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후원하는 ‘인터넷(게임) 중독이 청소년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토론회가 금일(21일)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인터넷 게임 중독이 청소년의 뇌 발달에 미치는 질환적 영향을 알아보고, 이상행동의 잠재적 요인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하며 향후에 이루어질 대처방안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토론에 앞서 '인터넷 중독 관련 주요 이슈 및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김대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그는 "인터넷 및 게임 중독은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한 뒤 "인간의 뇌에서 쾌락과 흥분 감정을 담당하는 도파민(dopamine)은 중독성이 클수록 내성이 생기고, 더 강력한 자극을 원한다"며 "게임 중독자에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크린 샷을 보여주니 엄청난 양의 뇌 혈류량을 보였고, 이는 술, 담배에 중독된 것과 비슷한 수치였다" 라고 말했다.

또한,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게 될 경우 내성과 금단 증상이 나타나고, 청소년의 학업 성적 저하 및 가족 간의 불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과학계에서 일종의 뇌질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내성과 갈망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 ▲ 발표중인 김대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



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은 교육, 사회관련 분야 전문가 7명이 게임 중독의 문제점 및 과학적 분석, 그리고 향후 대처방안을 논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대 교육학과 김동일 교수는 "한국이 단순히 현상적 '인터넷 1등 국가'가 아닌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각지의 치료기관이 개입 및 중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과학전문 박방주 담당기자는 "게임 산업을 키우는 것은 좋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방안도 적절히 비중을 두어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온라인 게임 개발사 수입의 일정량을 게임 중독자 치료 시스템에 기부하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주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인터넷중독대응팀장 배주미 교수는 "지능이 떨어지거나 가정환경이 열악한 아이일수록 게임에 더 쉽게 중독"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즉, "가정 환경이 열악할수록 게임에 쉽게 빠져들며, 인지 기능 및 사회성 결여 등의 문제를 보인다"는 것. 배 교수는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게임이나 공부만이 아닌, 몰입 가능한 건전한 매체를 찾아 알려주는게 우리 사회 및 정부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 ▲ 좌로부터 최삼욱 교수, 배주미 교수, 김대진 교수, 이계성 의사, 박방주 기자, 문제일 교수, 김동일 교수 ]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게임 중독을 완화하는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지나친 게임으로 인한 운동부족 및 사회성 저하 현상의 대처방안으로 꼽힌 XBOX360 키넥트와 WI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대진 교수는 "게임을 게임으로 치료하는 것은 매우 좋은 생각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게임을 100% 안 좋게 몰고가는 시각은 좋지 않고, 잘 구분해서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은 개발자가 일부러 중독성 요소를 심어 제작하는 것이며, 대처방안의 중심은 이러한 중독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게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동일 교수는 "우리가 개발자들에게 게임의 중독 요소를 물어보면 오히려 개발자들이 그런 게 있다면 알려달라고 역으로 부탁을 한다."며 "개발자들도 확실히 모르는 것을 우리가 알 수는 없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