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리니지 인벤 서포터즈의 인벤 사무실 방문.
발라카스 서버지기인 래디캐스톨 서버지기 나야애기가 가산동에 위치한 인벤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녀들의 방문 후 시작된, 리니지 유저들만의 끊이지 않는 수다 커뮤니티,
인벤 던전에서 시작된 우리의 수다는 식당에서 커피숍까지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 그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클릭) 래디의 리니지 인벤 방문기. ]

기사를 쓰면서 있었던 이야기, 인터뷰 유저들과 있었던 에피소드, 게임 시스템, 등…
그러던 중 리니지의 셧다운제에 대해 말을 꺼낸 나야애기. 셧다운제가 도입된 후 생긴 변화. 그리고 문제점.



셧다운제 란?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신데렐라법이라고도 한다.
2011년 5월 19일 도입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신설된 조항(23조의 3)으로,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되었다. 계도 기간을 거쳐 2012년부터 단속을 실시하게 된다.
주무부처는 여성가족부이다.


셧다운(shutdown)제의 골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6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인터넷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이 시간대에 연령과 본인 인증을 통해
청소년 게임 이용을 강제로 원천차단해야 한다.


이 제도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PC 온라인게임과 CD를 통해 접속하는 PC 패키지게임에
우선 적용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한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직 청소년들이 모바일 기기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 심각한 중독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2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게임은 모두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으며,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게임 중 추가 이용료가 들 경우에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는다.


단, '스타크래프트1'이나 ‘디아블로’처럼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고
추가 이용료가 없을 경우,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위’처럼
온라인 접속이 필요 없는 콘솔 게임기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셧다운제 적용에서 제외된 게임들은 2012년 11월 19일까지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평가하여
적용 여부를 다시 결정하고, 이후 2년마다 평가를 실시해 적용 범위를 적용하게 된다.


한편 이 제도는 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
게임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출처] 셧다운제 [-制, shutdown- ] | 네이버 백과사전



기자도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 제도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실제로 겪는 입장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문제점에 대해 크게 와 닿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셧다운제의 실태에 대해 조용히 듣고 있던 기자는 나야애기의 말을 도중에 끊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해준 이야기는 저 혼자 듣기 너무 아깝네요. 인터뷰에서 다시 말해줄 수 있겠어요?'


기자의 갑작스러운 제의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그녀는 흔쾌히 인터뷰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이야기의 결말을 짓지 못한 채 헤어진 뒤,


약 보름이 지난 후, 기자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캐스톨 서버를 찾았다.





셧다운제가 리니지 월드의 청소년들에게 미친 영향과 실태. - 캐스톨 서버 나야애기 인터뷰




말하는 섬 프런트에서 나야애기를 만난 기자. 홀을 대여해 들어가, 그간의 궁금증으로 바로 질문을 시작했다.
아. 그래도 인터뷰의 예의상 자기소개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셧다운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지만, 인터뷰 대상은 꽃다운 나이의 여고생이라는 점.
평소 같았으면 여성 유저 특집 감이다. 자, 일단 사심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부터 그녀의 소개를 들어보자.





"캐스톨 서버 꽃미녀 서버지기 빠른 96년생 여고생입니다♥
리니지를 접한 지는 올해로 8년째? 정도 되었네요. 무려 인생의 절반을 리니지와 함께!(웃음)
서버지기 경력은 이전 서버와 캐스톨 서버를 합쳐서 약 2년 정도 활동했어요.
"


리니지 유저의 주 연령층은 다른 게임에 비해 높은 편이다.
매우 어린 나이부터 리니지를 접한 나야애기. 그 나이 때 리니지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던 것일까?


"여렸을 때부터 쭉 해오던 게임이란 것도 있고,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겠지만, 리니지에서도
정 많은 분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 한마디로 게임 내 커뮤니티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


연령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생활.
게임 내 레벨이나 아이템은 커뮤니티 생활에서,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그렇다면 나야애기와 같은 청소년 유저들이 리니지 월드에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다른 20/30대 유저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제 주위의 10대 중 리니지를 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주변의 많은 또래도 리니지를 플레이 중이라고 말한 나야애기.
리니지는 성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착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금전적 부담이 클 터인데…)


청소년들이 많이 즐기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셧다운제를 겪고 있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셧다운제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였다.


