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김순자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1년 째 실행되고 있는 셧다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논평을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페이지에 올렸다.

김순자 후보는 게임 유저들의 개인 정보가 강제적으로 수집되고 이를 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셧다운제의 시행도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학습이나 노동에는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으면서 야간 게임활동에만 '셧다운' 을 거는가에도 의문이 든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위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청소년을 '하나의 부품'으로 취급한다는 것이 김순자 후보의 주장. 김 후보는 여가시간까지 관리하는 '셧다운제' 에 대해 청소년, 더 나아가 인간을 이렇게 취급해도 되는가 자문해야 할 문제라고 하며 논평을 끝맺었다.

다음은 김순자 후보가 선거운동본부 페이지에 올린 논평의 전문이다.




인간성 셧다운에 관하여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시행이 오늘로 1주년을 맞았다. 정부부처와 일부 학부모 단체는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위해 셧다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고, '게임중독'이라는 기준치도 없는 용어로 대중의 경각심을 계속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2 국제대회에서 한국인 게이머가 셧다운제로 인해 경기를 급히 종료하는 해프닝이 일어나면서, 외국에도 이 제도가 널리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사업자의 국가에 따라 적용여부가 달라지는 등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셧다운제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은 두 가지 의문을 수반한다. 하나는 왜 이것이 가능한가, 하나는 왜 이것만 가능한가.

셧다운제가 시행 가능한 이유는 게임사용자가 청소년인지 아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의 인터넷 게임이 지나치게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그 개인정보의 수집이 강제적이지 않다면 이 제도의 시행은 불가능하다. 언제든지 셧다운제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정부에 의해 모두의 삶이 관리되고 언제든지 '셧다운' 가능한 사회에 우리가 살고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이것이 가능한가?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야간 게임은 반대하지만, 야간학습은 반대하지 않는다. 야간노동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자율적으로 노는 것에는 '중독'이라는 말을 붙이지만, 그들을 강제적으로 학습하게 하는데는 우려를 표하지 않는다. 끝을 모르는 학벌경쟁과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로 청소년의 자살이 월례행사처럼 이어지지만, 누구도 학벌철폐나 "공부 셧다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생산성의 추구과정에서 망가지는 것은 상관 없지만, 자율에 의한 생산성 저하는 방지해야 한다. 왜 이것만 가능한가?

청소년의 생산성 효율에 대한 사회의 집착은 이미 청소년을 하나의 부품으로 만들고 있다. 등급을 나누고 부문화·계열화하는 것도 모자라, 유휴시간의 관리까지 시작되었다는 것이 셧다운제가 의미하는 바다. '청소년'을 이렇게 취급해도 되는가를 논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인간"을 이렇게 취급해도 괜찮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