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스트라이커에 애도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30일 업데이트가 진행된 후 특정 직업들의 반응이 그렇다. 게시판에는 검은 리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직업 밸런스에 대한 패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던 30일 패치에, 레인저 직업군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밸런스 패치를 기대했던 다른 직업, 특히 메이지 계열 유저들의 실망감이 조문 행렬로 이어지고 있는 것.


메이지 직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약체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에, 직업 패치라면 응당 메이지가 가장 먼저 패치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번 업데이트에는 레인저 계열만 패치되었다



▲ 메이지 게시판에는 애도의 물결이 펼쳐지고 있다



■ 메이지, 왜 약체 캐릭터로 평가받나


사실 초반에 메이지는 그리 약체 캐릭터는 아니었다. 평아캔과 평파볼, 평홀리 등을 이용하여 빠른 사냥이 가능했던 직업이다. 하지만 아케인버스트가 너무 강력하다는 평가와 함께 패치가 이루어져 하향되었고, 메이지 캐릭터의 평타 딜레이가 생기면서 평타+스킬 조합은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약체가 되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많은 메이지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더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지만 SP수급이 빠르다는 것 외에는 주력으로 쓸 만한 스킬도, 컨셉도 부족하다는 게 메이지 유저들의 결론.



▶ 메이지 게시판의 인벤 유저 시빛이 올린 메이지 현상글 중 일부


메이지 스킬 중 주력으로 쓸 만한 스킬은 사실상 파이어볼 하나. SP수급이 빠른 메이지의 경우 연속해서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스킬을 위주로 사용해야 하는데 메이지의 여러 액티브 스킬 중 그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파이어볼.


하지만 파이어볼은 낮은 데미지라거나 느린 모션 등으로 주력스킬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파이어볼을 뒷받침해줄만한 패시브 스킬의 존재가 없다는 것도 파이어볼이 주력스킬이 되지 못하는데 한 몫한다. 파이어볼과 관련한 패시브 스킬은 엘리트 등급의 불타는 대지. 이 스킬은 파이어볼을 사용하면 10%확률로 화염 지대가 생성되는 스킬이다. 화염지대가 생성되면 4초간 0.5초마다 공격력의 50% 만큼 화염 속성 피해를 주게 된다.


얼핏보면 꽤 괜찮은 효과같지만 실제로 보스 전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다는 평가다. 불타는대지가 효율성을 갖추려면 몬스터가 한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보스전이나 일반 사냥에서 한 자리에 가만히 있는 몬스터는 없기 때문. 아니면 캐릭터가 가만히 있어서 몬스터를 그 자리에 고정시켜야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입는 피해가 상당한 수준이다.



▲ 인벤 유저 소란솔한이 메이지 게시판에 작성한 글



▲ 인벤 유저 뜨잉의 의견




■ 어새신 직업도 할 말이 있다


이번 조문 행렬이 메이지에만 그친 것은 아니다. 패치노트에 언급이 되었던 레인저 직업군 중 하나인 어새신 또한 애도의 물결을 피하지 못한 것.


메이지야 패치에서 누락되어 그렇다하더라도 패치가 된 어새신 게시판의 반응은 왜 그럴까.


사실 어새신 유저들이 이번 업데이트에서 기다린 것은 바로 독바른 쐐기와 하이퍼 슬래쉬 스킬에 대한 수정이었다. 특히 독바른 쐐기의 경우 애당초 개발사가 버그로 인정했던 부분으로, 밸런스 조정 시 수정하겠다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하이퍼 슬래쉬 스킬의 경우 툴팁에는 800%의 공격력이지만 실제로는 적게 데미지가 들어가있어 유저들이 버그로 인식하고 있었던 스킬.