리니지의 셧다운제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일단 16세 미만의 유저 명의로 된 계정이 게임에 접속할 시 게임화면 중앙에 빨간색으로
'고객님의 계정은 0시부터 06시까지 제한되는 계정입니다.'는 문구와 함께 게임을 시작하게 돼요.


또한, 12시가 되기 2시간 전 10시부터는 10분마다 '~분 후 종료됩니다.'라는 문구가
정중앙에 친절히 빨간색으로 표시되죠.


근데, 제가 네이버 현재 시각과 비교해본 결과 적게는 3분 많게는 10분 먼저 꺼지더군요.(ㅠㅠ)
"


빨간색이라. 그런 문구는 보통 카오 유저의 PK 횟수가 쌓여, 지옥 던전으로 가기 전,
출력되는 경고 문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네. 지옥가는 느낌이에요. 그렇게 경고 문구가 계속 출력되다가
12시 땡~ 하면 '서버에 접속이 끊어졌습니다'고 나와요.


제 캐릭에 어디에 있던, 전투 중이건, 심지어는 인던 중에도 강제 종료된답니다.(ㅠㅠ)
"




아무리 법적인 조치라고 하지만, 너무 불친절한 것 아닐까? 붉은 문구는 마치 죄에 대한 처벌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뭔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지 않은 답변. 이번엔 좀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셧다운제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주변 친구들의 반응.


그리고 셧다운제 도입으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을까? 는 의구심.





"많은 분도 아실 거라 생각하지만, 요새 청소년들은 대처에 빠른 편이에요.
12시가 지나면 대부분 부모님의 계정으로 게임을 실행하곤 하죠.


만약 이게 불가능한 경우 주민등록번호 도용의 문제로 발전되겠죠?
"



그렇다. 셧다운제에 관한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우려했던 문제가 바로 개인 정보 도용이다.
과거에 이미 청소년들의 유료 결제 시스템 관련해서 도용 문제가 거론된 적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셧다운제가 도입되었음에도 게임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



"네 저와 제 친구들도 대부분 가족(성인)의 계정을 이용했어요.
사실상 셧다운제 도입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고 볼 수 있죠.
"


얼마 전 셧다운제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 밝힌 바로 83%의 온라인 게임에 이 제도가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다고 발표했다.




분명, 이를 도입하는데 투자된 인력과 비용이 존재할 터인데,
정작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있는 상황.


결과적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한 통제 시스템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이들이 사용하는 개인정보(부모님)의 관리도 가정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맞아요. 요새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이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고 해서 시행된 셧다운제,
그리고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억압하는 쿨링오프제나 청소년 거래법이 시행되려고 하는데


그런 법보다는 개인 스스로, 또는 학교나 가정에서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지도해주는 편이 낫다고 봐요.
"


즐기는 문화의 일부인 게임. 외부 즉 타인에 의한 억압보다는 개인 스스로 절제 또는 가정에서 잘 이끌어줘야 하는 것.
해결책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 외의 답은 무의미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가정에서 포기했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
책임을 사회에 떠넘김으로써, 이에 대한 방안을 법적으로 조치한 결과물이라 말하고 있다.


참새를 위협할 수 없는 허수아비와도 같은 셧다운제.


그렇다고 해서, 게임 과몰입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게임 과몰입으로 실생활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허나 그것은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게임 과몰입으로 직장생활에 지장이 간다거나, 퇴사하는 경우.


똑같이 청소년들도 게임 과몰입으로 학업을 포기하거나 게임 내 아이템 구매를 위해 친구의 돈을 강탈하는 등.
이런 부분이 계속해서 우리 주변에 일어 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탄생한 것도 사실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런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유사한 사건을 일으켜요. 마치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그런 행동을 안 했을 거란? 착각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뿐이죠.
"




[ 학교 폭력. 그 이유가 게임만은 아닐 것이다. 관련 기사 - (클릭) 폭력교실 불끄기엔 노페아닌 게임판?]

