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의 미니게임부터 전략 시뮬레이션, 슈팅게임, 그리고 롤플레잉
게임까지, 이제 온라인 게임들이 대중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들도
온라인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폭력성을 제외하고 아기자기한 점을 살린 M, G, S게임 같은 경우, 여성유저들의
비율이 많게는 60%까지 육박한다고 하니, '게임' 이라는 놀이거리가 남성들만의
소유라는 고정관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 가지 놀이로 자리를 잡은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이 남성, 여성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또한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온라인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익명성. 그리고 그 익명성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
그것은 인터넷이 대중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결과이며
그에 따른 산물인, 대중화된 온라인 게임은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 이라는 것은 익명성을 보장하며 대중심리가 매우 크게 작용하는
공간이기에 사람에의 공명정대한 판단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 개인이 또 다른 개인을 어떠한 이유에서든 비난하고자,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비밀이나 혹은 거짓말을 만들어 인터넷상에 올려둔다면, 비난받는
개인은 순식간에 많은 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거나 욕을 듣게 되기도 한다.



아무리 그 개인이 인터넷상에 올라온 소문과 동떨어진 사실을 간직하고 있을지라도,
이미 대중심리에 휩쓸려 익명성을 보장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피해자에게 똑같은 일을
행하고 있기에, 사실이 밝혀지거나 사과를 받을 틈도 없이 피해자들만 상처를 입는 것이다.



특히 여자 유저들의 경우 성적 비하 발언이나 개인 신상에 관한 근거없는 유언비어를
듣게 될 경우 더욱 그 상처가 크다.



그리고 얼마 전, 리니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로 기란서버의 한 여성 유저에
대해 다른 유저가 근거없는 이야기를 특정 게임정보 사이트에 올렸고, 그 피해자는
근 1년동안 마음의 상처 받아왔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잘잘못을 따지거나 누구의 말이 사실인가를 알아보자는 것을 떠나,
그 동안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여성 유저들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여성 유저들도 자신의 재미를 위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즐거움을 찾기 위해 시작했던 게임으로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여성 유저들의 이야기는 리니지에서 너무 많이 들어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역시 이런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리니지를 즐기는 여성유저들, 그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6월 25일 0시경, 라스타바드 서버.
인터뷰를 흔쾌히 승낙해주신 여성유저 두 분을 모셔보았다.



■ 밤늦은 시간인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v사월의신부v : 광주에 사는 26세 직장 여성이다. 리니지를 한지는 1년이 되었다.


빙섬 : 광주에 사는 24세 여성이다. 현재 대학생이고, 리니지를 6년째 플레이하고 있다.
원래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바람난풍' 이다. 이 캐릭터는 오빠 캐릭터이다.


■ 리니지나 타 온라인게임을 한때 본인이 여자라는 것을 밝히나.



[img=1]



■ 밝히거나, 밝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v사월의신부v : 그냥,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빙섬 : 라스타바드 서버를 하기 전에 린드비오르 서버에서 했었는데, 그 때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이다. 리니지를 하면서 온라인상으로 사귀게 된 사람이 있었고, 그냥 즐겁게
게임을 하던 사이었다. 그 남자분의 캐릭터가 본인보다 레벨도 낮고 장비도 좋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인가 내 캐릭터를 돌려준다더니, 장비를 모두 다 자기 캐릭에게로 옮기고 튀더라.
비록 비싼 장비를 잃은 것은 아니지만 대신 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그 것이 상처가
됐는지 또 이용당할까 싶어 쉽게 여자라고 못 밝히겠고 사람도 잘 믿게 되지 않게 되더라.


■ 여성유저라 할 때 주의의 반응은 어떠한가?



v사월의신부v: 다들 잘 해주려 한다.


빙섬: 맞다. 다들 잘 해주려 한다. 그런데 꼭 일부는 전화번호를, 그것도 집요하게
물어본다. 정도가 지나치면 짜증도 난다.


