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를 즐기면서 플레이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수 많은 아이템들의 시세를 파악하고 거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당장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해도 사냥으로 통해서 직접 구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또, 원하는 아이템을 파는 사람이 없으면 구할 수 없고,
파는 사람이 있어도 원하는 가격이 아니라면 구하기 힘들다.
가진 아이템을 팔아서 새로운 아이템을 구입하려 할 때에도
해당 아이템을 원하는 구매자가 없으면 난감한 것이 아이템 거래이다.


리니지2 인벤의 인물 탐방 세 번째 이야기,
리니지2를 오래 플레이하진 않았지만 이미 페이샤르 서버에서 이름난 상인,
거상 배꼽티소녀를 만나보았다.


배꼽티소녀는 3억으로 장사를 시작해 1천억가량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서버간 거래까지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배꼽티소녀님이 소유/판매중인 화려한 장비들!




인터뷰 전날 연락을 통해 오전 11시에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었지만,
배꼽티소녀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에 실패하고 오후에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 하아.. 오늘도 환섬에서 멍....




오후가 되어 배꼽티소녀님을 만났을 때에도 손님들에게서 온 우편을 확인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잠시동안의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페이샤르 서버의 배꼽티소녀이다. 공방과 결정화를 무료로 해주는 착한 마에스트로이다.
리니지2는 3년쯤 전에 1년 정도 하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 전역하고 다시 시작한지는 3개월쯤 되었다.







현재 플레이중인 캐릭터의 직업과 레벨은?




현재 마에스트로 83레벨이다. 서브 키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사냥갈 시간이 없어서 서브를 키우진 못하고 있다.




사냥을 통한 레벨업과 캐릭터 육성보다 장사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길지만 쭉 이야기 해보자면,
사실 건강이 좋지 않은 형이 있는데, 취미가 리니지2 였고 프로핏을 키우고 있었다.
몸이 불편하니 채팅도 활발하게 하질 못하고, 프로핏을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가장 손이 덜간다는 캐릭인 블레이드댄서를 다시 키우게 되었다.


채팅을 잘 못하는 형을 위해 대신 블댄 장비를 구해주면서 리니지2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흥정을 통해 형이 필요한 탈룸 중갑 세트를 당시 시세인 9천만 아데나보다 싼 7500만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구입한지 10분도 안되어서 급히 탈룸 중갑 세트를 구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한테 1억에 팔면서 차익이 2500만이나 남게 되었다.


당시 초보였던터라 리니지2는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
몇 달간 사냥해서 벌었던 돈을 10분만에 버니까 어안이 벙벙했다.
그 때부터 아는건 탈룸 중갑밖에 없으니 그것만 사고 팔기를 100여번은 한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모은 자금에, 형이 미련하게 창고에만 모아놓았던 공방 재료들을 팔아서
종자돈 3억을 만들었고 그 때부터 주먹구구식 장사를 떠나서 장부도 적어가면서 장사를 시작했다.




현재 자금은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고, 한달에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포함하면 약 1000~1500억 정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장사로 인한 수익은 한 달에 200~300억 정도 번다고 보면 된다.
사실 기존에 하던 일을 쉬면서 몇 달 전부터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취미가 너무 커져서 최근에는 고민이 많다.







오늘 인터뷰의 핵심 질문인데, 장사의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팁으로 말할 것도 별로 없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장사의 진리이긴 하지만 몇 가지 노하우를 알려주자면


첫 번째로 "게임의 모든 시스템과 캐릭터 특성 아이템을 파악할 것"
두 번째로 "내가 써보고 좋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아끼지 말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고민하는 장사꾼들이 많이 보이는데,
진짜 좋은 물건이라면 업데이트에 의해 시세가 흔들리지 않는다.


예전의 꿀떡같은 아이템이 좋은 예인데, 그렇다고 사재기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재산을 늘려나가려면 여윳돈으로 이러한 아이템을 매입해 시기에 맞춰 파는 것이 좋다.


