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게임 세계를 다룬 내용으로 휴고 상과 로커스 상을 수상한 SF 소설이 최근 국내에 출간되었다.

작가 테드 창의 소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그가 느낀 괴리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인공지능의 다른 형태를 제시한 작품이다. 단편 작가로 널리 알려진 테드 창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긴 이 작품으로 2011년 휴고 상과 로커스 상의 중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테드 창은 이 작품을 통해 과학 기술로서가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서 인공지능이 맞부딪치게 될 현실적인 문제들과, 인간이 가상 생명체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대해 치밀하고 빈틈없이 그려냈다.

전직 동물원 조련사인 애나는 신생 게임회사 블루감마사에 취직한다. 블루감마사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사교 게임 '데이터어스'의 가상 애완동물인 '디지언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애나는 백지 상태의 디지언트를 교육시켜, 인간 사회의 언어와 지식, 사회성을 익히도록 훈련하여 팔릴 만한 상품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디지언트는 오너의 애정을 갈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애나는 디지언트를 가르치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생태계에서 디지언트는 끊임없이 존속의 위협을 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나는 디지언트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희생마저 감수하려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SF 속에서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과학 기술의 결정체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로봇의 개발이나 인공지능의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 로봇이 굳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테드 창은 이 소설에서 SF 속 인공지능 로봇과 현실 속 기술의 발전 양상의 괴리감을 말하고 있다.

한편 출판사 북스피어는 자사의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에 관련된 게임 이야기를 녹음하기도 했으며, 관련 방송은 아이튠즈와 북스피어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