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6일 신 서버인 '레파르'가 오픈되었다.


그 후로부터 6일이 지난 어제,
레벨업으로 눈 코 뜰새없이 바빠야할 신 서버가
유저들의 원망과 원성으로 가득차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 판데모니움- 마족, 엘리시움-천족 데모 현장 -출처 아이온 공홈 레파르 게시판 글 중]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서버가 오픈한지 불과 며칠도 안된 상황에서 아이템거래 중개사이트에
레파르 서버 키나를 억 단위 이상으로 대량 판매하는 글들이 여러 차례 올라왔고,
이를 본 한 유저가 서버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신 서버 키나 유입 사건의 진상이 파헤쳐지기 시작한 것.


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법으로 오픈한지 6일밖에 되지 않은 서버에,
수십 억을 소지한 사람이 등장할 수 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초보통합서버인 '루키 서버''아이템 분배'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현재 루키서버는 1레벨부터 45레벨까지 게임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시작메뉴를 통해
자신의 서버에서 즉시 입장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있다.
즉 자신의 서버에서 플레이를 하다가도 레벨만 맞으면 언제든지 루키 서버로 이동이 가능하다.





[ 루키 서버의 제한 사항 - 발췌 : 아이온 파워북 ]



신 서버 레파르의 저레벨 유저들 또한 초보 채널로 이동이 가능하였고,
신 서버 유저와 다른 구 서버의 플레이어가 초보 채널에서 만나 파티를 맺은 후,
파티 정산 시스템을 '녹템 이상 즉시 정산'으로 바꾸게 되면
사냥을 하다가 녹템만 나와도 정산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이 때 구 서버에 있는 캐릭터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얼마의 키나를 입력하고
신 서버 캐릭터는 즉시 정산을 포기하면 그 정산 금액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 현재 이 방법을 통해 키나를 넘겨줄 수 없도록 패치된 상태이다)




[ 통합 루키 서버에서도 가능했던 정산 모습 - 모자이크 옆에 서버명이 표시되어 있다 ]
(※이미지출처 -http://aion.plaync.co.kr/board/server/view?articleID=4057108&page=7&category=44)


현재 키나를 유입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판가름 할 수는 없으나,
만약 처음 서버 오픈 직후부터 이런 방식으로 키나가 유입되었다면
그 양은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공평하게 시작하는 줄 알고 있었던 상황에서 누군가가 편법을 이용해
레벨업 등에서 이득을 취했다면, 이에 대해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자명한 일.
더군다나 중간판매상들이 서버간 시세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벌어들였다면 ...


[ 지속적으로 항의글이 올라오고 있는 레파르 서버 게시판 모습 ]



제보자와의 인터뷰




현재 아이온의 게시판은 이 스샷 한 장으로 온통 들썩이고 있는데,
바로 이 스샷을 통해 이번 사태가 허황된 말이 아닌 실제로 벌어진 일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통합 루키 채널에서 레파르 서버명으로 13억을 들고 있는 스크린샷 ]



이 스샷의 주인공은 레파르 서버에서 활동 중이며
키나를 옮기는 방법을 자신이 알아냈을 땐 이미 안다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쯤이었고,
스샷을 공개한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길 바라는 마음에 올렸다고 했다.


위 내용을 인벤에 제보하기도 했던 스크린샷의 주인공을 만나보았다.


xx님이 13억 스샷 올리신 분이세요?


- 네. 제 캐릭입니다.


[ 직접 기자 메일로 원본 스샷까지 보내주셨다 - 아이디는 본인 요청으로 비공개 ]



비밀로 할 수도 있었는데,,스샷을 공개하신 이유가 뭔가요?

- 제가 말하지 않았어도 서버 내에서 어차피 소문날대로 난 상황이고
저희도 소문을 듣고 되나 되나? 하다가 처음에는 잘못된 방법으로 소문이 났었거든요 .

저도 테섭 유저라 본섭에 계정이 없어서 지인분 계정으로 함해보자 하다보니 이렇게까지 되었고,
직접 해보니 이건 너무 심하다 싶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처음에 이 방식을 언제 아셨어요?

- 어제 새벽 2시 쯤에요.
원래는 저도 몰랐는데 엊그제인가 xxx에 50억 키나 판매글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소문으로만 있다 없다 하다가 아는 지인분이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에 하다보니 이렇게 된 거였어요.
하지만 이미 저희가 작업을 하고 있는 5시경에는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더라고요.
섭 이틀째부터 침묵 신석등이 6천대 가격으로 거래되고 아마 미리 알던 사람들은 다 해놨을 거에요.



그 방법이 지금도 가능한가요?

- 아뇨 지금은 막혀있는 상태에요.



게임사가 어떤 대처를 하길 바라는지...?

-지금 상황을 보니 게임사 측에서 딱히 어떤 대책을 내놓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이미 공 마석이나 강화석 등으로 세탁은 다 된 상태이고
그렇다고 지금 사람들이 말하는 초기화는 실현 가능성이 없고...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저도 이것을 해서 현금으로 바꾸려고 한 건 아니었고,
사람들이 그냥 된다길래 그럼 나도 해볼래 하는 마음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렇게 여기저기 알리게 되었고,
하루 빨리 엔씨에서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랍니다.


※ 제보 및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어떤 사람은 누구보다 빠른 레벨업을 위해,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어떤 사람은 돈과 명예를 위해
다들 어떤 꿈 혹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신 서버로 몰려든다.


사실 정확히 따지고 보면 공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그나마 공평해보이는 것도 신 서버인데...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얼마나 많은 구서버의 키나가 들어왔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게임사 측에서 무언가 대책을 내어놓아야만
그나마 무너진 균형을 바로 잡고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한가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서버간 키나 가치의 차이이다.
시간이 지나면 구 서버들과 비슷하게 키나의 가치가 매겨지겠지만,
아무래도 초기에는 키나의 가치가 구 서버에 비해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 몫을 노리고 있는 작업장들이 촉각을 예민하고 곤두세우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많은 거래가 이루어졌겠지만, 좀 더 오래 이 사안이 방치되었다면
시세가 낮은 서버에서 대량으로 키나를 구입, 신서버에 넘기는 방식으로
판매를 도맡았던 작업장들이 차지하는 중간 이득이 훨씬 더 많아졌을 듯 하다.


이미 많은 돈들이 세탁되었고, 또 방대한 로그기록을 뒤져야 하기에
이 사태의 처리를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대량으로 키나를 넘기면서 이득을 취했던 중간 판매상들에게는
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제재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


Inven J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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