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신작 발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많은 유저들이 우선적으로 궁금해하는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래픽은 얼마나 실사에 가깝게 구현되었는지, 게임 내 자유도는 어느 정도인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잘 되어 있는지 등이 있죠.

그래서 많은 게임사들이 '현실과 같은 리얼한 그래픽'을 자랑거리로 내세우며 게임 홍보의 메인 요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의 모션을 다양하게 구현하여 플레이어의 조작 자유도를 높이고,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유저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제작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오딘 스피어'를 만들었던 '바닐라웨어'가 개발, '마벨러스AQL(MarvelousAQL)'가 퍼블리싱한 '오보로무라마사(Oboromuramasa)'입니다. 3D 캐릭터가 판을 치는 현 게임시장에서 2D의 강한 매력을 절정으로 뽐내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죠.

2009년에 출시된 '오보로무라마사'는 3월 28일 PS Vita용 이식작으로 발매되었으며, 비주얼의 향상과 더불어 음성, 새로운 캐릭터 4명 추가 등으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다소 일본색이 묻어나지만 일본을 넘어 전 세계 모든 게임 유저들이 느낄 만한 2D 그래픽의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오보로무라마사'에서는 단순한 2D를 넘어 그 이상의 즐거움과 감동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비타 기기의 선명한 디스플레이가 어우러져 극한의 감성적 만족을 유저들에게 안겨주고 있죠.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국내 초판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그 명성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비타에 칩을 끼웠다가 큰 감동을 받게되는 그런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알아보았습니다.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 '오보로무라마사'에 대해 어떠한 게임인지, 어떤 점이 특징인지를.



▣ 오보로무라마사, 일본 설화 속에서 108개의 요도를 수집하다.

▲ '오보로무라마사' 전체 지도


'오보로무라마사'는 일본의 설화를 기반으로 한 신비로운 겐로쿠 시대가 배경입니다. 강력한 요도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다양한 군상들의 대립과 두 주인공의 모험을 그리고 있죠.

플레이어는 기억을 잃고 도망자로서 쫓기는 닌자 소년 '키스케'와 악령에 홀린 나루카미 번의 공주 '모모히메' 두 명의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두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여 닌자와 사무라이, 요괴 등에 맞서 전투를 펼치고, 시대를 어지럽히는 108개의 요도를 수집해 나가는 것이 이 게임의 주된 컨셉입니다.

▲ 플레이어블 캐릭터 '모모히메'와 '키스케'

스토리는 2가지 버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주인공에 따라 각기 다른 여정을 따라 가게 됩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108개의 요도에는 각기 고유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에 따라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능력치의 요도를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택적인 챌린지 스테이지와 미니 게임도 부차적으로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오보로무라마사'는 일본 역사를 기본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다양한 요괴들이 등장하여 판타지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2D 그래픽으로 제작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배경과 뛰어난 표현력 및 색감을 통해 생동감 있는 배경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오보로무라마사, 2D 횡스크롤 액션의 진수를 보이다.

어릴 적 문구점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캐딜락'을 하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분들 많으실겁니다. 그러한 향수를 다시금 회상하게 하는 '오보로무라마사'는 2D 횡스크롤 액션의 진보된 형태로 더욱 풍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기본 무기로써 일본도 형식의 검을 사용하며, 적을 처치하면 얻는 '혼'과 요리나 아이템을 통해 획득하는 '생기'를 토대로 108개의 각기 다른 요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제작을 통해 얻은 무기는 '오의' 발동시 일반 무기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 무기의 오의 효과를 보는 것도 '오보로무라마사'의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라 할 수 있죠.

▲'혼'과 '생기'를 토대로 제작할 수 있는 108개의 검


게임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3개의 검을 소지한 상태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각 무기마다 영력 게이지가 있어 공격 혹은 방어 등 전투에서 해당 무기를 사용하면 게이지가 줄어들고, 게이지를 모두 소진시 검이 부러지게 됩니다. 부러진 검은 △ 버튼을 통해 다른 무기로 쉽게 대체할 수 있습니다.

무기 및 강화 시스템은 다양하게 구현되어 있으나 조작감은 쉬운 편입니다. 앞서 말한 무기 교체 방식도 쉬울 뿐더러 방향키와 버튼을 이용하여 어렵지 않게 연계 기술을 발동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일반적인 난이도인 '무쌍'과 어려운 '수라' 난이도 중 선택 가능하기 때문에 유저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게임을 즐길 수 있죠.(수라 난이도는 상당히 어렵다고 합니다)

뛰어난 배경 구성 및 고퀄리티 그래픽, 단순한 조작이지만 다양한 난이도와 108개의 각기 다른 성격의 무기를 통해 '오보로무라마사'는 기존 2D 횡스크롤 게임을 뛰어 넘는 액션 게임의 진수를 선보입니다.


▲ 조작 난이도가 쉬워 콤보가 잘 누적된다

▲ 전투 도중 언제라도 무기 교체가 가능하다



▣ 오보로무라마사, 핵심은? 빼어난 절경, 그리고 절묘한 음악!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오보로무라마사'의 매력 포인트는 단연 '절경'이죠. 2D로 구현된 카툰 스타일의 배경이지만, 일반적인 카툰 스타일에 비해 풍부한 색감으로 더욱 생동감 있는 배경을 자아냅니다. '오보로무라마사'에서는 캐릭터가 좌우, 상하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시간 플레이하면 게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한 부분을 '오보로무라마사'는 배경을 통해 말끔히 해소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D 그래픽을 기반으로 제작된 배경이지만 캐릭터의 무빙과 배경 디자인을 통해 3D 이상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오보로무라마사'는 선명한 비타의 OLED 디스플레이를 십분 활용, 뛰어난 배경 디자인과 선명한 색감을 통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 '오보로무라마사'의 가장 큰 장점인 아름다운 배경 묘사


뛰어난 배경 그래픽 구현과 더불어 중요한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음악'입니다. 게임설정 속 배경과 잘 어우러지는 '오보로무라마사'의 음악은 '파이널판타지 12', '전설의 오우거 배틀' 등의 음악을 작곡했던 '사키모토 히토시'가 담당했습니다. 그의 화려한 이력도 물론이지만, 지금까지 그가 작곡한 음악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오보로무라마사'의 음악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게임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제 아무리 그래픽이 뛰어나더라도 게임 내 음악이나 효과음이 부적절하게 가미된다면 그 게임의 작품성 자체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보로무라마사'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는 다소 정적인 음악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게임 컨셉 및 배경과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최적의 조합이라고 느낄겁니다.


▣ 오보로무라마사, 호기심에 시작하여 아름다움에 도취된다

'오보로무라마사'는 배경은 물론이거니와 무기도 일본도를 사용하며, 게임 배경 자체가 일본 역사 내 '겐로쿠 시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본색이 다소 짙습니다. 언어는 일본어 한정으로 지원되며, 진지할 때 발동되는(?) 궁서체로 자막이 표시되기 때문에 보기가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나아가 예전에나 사용할 법한 고어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 표현이 쉽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 다소 옛스럽고도 부담스러운(?) 붓글씨체

그러나, 아름다운 배경의 표현, 그 선명하고도 깨끗한 색감을 감상하는데 언어는 필요치 않습니다. 산, 바다 등의 공간 표현은 물론이며, 날씨와 계절 표현도 세밀하게 잘 구현되어 있어 어느 순간 배경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플레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을 넘어서 '오보로무라마사'는 한 번쯤 해봄직한 타이틀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2D 그래픽의 구현, 다양한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 쉬운 조작, 호쾌한 액션 쾌감 등 '오보로무라마사'의 매력은 3D 게임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