이 두 스킬은 어새신 스킬 중에서 좋은 효율을 보이는 스킬이었기 때문에 이번 패치를 더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30일 패치내용에 독바른쐐기와 하이퍼슬래쉬 공격력 적용에 대한 부분이 없는 것을 본 어새신 유저들이, 핵심이 빠진 패치라고 평가하게 된 것이다. 이에 많은 어새신 유저들이 '상향 패치 이전에 먼저 약속했던 부분을 지켜야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 밸런스 조정과 함께 수정하겠다던 독바른 쐐기


▲ 미적용 스킬은 없다고 밝혀 많은 유저들이 하이퍼 슬래쉬의 상향을 기대했다



▲ 30일 어새신 패치 내용. 독바른쐐기는 아예 언급조차...



▲ 패치 이후 무자비한 암살자의 변경된 툴팁. 아예 툴팁 자체가 기존 800%에서 아예 사라진 상태









■ 유저들의 이유있는 항변


일부 유저들은 5월 30일의 패치노트에서 메이지의 밸런스 패치가 누락된 이유를 6월 5일에 추가될 워록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메이지 자체의 패치가 배재된 것이 아닌 워록이 등장하고 난 뒤 메이지 계열의 전체적인 밸런스 조절이 있을수도 있다.


인벤팀이 게임사에 확인한 결과 "메이지 직업에 대한 유저분들의 의견을 알고 있다. 한꺼번에 모든 직업을 조정하기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점 양해부탁드린다. 메이지 직업 또한 재조정의 대상으로 고려중이라는 점 말씀드린다."며 메이지 직업 자체가 밸런스 패치에서 누락된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게시판을 통해 보여주는 유저들의 이러한 반응들은 단순히 이번 패치노트에서 메이지가 누락된 것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이 있다.


던스가 오픈베타를 시작한 뒤 16일이 지난 지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개발사는 벌써 2차례 사과문을 발표했다. 업데이트마다 중요한 방향성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여러차례 말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가령, 22일이전 많은 유저들이 하이프리스트의 위대한 성역 등 여러 스킬들이 툴팁과 다르게 적용되거나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견들을 내세웠고, 이에 대해 게임사는 22일 공식홈페이지 개발자노트를 통해서 미적용 스킬은 없으며 능력치 창에는 반영되지 않더라도 결과 수치에는 반영되고 있고 스킬의 효과는 충실히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하루 만에 180도 뒤집혔다. 다음날인 23일 사과문을 통해 하이프리스트의 패시브 스킬인 위대한 성역이 적의 상태이상 공격을 무효화하지 못하는 버그가 있음을 인정한 것.


갑자기 아이템의 능력치가 낮아진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었다. 갑자기 아이템 능력치가 낮아진 것에 대해 유저들들의 건의가 줄을 잇자, 다음 날인 23일 사과문에서 "데이터 취합 과정의 실수로 파이널 스트레스 테스트 때의 데이터가 탑재된 채 배포"되었다며 다시 장비의 능력치를 조정한 것.


패치나 개발사항이 아니라 이벤트도 논란이 되었다. 오픈베타 이벤트로 진행했던 '던스한다, 두번한다!' 이벤트에서 당초 공지되었던 500명의 문화상품권 당첨자가 아닌 100명의 당첨자만 발표한 것. 이에 유저들의 불만이 늘어나자 당첨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며 27일 400명의 추가 당첨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유저들이 게임사의 이야기에 대한 신뢰는 낮아졌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드러난 것이 이번 직업 밸런스 패치에 따른 애도의 물결인 셈이다.


사실 이번에도 별다른 이야기 없이 레인저 직업군의 패치가 이루어졌다면 이 정도의 반향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사는 미리 30일 있을 업데이트를 예고하면서 "약체 직업군을 패치하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많은 메이지 유저들이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게임사 또한 메이지 유저들의 이런 기대감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메이지 유저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 빈 밥그릇이었던 것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업데이트 소식을 좀 더 빨리 알리겠다고 한 것이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왜 메이지를 패치 하지 않았느냐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런 과정 속에서 게임사가 유저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는 그 자체는 좋은 모습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소통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유저들의 신뢰를 계속 쌓아가야 하는 게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 던스 인벤 던스에바란다 게시판에 올라온 유저의 글 중 발췌


▲ 던스 인벤 자유게시판을 통한 유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