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는 한 서버의 성혈과 반왕의 대립구도가 불가피한 시스템이고
유저들은 자신이 선택한 쪽에 서서 게임을 즐기기 마련이다.


그 와중에 한번 성혈이나 반왕쪽으로 들어갈 경우 상대편의 견제 때문에
일반적인 사냥이 불가능하게 되고 그로 인해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소위 리니지에서 말하는 라인을 타게 된 유저는 처음 전투에 임하여
필드를 누볐던 즐거움은 잠깐이고 다른 이들이 게임 상에서 평범하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억압받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라인을 탔던 유저들이 전투에 대한 회의 혹은 스트레스로
자신이 몸담았던 성혈, 반왕 쪽에서 빠지는 일이 부지기수인 것을 보면
리니지에서 한 길을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특히 한 서버에서 어느 특정 라인의 세력이 독보적이라 할 만큼 막강하다면
위에 말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아마도 표면적으로 보자면 켈로스가 위와 같은 상황이 아닌가 싶다.
물론 켈로스 서버의 성혈이 인원수나 전력 면에서 반왕에 비해 막강한 면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력의 우위를 점칠 수 있는 성의 보유도를 살펴보자면 지난 몇 년간
켈로스의 성주인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성혈에 대립되는
반왕 라인에서 몇 개월간 모든 성을 소유한 적도 있지만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성주는 거의 성혈라인이었다.


그래서 켈로스의 반왕들은 그렇지 않은 타서버에 비해 더 힘들었고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켈로스의 상황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펼쳐지는 필드에서의 전투도 전투지만 공성 상황 역시 변화의 조심이 엿보이고 있었다.


언제나 우세했던 성혈라인이 반왕라인의 반격에 밀리기도 하고
반왕의 세력이 확장되는가 싶으면 성혈라인의 막강한 견제가 벌어지는 등
켈로스는 지금 격동의 물결을 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물결의 소용돌이 중심에 반왕 "물소리"가 있었다.



처음으로 그가 켈로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약 4년 전의 일이다.
그때 당시는 그는 "천상의 아침"이라는 반왕 혈에 몸을 담고 있었고
공성이나 수성 혹은 전투가 벌어지는 필드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다고 했던가...매번 그래왔듯이 어느 라인에 서서
전투를 벌여오던 많은 유저들이 중립을 오고가며 캐릭터의 색깔을 바꾸는 일은
너무도 흔한 모습이고 이제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지라 그 역시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의 순차를 밝을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 당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반왕의 일반 혈원에서 군주의 모습으로 지난 4년간 켈로스 반왕의
최전방에 서서 전투를 이끌어왔고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내 길을 갈 것이다."


물소리. 그가 말하는 그의 길. 그 길은 어떤 길일까?





#1. 물소리.


나이는 올해로 26살이다. 많지 않은 나이에 켈로스 반왕의 군주를 맡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 책임이 무거운 것 같다. 리니지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한 편으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켈로스에서 게임한지는 4년 가량 되었는데 처음부터 물소리를 키운 것이 아니라
시작은 마법사였다. 마법사를 키우다 나중에 친구가 48레벨까지 키워놓은 물소리를
직접 키우게 되었다. 반왕 생활을 한 것 역시 4년 정도 되었으니 시작부터가 반왕이었던 것 같다.



#2. 반왕으로서의 시작은...


처음 리니지를 했던 서버는 에바였다. 당시만 해도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인지라
성혈과 반왕이라는 세력을 무척 무서워했었다. 그런데 켈로스에서 자리를 잡고
리니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면서 그 어느 서버라도 성혈이 반왕보다는 항상
힘이 세다고 생각했다.


물론 대립이라는 것은 어떠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것보다 뜻이 다르고 각자 따르고자 하는
인연에 좌우되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강자가 보여주는
약자의 태도에 대한 반감이라는 것이 생겼던 것 같다.