[img=2]




■ 두 분 모두 혈에 들어있고, 여성이라는 것을 밝혔다. 혈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여성유저라는 이유로 배려해 주거나 특별히 더 잘해주는 점이 있는가?



v사월의신부v: 처음에 시작할 때, 내가 여자라는 걸 알아서 인지 아니면, 혈원들이
사람이 좋아서 인지 아이템을 많이 주더라. 그래서 일부러 그것 땜에 성격에도 안 맞게
더 싹싹하게 굴기도 했다. 그러다 남자친구한테 혼난 적도 있다.(웃음) 그런데, 시간 지나면
남자나 여자나 대하는 게 똑같아 지더라. 친해지면 남자, 여자 신경 안 쓰게 되기도 하고,
다 자기사냥 하기도 바쁘고 해서, 특별히 신경 써주는 것은 없다. 만나면 '아 여자였던가?' 이런다.


빙섬: 군주가 내 친오빠라 그런 일은 절대 없다. 게다가 오빠들이 그렇듯, 동생에게
손대면 가만두지 않으리― 여서 친하게 놀아주지도 않는다.



■ 여성유저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v사월의신부v : 아직 리니지 경력이 1년 밖에 안되서 인지, 잘 모르겠다.


빙섬 : 그런데 가끔씩 성적인 모욕이 섞인 욕이나 희롱을 당하면 힘들고 지친다.
게임도 하기 싫어지고 그런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사람을 믿기 힘들어 지는 거 같다. 여자라고 하면 이상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한번은 리니지 상으로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있었는데,
같은 지역 사람이고 평소 친하게 지냈던 터라, 같이 식사나 하자는 말에 나갔다가, 말 그대로
안 좋은 일을 당할 뻔 했다. 놀라고 무서워서 오빠한테 말했고 1시간 넘게 설교를 들었다.


[img=3]




■ 그렇다면 여성유저로서 편한 점은 무엇인가?



v사월의신부v: 나는 리니지를 한지 1년 정도밖에 안되어서 아직 많이
모르고 캐릭터도 많이 키워보지 않았다. 그래서 컨트롤이 미숙한데, 많이 이해해준다.
또, 레벨 차이가 많이 나는대도, 사냥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하면 거절 안하고 곧 잘
끼워준다. 물론 그런 면을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즐겁자고 하는 게임이니까
염치불구하고 많이 부탁드린다.


빙섬: 리니지 초기에는, 여성유저가 정말 없었다. 그래서 여자인걸 알면
잘해주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면 원래 남의 도움을 잘 받지 않으려는
성격이라 게임 상에서 편한 점은 별로 없다. 다만 아이템을 팔 때, 본인이 여성임을
아는 분들이 값을 더 많이 쳐주시거나 하면 감사하고 기분도 좋다.(웃음) 혹은, 현모를
하면 혈 오빠들이 꼭 나오도록 신경도 써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곤 해서 좋더라.



■ 여성유저로서 억울한 경험이 있다면?



v사월의신부v: 내 경험은 아니고, 내 아는 언니의 경험이다. 현모에 나가서 사람들과
재밌게 웃고 떠들고 즐겁게 보내고 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날 혈 카페에 가보니
자신의 얼굴이 묘한 사진에 합성이 되어 떠 있었다고 한다. 기분이 나빠 따졌지만
사람들은 그냥 재밌으라고 한 건데 왜 그리 역성이냐며 도리어 반문했다고 한다.


빙섬 :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좋지 않은 소리를 듣기도 한다.
소위 몸 팔아서 장비 맞췄다 - 그런 소리 들으면 속상한다. 정말 힘들게 노가다하고
돈 벌어서 장비 맞추는 건데 그렇게 말하면 정말 화가 많이 난다.



■ 만약의 경우 욕설을 들은 후에 대처는 어떻게 하는 편인가?



v사월의신부v: 잘 아는 사람끼리는 장비 때문에 마음이 상하긴 해도, 그렇게
심한 말은 오가지 않는다. 그냥 필드에서 보다가 기분 나쁜 일 있을 때 간혹
그런 일들이 있곤 하는데 그냥 씹는다. 상종을 하지 않는다.