나야애기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에는 유명 메이커 의류에 대한 소유욕으로
학교 폭력, 따돌림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자, 의류 보유도 법적으로 통제를 시작하게 될까?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게임을 단순한 놀이 문화로써
즐기고 그 안의 커뮤니티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억울함과 당혹감이 전해졌다.


"그리고, 어른들도 다들 겪으신 청소년의 사춘기로 인해 감정이 혼란스럽기 쉬운 시기에요.
무조건 적인 반항심이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일부 친구들은 오히려 셧다운제에 반항으로 일부러 더 새벽에 게임을 하려는 친구들도 있어요.
"


공감한다. 그 시기에는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때 아니던가.
기자만 해도 그랬다. 주말이면 평소 즐길 수 없던 새벽 시간대 게임플레이를 향한 모험 정신.


지나고 보면 그냥 웃어넘길 추억의 단편일 뿐이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걸까?
게임에 대한 무조건 적인 안 좋은 인식과 억압을 주장하는 지금의 어른들.
그런 어른들에게 시원하게! 한마디 해보자고 나야애기를 부추겼다.





"억압보다는 청소년들에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대안을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해요.
청소년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깊은 짐을 한두 개씩 짊어지고 있거든요.
물론, 1~2년 지나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 걸로 고민했지? 라면서 이불에 폭풍발차기를 한답니다.


다들 저희와 같은 과정을 겪으셨을 거로 생각해요.
그러니 지금의 저희에게 짐을 더하진 말아주세요. (웃음)


그리고 게임사 분들도 어른들이니까! 한마디 더 할게요!
리니지 프리 이용권! 셧다운제 때문에 6시간이 제한되는 청소년들은 손해 아닐까요?
아니면 6시간은 빼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ㅠㅠ)


무엇보다 저 같은 사람은!
서버지기이다 보니 제보같은 게 올까 봐 켜놓고 다른 일 보고 그러는데


만약 쿨링오프제까지 도입시키면, 청소년들은…
하루 4시간이 말이 되나요? 바포메트 서버도 5시간인데!
"


듣고보니 그렇다. 셧다운제가 도입되어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제한했다면,
정액제 이용권도 그것에 맞게 청소년 용이 나와야 하는 게 옳지 않을까?




[ 셧다운제에 따른 할인된 가격의 청소년 전용 서비스 상품. 상처받은 이들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

개인 정보에 따라서 제한을 두었다면, 개인 정보에 따른 혜택도 있어야 한다!
부디 리니지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나야애기와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계는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무리 셧다운제에서 벗어났다지만, 서로 이제는 꿈나라로 떠나야 할 시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기 전, 리니지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보았다.





"저도 솔직히 게임을 하다 보면 장비나 레벨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혈원이나 채팅창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를 하다 보면!


레벨이나 장비보다 더 가치 있는 즐거운 커뮤니티를 할 수 있어요!
게임은 사냥/PK가 전부가 아니랍니다. (웃음)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 밝은 의사소통을 해보도록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리니지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앞으로도 그런 좋은 분들 더 많이 만났으면 해요!


리니지하시는 모든 라이트 유저분들 사랑하고 우리 캐스톨 여러분!! 다들 사랑합니다♥
"




[ 인터뷰에 응해주신 나야애기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

나야애기와 이야기 나눠본 셧다운제와 청소년들의 게임 문화.


이해보다는 통제. 효과보다는 허울뿐인 결과물. 셧다운제.
그리고 그에 대한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학교 폭력과 연관 지어 통제만을 강화한 쿨링오프제.


선거권이 없고, 사회 발언권이 적은 청소년들에게 부당한 처분이 아닐까?
답을 알고 있지만,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오답을 답이라 우기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


이러한 오답을 부정하는 지금의 청소년들도 언젠가 어른이 될 것이고,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성장하는 날에는 게임에 대한 인식도 많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다 함께 웃으며 당당히 즐길 수 있는 게임 문화의 시대. 그날을 꿈꾸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이 그들에게 넘겨줄 다음 시대에 대한 짐을 어떻게 하면 줄여 줄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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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 Dalin - 이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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