처음부터 강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성혈도 처음에는 반왕으로 시작했을 테고
지금도 성혈이 되려는 반왕들 역시 그 과정 속에 있다고 본다. 어차피 전투를 즐기고
무언가 목표를 삼는다면 이미 있는 강한 자들의 튼튼한 배에 합류하는 것보다
스스로 택한 어려운 길에서 성혈이 되는 것이 더 값어치 있다고 생각했다.


이왕 게임을 하면서 중립유저로 남기보다 성혈이 되든 반왕이 되든
리니지라는 게임 자체가 성혈, 반왕 구도를 골자로 만들어진 게임인지라
어느 한편에 서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더욱 즐거우리라 생각한 부분도 있다.







#3. 반왕으로써 리니지를 즐긴다는 것.


반왕의 길은 힘들다. 어느 서버나 마찬가지라 생각하지만 켈로스에서는
조금 더 힘든 길이라고 생각한다. 내 캐릭터가 눕고 내 아이템을 떨어뜨리고 하는 것들이
힘든 것이 아니라 게임 상에서 만들어진 인연의 끈을 놓쳤을 때마다 힘들어진다.


군주라 더할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편에 서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잃는다는 것은 반복되고 반복되어도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또 좋게 물러가는 모습보다 게임 상의 인연을 너무 얕게 보아 마음을 아프게 하고
가는 동생이나 형들 때문에 힘든 것이 가장 큰 아픔 같다.


반왕은 참 멋진 단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슬픈 단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매력이기도 하고.





이 세상에 정의가 있듯이 사람들은 누구나 약자의 편에서 행동하고 싶어 한다.
성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버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서버 자체가
무너져버린다. 한 서버에서 성혈이 일방적인 플레이를 벌이고 반왕이라는 세력이
그 부분을 커버해주지 못하면 결국 힘을 가진 자들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켈로스의 반왕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으로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요즘 켈로스의 접속자 수가 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쁘다. 그런 것들이 반왕이 꺾이지 않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필드를 하면서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나보다 약한 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도 보람이고
그 분들이 응원의 귓말을 보내주는 것도 나의 보람이다.






그 보람이 큰 만큼 개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일반유저로써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남들은 내 캐릭터를 보며 렙도 되고 장비도 되니 보스탐도 다닐 수 있고
전투에도 밀리지 않으니 좋겠다는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실상 내게 보스탐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으로 보스몹이 있는 사냥터에 갔다가는 바로 적혈의 지원이
들어오고 그 사냥터는 서로 잡고 잡으려는 전투의 현장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냥터가 한 곳으로 한정되는 부분도 생긴다. 하지만 그 부분이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다.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4. 전투는 두렵지 않다.


전투를 많이 하는 캐릭터들마다 공통된 렙업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일반 평범한 유저들과 달리 렙업만을 위해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 중
카오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때문에 주로 카오를 풀기위해 사냥하는 것이 렙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본인의 렙업 방식이다.


전투가 너무 많기 때문에 거의 카오와 만라우풀을 왔다 갔다 하는 것들이 반복이 되고
그러다보니 공성이나 수성 때도 만라우풀일 때보다 아닐 때가 더 많을 정도다.


전에는 공성할 때 아이템도 많이 흘리고 죽기도 해서 공성할 때마다 긴장을 많이 했다.
아마 내 아이디가 완전 파란색이 아닌 흰색이나 약간의 붉은 색을 보일 때면
공성장의 먹자들도 함께 긴장했을 것이다. (웃음)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그때도 공성장이었는데 윈성 공성으로 기억한다.
수호탑 옆에서 적혈 마법사가 커스, 아이스 마법을 걸었는데 당시에 만라우풀이
아니었다. 그 상태에서 피는 조금씩 빠지지 공성장은 치열한 전투로 아수라장이지
너무 긴장되었다.


그러다 외창으로 이야기하면 적혈들에게 바로 일점사 당하지 싶어서
혈맹 채팅창에 "나 여기 커스 걸렸다. 풀어 달라!"라는 이야기를 한 세 번인가 올렸다.