또, 손님을 대할 때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단골이 늘어나고
단골이 늘어나다보면 지금의 나처럼 시간이 없어서 거래를 못하는 정도에 이르게 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판매 방식이 있다면?




전에 휴대폰 판매업을 하다보니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보상판매 제도이다.


손님이 나한테서 장비를 사가서 레벨업을 하면 윗 단계 장비가 또 필요해질텐데,
기존에 구입했던 장비를 반납하면서 +@를 지불하면 윗단계 장비로 교환해주는 식이다.


그외에도 필요한 물건과 예산을 상담하면 물건을 구해다주는 구매 대행업도 하고 있다.
특히 돈은 잘 안되지만 구하기 귀찮은 퀘스트 아이템이나 전직용 아이템 등을 가지고 있다가
거래가 끝날때 보너스로 조금씩 드리거나 하는데 이것도 반응이 좋다.







곧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되어있는데, 미리 정리하거나 준비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업데이트를 통해 차익을 얻는 것은 극히 일부에 가깝고 리스크가 너무 커서 추천하지 않는다.
사실 요즘 상담오는 것 중에 많은 부분이 업데이트 후에 떨어질 시세 걱정에 대한 것인데,


물론 자금여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 이왕 차를 살 것이라면 소나타2를 탈 것인지 BMW를 탈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해준다.
자기가 한 달만 사용하고 말 물건이더라도 먼저 사용하고 즐기라고 전해주고 싶다.




현재의 고민이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현재의 고민은 사냥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사냥을 하려고 사냥터로 이동하면 귓말이 와서 거래 때문에 바로 귀환 누를때가 많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자면 목표는 영웅이되서서 영창으로 장사해보는 것이다.
사실 페이샤르 서버는 원래 영창에 장사글 올린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였는데
군대 다녀오니 많이 변해있었다. 영웅들이 장사글 올릴 때 가끔 나도 영웅되어서
영창으로 한번 장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디가 유명해지면서 힘든 점이나 고충 이런 사람은 싫다 유형이 있다면?




귓말로 "님? ㅇㅇ?" 하고 귓말한 후 답하면 딱 시세만 물어보는 사람.
성의있게 답변해주면 아무 대꾸도 없이 용건 마치는 사람.


그 외에 이런 사람 싫다기보다 난처할 때가 6버페스 1800작을 팔고 있으면
"님 죄송한데 글로브만 따로 한 개 파세요" 하거나 10베스활 팔고있으면 9베스활+@로
교환해달라는 분들이 있는데 조금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고 귓말을 주셨으면 좋겠다.


유명해지면서 힘든 점은 제가 언제나 모니터 앞에 앉아 있을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취미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컴퓨터 한대로 쉬엄쉬엄 하는 장사라 자리비움일 때도 많다.


장사를 한다고 했는데 지엠 진정넣듯이 문의하는 분들도 조금 힘들다.
게임 시스템, 아이템 시세, 아이템 교환 문의, 퀘스트 막힘 현상, 패치 내용, 아이템 상담
컴퓨터가 고장난 것 같다는 등 가끔 보면 진짜 GM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끝으로 요즘 타자를 너무 많이 쳐서 그런지 손목이 아프다 직업병의 일종이 된 것 같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몇 가지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하자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것은
장사를 취미로 하더라도 누구나 나처럼 어렵지 않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는 의도이다.
또,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밝힐 수 없지만, 서버 내에서 많은 오해들은 오해일 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자부심이 묻어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배꼽티소녀님과의 인터뷰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대화를 통해 느낀 배꼽티소녀는 취미로 즐기는 게임의 즐거움과 장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람을 위해
항상 미래를 준비하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열정적인 플레이어라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이름을 알릴수록 팬 만큼 안티팬도 늘어나는 법이지만,
수익을 위한 장사보다 자신을 기억해주는 손님을 위한 장사를 하고 안티팬의 관심에도 감사하는
귀여운 드워프 여캐릭터의 모습에서 거상 김만덕을 떠올리는 것은 기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Inven Deba
(Deb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