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E3 관련 정보를 행사 기간 동안(2012년 6월 4일~7일) 실시간으로 공개합니다. 게임쇼 기간 동안 올라오는 행사 정보는 E3 특집페이지를 통해 더욱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_E3 특별취재팀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경험치를 얻으며 캐릭터를 육성시키고, 무기를 다양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에서 FPS 계의 디아블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FPS-RPG 보더랜드. 바로 그 보더랜드의 후속작 보더랜드2가 E3 2012 행사를 통해 플레이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절대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극도의 보안 상황 속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이 줄을 서서 보더랜드2를 플레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체험 플레이는 우선 25레벨로 세팅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깡통 캐릭터기 때문에 우선 특성트리에 포인트를 적당히 찍어주고 시작. 시간제한이 있다 보니 주어지는 퀘스트 라인을 모두 다 따라가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25레벨이니까 난 강해 하는 '세팅'의 함정에 시작부터 빠져버리면서 첫발이 삐끗했죠. 적으로 나오는 로봇들은 뛰어난 인공지능에 강력한 맷집, 원샷원킬의 공격력을 자랑하는데다, 패턴도 다양한 슈퍼 로봇들이었고, 무엇보다 캐릭터보다 레벨도 높았습니다. 어흑. 그에 반해 컨트롤러를 손에 쥐고 있는 이 몸은 슈퍼 슈퍼 발컨의 소유자.


하지만 체력이 다해 쓰러져도, 넘어져서 남은 총알을 퍼부어 적을 물리치면 다시 한 번 생존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부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서 조금씩 전진, 옵저버 로봇을 해킹해 구출하고 미션 목표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쏟아지는 로봇들의 향연은 마치 디아블로에서 불지옥 난이도의 미치고 팔짝뛰는 속성 4개를 달고 있는 챔피언 몬스터 무리를 만난 기분을 맛보게 하더군요.

그러니까 양손에 무기를 들고 적을 갈겨대는 (그나마) 맷집이 좀 되는 살바도르(Salvador)라도 컨트롤이 필요한 겁니다. 컨트롤. 네, 저에겐 이미 상실된 능력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죽음은 나를 성숙게 만드나니, 계속된 도전 속에 조금씩 적의 약점과 패턴을 파악해 내면서 적을 물리치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렇죠. 몸이 안 되면 머리를 써라! 다양한 공격방식을 가진 여러 가지 무기를 섞어 쓰는 것도 게임에 몰입을 도와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체험은 2명이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협동 플레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간혹 나를 매섭게 바라보며 총알을 쏘아대는 로봇이, 옆에 있는 동료가 볼 때는 엉뚱한 곳을 쳐다보며 멍 때리는 모습으로 비춰져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보더랜드2가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생각을 좀 해봐야할 것입니다. 음... 글쎄요. 쏟아지는 적들을 향해 역시나 총알을 쏟아내고, 골드와 경험치를 챙기며 캐릭터를 착실히 성장시키는 것. 원하는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하고, 원하는 장비에 골드를 투자하고, 레벨이 오르면서 점점 강해지는 스스로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부분이 보더랜드의 핵심이 아니었던가요. 그런 점에서 보더랜드2는 별로 바뀐 점이 없습니다.

바뀐 점이 있다면 바로 규모겠죠. 더 많은 미션, 더 다양한 로봇 적들, 더 다양한 무기를 보더랜드2에서 만날 수 있고 이런 확장된 규모가 바탕이 되어 보더랜드에서 느꼈던 바로 그런 재미를 2배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보더랜드2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25레벨로 미리 세팅되어 정해진 미션을 한정된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플레이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체험 시간에서 이런 규모의 경제학을 비교분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전작에 비해 향상된 듯한 느낌의 그래픽이 기억에 남습니다.

카툰랜더링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는 끝판왕이 바로 보더랜드2가 아닌가 잠시 생각해볼 정도로 어느 한 군데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하면서도 미려하고 그러면서도 눈이 아프지 않고 아무튼 생각나는 긍정적인 표현을 다 붙여주고 싶은 그런 화면이 눈앞에 아주 쨍하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쩌면 요즘 HD 모니터들이 너무 좋아져서 그런가?'하는 의심마저 들게하는 보더랜드2. 최고의 FPS 게임들이 경합을 벌이며 '내가 실사 그래픽의 왕이로소이다' 외치는 E3 행사장이라 더더욱 카툰랜더링 그래픽으로도 FPS(이자 RPG)의 극한에 도전하는 보더랜드2의 시대정신이 마음에 와 닿았던 시간이었습니다.

※ 보더랜드는 9월 18일 Xbox360과 PS3, PC로 발매됩니다.













■ 보더랜드2 부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