그런데 전투가 너무 치열해서인지 혈원들이 정신이 없는지라 아무도 마법을
풀어주지 않는 거다. 피는 점점 더 빠져가나고 상황이 긴박했기에 자포자기 한 심정으로
뭘 떨어뜨릴까..하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저 쪽에서 같은 혈원인 여자 동생이 자신의
마법사 캐릭터로 내 쪽을 향해 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결국 100피 정도 남았을 때 리므브 마법을 받아 커스에서 풀렸는데
그 당시의 긴장감과 고마움은 아직도 남아있다.(웃음)
이제 익숙해지니까 그런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다.




#5. 나에게는 성이 다가 아니다 하지만 반왕에게 성은 전부일 수 있다.


반왕에게 성 자체의 의미는 크지 않다. 그 옛날처럼 세금이 많이 들어와 전투비용이
충당되는 것도 아니고 성의 매리트라는 것이 많이 사라진 시점이기 때문에
어쩌면 성을 차지한다는 것은 짐을 하나 떠안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버에서 세력의 우세를 점치는 수단이 성의 보유이기 때문에 공성을
진행하는 것이고 성혈에게서 성을 뺏는다는 것이 성혈에는 반왕의 압박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성 자체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하지만 필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할뿐이다.
아직까지는 켈로스의 성혈들이 워낙 골수인지라 목표 달성을 못하고 있다.(웃음)





#6. 이 까짓 게임 한 길 못 가는데 어떻게 현실에서 한 길을 가겠는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냐라고 묻는다면 참 할 말이 없어진다.
내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반왕이 된 것도 아니고 그냥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입장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선택한 길이 반왕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투할 때는 말을 아끼고 싶고 나를 믿고 따르는 동생들에게는 자상한
군주형이고 싶고 형님들께는 말썽꾸러기 동생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웃음)





현실 생활에서는 물소리가 아닌 내가 있는 것이고 내가 리니지를 하는
동안에는 물소리가 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힘들다고 포기하고
게임상에서 힘들다고 포기하고 ... 어쩌면 작은 부분이겠지만 그 작은 부분인
게임 상에서 도전할 용기를 지니지 못한다면 어떻게 현실에서 도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리니지를 항상 이 까짓 게임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단지 게임이라 얕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는 무수히 많은 방법 중
한 가지가 바로 이 게임이고 내가 즐기는 리니지다.


그런데 이 까짓 게임에서 한 길을 못 가는데 어찌 인생 한 길 갈 수 있겠느냐.
이것이 내가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리니지에서 반왕과 성혈이 결코 어렵거나 무섭고 힘든 길이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고 또 일반 유저분들이 있기에 한 서버의 반왕과 성혈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더 멋지게 리니지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단, 승부를 걸 때는 내가 직접 키운 캐릭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키운 캐릭터가 아니라면 아무리 그 캐릭터가 고렙이고 좋은 장비를
차고 있다하더라도 반쪽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 이 자리에서 다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양해해주길 바란다. (웃음)
본인이 나이가 그리 많지가 않은 나이에 반왕 군주를 맡고 있고 위치가 위치인지라
본의 아니게 큰소리를 칠 때도 많다. 그때마다 이해해주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형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한다.


또 못난 군주 아래서 오늘도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는 혈원들과
지금 내가 달고 있는 이 혈맹 마크를 거쳐 갔던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마크가 이렇게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말하기는 너무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
다만 게임보다는 현실 생활이 우선이기에 현실의 목표를 위해 생활에 충실하려고한다.
그런 이유로 예전보다 많이 게임은 못하겠지만 언제나 마음은 켈로스의 반왕이다.





켈로스에는 물소리 그 뿐만이 아닌 많은 반왕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신이 걸어온 한 길을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인정을 자신과 칼을 겨누고 싸우는 상대방에게 받는다는 것은
더 어렵고 값진 일이 아닐까.


물소리는 같은 뜻을 가진 반왕 뿐만이 아니라 그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성혈 라인까지 인정하고 있는 반왕의 대표 캐릭터로서 켈로스에 있다.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어렵고 힘들었던 한 길이건만 그는 앞으로도
그 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켈로스를 위해서 말이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켈로스의 "물소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Elly ( elly@inv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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