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논현동 tnm센터에서는 tnm미디어와 인디게임계 큰손(?) 피그민 김진성이 함께 개최하는 인디게임 개발자를 위한 강연이 있었다. 지난 4월 서울대학교에서 인디게임에 대해 강연 했던 피그민 김진성 씨와 인디 개발자 터틀크림의 박선용 씨가 바로 이 강연의 주인공.


강연은 총 2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각기 '강연 매체 입장에서 살펴보는 인디게임 마케팅'과 '공모전을 통한 인디게임 마케팅'을 주제로 인디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여 무료로 진행된 강연이었다.




[ ▲ 지난 4월 서울대에도 출동했던 경력이!
제일 오른쪽 김진성씨와 그 옆의 박선용씨가 이번 강연의 주인공 ]

※ 지난기사 다시보기 : [기획] 인디게임 3인방, 서울대로 간 까닭은?



본격적으로 강연 이야기를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한국에서 개발자의 위상이라는 것은 안타깝게도 그리 높지 않다. 외국에서처럼 경력이 높은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뛰어나지 않을뿐더러 사회 전반에 걸쳐 이른바 '전문직'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이로 인해서인지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던지, 거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인력난 또한 가중되고 있는 상황.


그런데 게임 개발자는 오죽하겠는가. 많은 이들의 '문화생활'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마저도 게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분명 문화, 경제 등 사회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게임 자체가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런데 거기에 하나 더 붙였다. 바로 '인디'라는 단어. '인디'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조금 남다르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경외감이 드는 한편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이라는 느낌이 일반적이다.



[ ▲ 인디게임의 새로운 장을 연 마인크래프트, 그러나 이런 성공사례가 잦은것은 아니다. ]



실제로 거대 게임사들이 게임의 스토리, 개발, 음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면, 인디게임은 대부분 혼자, 혹은 소수 인원이 모여 게임을 만든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되기 힘들고 인원적인 부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인디라고 하면 그들만의 세계가 구축된 느낌이랄까? 이러한 벽이 다른 게임으로부터 자신의 색을 지키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인 '게이머'와의 소통도 차단되기도 한다.


특히나 아주 성공적이고 잘 개발된 인디 게임조차도 실패하기도 한다. 김진성 씨는 그 원인 중 하나를 바로 마케팅에서 찾았다. 인디게임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고 할지라도 어디에 가야 그들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을지, 게임의 분위기가 어떤지, 하다못해 그들이 어떤 것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까지 정보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일반 게이머라면?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자신들의 게임을 조금 더 ‘잘’ 선보일 수 있을까? 피그민 김진성 씨가 진행한 첫 번째 강연이 바로 이 질문의 해답이 되었다.








1. 첫 번째 교시. 강연 매체 입장에서 살펴보는 인디 게임 마케팅


"최근 5년간 몇 개의 게임을 샀습니까?"


강연이 시작되지 않고 얼마 되지 않아 받은 질문이다. 자리에서는 20개, 30개 답변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스팀에 등록된 게임만 1,300개가 넘는다. 결국, 어떤 게임을 사서, 플레이했는가는 개인의 선택인 것. 게임에 관심이 많고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개발자들이 이 정도인데 일반 플레이어는 더욱 까다롭게 심사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즉, 자신의 게임이 어떤지 게이머들에게 충분히 인식시켜주지 못한다면 그들이 인디게임을 사서 플레이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만드는 것과 함께 이를 잘 홍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




[ ▲ 1교시 '강연 매체 입장에서 살펴보는 인디 게임 마케팅'을 주도한 김진성씨 ]



강연에서 추천하는 효율적인 홍보 방법은 보도자료와 공식홈페이지, 다른 매체에서 다뤄지는 소식, 샵 입점리스트, 데모의 다섯 가지 방법이다.


특히 한번 보도자료가 다뤄지면 같은 게임을 다른 내용의 이슈, 예를 들어 발매 예정이나 OST, 업데이트 소식 등의 보도자료를 추가로 보냄으로써 조금 더 자신의 게임을 자주 노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정보를 담아 둘 수 있는 공식 블로그를 생성하고 이곳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상을 받았는지, 언제 업데이트가 있었는지 등을 차곡차곡 쌓아두면 매체들이 이를 통해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담아준다는 실질적인 팁들이 이어졌다.


“요즘은 트위터를 통해 이런 내용을 작성하시는 분도 있는데, 트위터는 자료를 쌓지 못하고 흘려보내기 때문에 좋지 못하죠. 블로그와 트위터의 속성을 잘 구분하여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특히 데모 버전은 게임을 실질적으로 구매하기 전에 사용자들이 재미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2. 두 번째 교시, 공모전을 통한 인디게임 마케팅.


이어 터틀크림 박선용 개발자의 두 번째 수업이 이어졌다. 터틀크림이 만든 게임은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그 이름을 세계에 톡톡히 알린 ‘알짜배기’.


“터틀크림의 게임도 처음부터 판매가 잘 됐던 것은 아닙니다. 피그민 김진성씨를 만나며 판매량이 껑충 뛰었죠. 이번 시간은 어떻게 보면 1교시의 내용이 확실함을 설명하는 ‘간증의 시간’이 되겠네요(웃음)”


강연의 내용은 이렇다. 공모전을 활용하면 게임에 관심 있는 유저층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유명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게임이라고 하면, 호기심에라도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 마련. 이를 통해서 그다음 작품에까지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 있다고.


수상한 이후에는 각종 매체에 이름을 실을 수 있고, 심지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한다. 시연 부스를 통해서 게임을 홍보할 수도 있고, 전 세계 개발자와 매체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인맥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것. 수상한 이후의 관리가 더욱 중요한데,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신의 다른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인맥을 잘 관리해두면 차기작 마케팅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관심있는건 상금이겠죠? 어떤 공모전은 그 자리에서 현찰로 챙겨주는 바람에, 공항에서 돈 가방을 들고 다녔다니까요(웃음).”



[ ▲ 2교시 '공모전을 통한 인디게임 마케팅'을 강연한 박선용씨 ]




더 중요한 것은 공모전에 수상하지 않더라도 어느 누구의 어떤 게임이 이번 후보작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요한 매체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공모전에 참여하기만 한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공모전의 효과를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스크린 샷과 동영상, 그리고 사이트 링크와 게임 제목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


또 하나는 국내의 공모전보다는 해외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궁금해했던, 수상비결!


“외국 공모전 후보작은 ABC 순으로 나열되기 때문에 첫 페이지에 표시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전략을 잘짜는 게 중요한데요. 하나의 일화를 설명하자면, 한 사운드게임이 1위를 하게 되었는데, 그 해의 사운드 게임 제출작이 하나였죠.

또한, 작지만 새로운 게임에 도전해 보세요. 공모전은 대체로 ‘혁신’을 추구합니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차별점이나 혁신적인 내용이 있다면 가능성이 크죠”




[ ▲ 터틀크림의 "슈가큐브" 플레이영상 (출처 : 터틀크림 공식 홈페이지) ]









현재 피그민 에이전시 홈페이지에서는 당시에 있었던 0회차 강연에 대한 동영상과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

또한, 이날의 0회차 강연에 힘입어 새로운 강연을 기획하고 있다. 새로운 주제는 인디게임 개발과 창작, 공정과 사업의 다양한 주제를 내용으로 펼쳐지며 아직 자세한 날짜는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10월 말일 주말에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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