빙섬: 욕 듣고 나면 솔직히 누가 기분 좋겠는가. 참다가 너무 심할 경우 조용히
전번 대라고 하고 오빠 바꿔준다. 내겐 오빠가 있다. (웃음)



■ 여성인걸 알고도 그런 욕설을 하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v사월의신부v: 게임 상에서 지존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


빙섬: 오빠가 옆에서 보더니 이런다. "쪼까 맞어야 정신 차리죠" 라고. 나도 동감한다.(웃음)


[img=4]




■ 여성유저로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v사월의신부v : 처음에 혈에 들어갈 때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는데, 신체 사이즈를
적으라는 둥, 전화번호 적으라는 둥 한다. 물론 재미로 그러겠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화가 난다.


빙섬 :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가 주위 남자 분에게 심한 욕설을 들은 적이
있었다. 같이 싸우다가 그 남자분이 친구도 남자인줄 알고 이른바 현피를 뜨러 온다고
전화번호를 대래서 댔는데, 여자인걸 알더니 그 다음부터 무지하게 잘해주더라.



■ 여성유저로서 남성유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v사월의신부v : 남자, 여자를 떠나서 욕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면서 익명성을 이용해서 욕설을 입에 달고 사시는 분들이 넘 많다. 심지어 타 게임에서는
초등학생들도 심하게 욕을 하니 불쾌하다. 즐겁자고 하는 게임, 하는 사람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즐거웠으면 좋겠다.


[img=5]



빙섬: 그냥 편안하게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니까. 여성유저도
남성유저와 똑같다. 게임은 게임일 뿐. 현실하고 게임을 혼동하여 악감정을 현실까지
가지고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전화번호 좀 물어보지 말고. (웃음)



■ 리니지에 여성유저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v사월의신부v: 아이템 좀 먹게 해 달라.


빙섬: 리니지 안에 여성유저들을 위한 공간을 좀 마련해 주면 좋겠다.
여자들은 모여서 이야기 하는걸 좋아하니, 같이 모여서 수다도 떨고 이랬으면 좋겠다. (웃음)

v사월의신부v: 찜질방 같은거 ^^

[img=6]










라스타바드 서버에서 인터뷰에 응해줄 사람을 찾는 동안 한 여성유저로 부터
어떤 인터뷰냐고 묻는 귓말이 왔었다. 리니지를 하면서 여성유저로서 힘든 점이나
경험들을 취재한다고 대답하자 싫단다. 인터뷰 후에 쪽지나 귓말로 이상한 소리 들을까 무섭다고.



원한다면 아이디를 모자이크 해주겠다 했음에도 그 유저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다음 날 게시판에 소위 '이상한 글'이 올라와 무슨 소리를 들을 줄 모른다며 거절하는
모습에 쓴웃음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리니지라는 게임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값을
치루고--깊이는 다를지언정--똑같은 즐거움을 찾기 위해 하고 있는 게임이다.
리니지 뿐만이 아닌 타 온라인 게임도, 더 나아가 온라인상의 공간도, 자신과
똑같이 인간의 감정을 지닌 사람들이 있는 공간이다.


강자는 약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그 기본적인 상식을 사람들은 쉽게 잊곤 한다.
현실에서도 그럴진대,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는 온라인상에서는 어떠할까.


온라인이라는 것은 남성, 여성, 강자, 약자를 불문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기에
약자는 악한 강자를 향해 공격하고, 그 강자는 약자에 의해 무너지기도 하며
사람들은 그렇게나마 실현되는 정의에 행복해 한다. 그런 정의를 통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평등을 이루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것을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게임에서부터 이루어 내는 건 어떨까?
리니지에서 부터 말이다.



** 늦게까지 취재에 협조해주신 라스타바드 서버의 "v사월의신부v", "빙섬"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img=7]

[인터뷰가 끝나고 모두 함께]



[img=8]







Hera ( hera@inven.co.kr )


인터넷 주소창에 "리니지인벤"을 쳐보세요~!!







* 리니지 인벤에서는 게임내의 다양한 정보와 사건등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 제보 요청은 hera@inven.co.kr 이나 lineage@inven.co.kr 으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img=9]
iNVEN - Hera ( hera@inv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