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사전적인 의미로는 '벌이 꽃의 꿀샘에서 채집하여 먹이로 저장해둔 것.' 하지만 LoL안에서의 의미는 OP 챔피언 또는 OP 아이템, 또는 운영 방법을 말한다. 최근 꿀 챔피언이 뭐냐? 라고 물어봤을 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야스오, 엘리스, 그라가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챔피언을 무조건 사용할 수 없다. 솔로 랭크 게임에서 6개의 챔피언을 밴 하는데, 꼭 그런 챔피언들이 포함된다. 기자는 야스오를 구매하고 단한번도 솔로 랭크에서 사용한 적이 없다. 거의 모든 게임에서 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꿀 챔피언이라면 어떨까? 팀원들에게 잘 설명하기만 한다면 그런 챔피언을 선택해도 문제 될 게 없고, 대처법을 모르는 상대방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말자하.' 느낌 있게 등장한 이 챔피언은 외형부터 멋있다. 파란 안광에 보라색 두건. 공허의 멋짐을 뽐낸다. 비밀스러운 스토리도 좋다. 하지만 성능이 아쉬웠다.

궁극기 '황천의 손아귀'가 1,500원짜리 아이템인 '수은 장식띠'에 무력하게 풀리고, Q스킬인 '공허의 부름'은 맞추기가 힘들며, E스킬인 '재앙의 환상'은 파밍용 스킬 그 이상이 되기에 2% 부족했다. 스킬을 4번 시전한 뒤 소환되는 공허충은 존재감이 없었다.

그저 그런 미드 챔피언. 그게 말자하의 현실이었다.


어느 날 동료 기자가 "AD 말자하라는게 있어요. 한 번 해보세요."라고 말했다. 처음엔 그냥 헛소리인 줄 알았다. AP 미드 챔피언은 AD 아이템을 가지 않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 한 번 해볼게요."라고 대답하긴 했지만, AD 말자하를 플레이 해보진않았다.

하지만 그 동료 기자가 정말 좋다고 여러 번 강력히 추천했기 때문에, "그래 한 번 생각이라도 해보자."라고 결심하고 말자하를 찬찬히 살펴봤다.

말자하는 AD 계수가 패시브 스킬인 '공허충 소환'에 밖에 있지 않다. 체력에 계수는 없지만, 공허충의 공격력은 말자하의 공격력에 비례해 올라간다. 수식은 다음과 같다.

[공허충의 체력은 200 + (50 x 레벨), 공격력은 20 + (5 x 레벨)]

이상하다. AD 계수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툴팁에 나오지 않은 AD 계수는 분명히 존재한다. 공허충의 AD 계수는 말자하의 추가 공격력이다. 말자하 본인의 방어구 관통력도 공허충에 적용된다.

AD 말자하는 공허충에 모든 것을 거는 소환사 챔피언이다.

그렇다면, 공허충에 대한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공허충을 모르는 상태에서 AD를 아무리 올려 봤자 잘 다룰 수 없다. 우리는 공허충 전문가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 공허충 전문가 '비주류킹' 요플래

※ 기사 형식상 인터뷰 형태가 반말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요플래' 김형섭 : 반갑다. 나이는 스무 살. 이름은 김형섭이다.


Q. 요플래 아이디를 많이 들어 봤다. 롤챔스 2기 버프걸 아이디 아닌가?

'요플래' 김형섭 : 아니다. 그분은 요플'레'고, 나는 요플'래'다. 시즌3 하이머딩거 장인이었다.


Q. 비주류 챔피언을 즐겨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어떤 챔피언을 주로 하는가

'요플래' 김형섭 : 미드 뽀삐, AD 말자하, 하이머딩거를 주로 사용한다. 요즘은 AD 말자하를 주로 사용한다.


Q. 티어와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

'요플래' 김형섭 : 다이아 1, 90점이다. 말자하 승률은 30승 13패 69%다. AP 말자하를 했던 때 전적이 섞여 있기 때문에 AD 말자하만 따져보면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 공허충 전문가에게 들어보는 공허충의 특성

1. 공허충은 지속 시간이 21초지만 7초, 14초마다 강해진다. 공허충이 생성되고 7초 후에 공격력과 방어력이 50%씩 상승한다. 14초가 지나면 공격 속도가 100% 상승한다.

2. 공허충은 컨트롤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통제는 가능하다.

※ 공허충의 공격 우선순위
1. 궁극기 '황천의 손아귀'를 맞은 자
2. E스킬 '재앙의 환상'이 걸린 자
3. 말자하 본체의 일반 공격 대상

특이사항 : 황천의 손아귀와 재앙의 환상이 각기 다른 대상에게 걸린 경우 공허충이 반응을 하지 않는 버그가 있음.

3. 애니의 티버와 같이 본체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지면 본체로 돌아오지만, 거리가 상당히 길다. 아군 미드 타워와 상대방 미드 타워 거리 정도 된다.

4. 공허충 일반 공격에 '칠흑의 양날 도끼' 지속 효과가 묻어 나온다. 필수 아이템.

5. 상대방의 가시 갑옷의 효과를 공허충은 받지 않음.


공허충 전문가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그동안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예전 '핫'했던 AP 트린다미어도 있었다. 거대한 대검을 가지고 있는 챔피언이기 때문에 당연히 AD 아이템을 구매했던 트린다미어. 하지만 Q스킬과 E스킬에 붙은 거대한 AP 계수 때문에 탑 라인에서 무적의 존재로 군림했지 않았나.

다시 AD 말자하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라인 푸쉬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AP 아이템이 없어도 E스킬인 '재앙의 환상'이 레넥톤, 쉬바나 그 이상의 라인 클리어를 보여준다.

라인전 견제 능력은 환상적이다. 탑 라인에 근접형 챔피언이 올 경우, 공허충에 맞다가 본진으로 후퇴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장 놀랐던 점은 타워 철거 능력이다. 공허충의 공격 속도 버프가 활성화될 경우 엄청난 타워 철거 능력을 보여준다. '요플래' 김형섭은 상대방의 방해가 없으면 별다른 아이템 없이 3초만에 타워를 철거한다고 언급했다.



이정도 아이템으로도 10초 내 철거가 가능하다


2인 바론 능력도 AD 말자하의 숨겨진 강점이다. 다만, 공허충 대신 바론에 맞아 줄 만한 탱커형 챔피언이 필요하다. 바론에 맞아주기만 한다면, 공허충과 말자하의 W스킬인 '무의 지대'로 손쉽게 바론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


이제 AD 말자하를 운영해보자. 최초의 아이템 트리는 '도란의 반지'을 추천한다. 최후 아이템은 AD 위주의 아이템이지만, 초반의 딜 교환은 AP 스킬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나 재생 옵션은 더 많은 공허충 소환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후 아이템 트리는 다음과 같다.



강한 라인전 능력이 장점인 AD 말자하. 하지만 약점 또한 있다. 탈출기가 없기 때문에 갱킹에 약하다. 아군 정글러의 지원과 꼼꼼한 와딩 능력이 필요하다는게 '요플래' 김형섭의 팁.

이 기사를 100번 보는 것 보다, 지금 LoL을 켜서 한 번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대세 챔피언을 선택하는 게 지쳤거나, 빠르게 랭크 점수를 올리고 싶은 사람은 AD 말자하를 선택해보는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

강요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 기사를 포스팅 해야할지 굉장히 망설였다. 왜냐하면, 혼자 빠는 꿀이 더 달콤하기 때문이다. 오늘 솔로 랭크 게임을 하는 독자들은 AD 말자하를 만나지 않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