장했다. '올해도 화제가 된 게임들이 많은데, 지스타 후기로 어떤 글을 쓰고 싶냐?'는 편집장님의 질문에 '부스걸 특집'을 쓰겠다고.


어릴때 교과서에서도 배운다. 홍익인간.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 비록 인간 세상의 절반인 대다수의 남성분들과 취향 특이하신 일부 여성분들에게만 이로운 일이 될 수도 있겠으나, 인간만사 과유불급이라. 지나치면 모자름만 못하니 이 글을 보는 절반만 만족시켜도 스스로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 인벤투표 '지스타 2011 최고 기대작'의 베스트 코멘트는 '부스걸' ]



편집장님이 '거기에 들어갈 노력의 반만이라도 업무에 쏟아보라'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지만 이정도 압박에 굴한다면 싸나이가 아니지. 군자라면 자아 실현을 위해서 주변의 만류는 과감하게 물리칠 줄도 알아야 한다. 아 참, 긍정적인 댓글 남겨주시면 동료 여기자들의 모진 시선 속에서 부스걸 사진을 편집중인 기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내년에도 기대한다면 제발 지나치지 말라. 나도 좀 살자.


그런데 게임 기자라는 종자가 게임 취재는 안하고 왜 이 짓을 하냐고? 담당 게임 취재는 이미 끝났다. 그리고 예전에 술 좋아하시던 시선 이백 형님이 산중문답이란 시에서 그랬다. '笑而不答 心自閑'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다. 힘들게 왜 이런 '썰'을 풀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 뭘 묻냐는 이야기.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는 세상의 이치를 되새기며 그냥 감상하라.



레이저 부스




네오위즈 부스












CJ 부스








NCsoft 부스










한게임 부스










넥슨 부스














웹젠 부스
















블리자드 부스






레드5코리아 부스












위메이드 부스








엠게임 부스






워게이밍 부스










세가 부스
























빅스푼 부스











캐치마우스 부스




컴투스 부스












※ 사진 촬영 : 이상민(InTheBlue) 기자, 최원준(TRee)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