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스타터'라는 말이 있다. 주로 프로 스포츠에서 쓰이는 말로 초반에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만 후반에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팀 또는 선수를 일컫는다.

프라임은 예전부터 위기의 상황을 자주 맞았던 팀이었고, 슬로우 스타터였다. 프라임은 2012 GSTL 시즌 1에서도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며 라스베가스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10월, 이미 수많은 리그오브레전드 팀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상황에서 스타2 프로게임단 프라임이 뒤늦게 롤 팀 창단을 발표했다. 리그오브레전드 팀 창단 역시 슬로우(Slow)였다. 이로 인해 프라임의 리그오브레전드 팀 창단 발표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창단 이후 5개월 만에 롤 챔스 본선 무대에 오른 프라임이다. 비시즌 리빌딩을 통해 강력해졌다고 평가받는 KT 애로우즈를 제압하고 당당히 조 1위로 진출했다. 하지만 첫 롤챔스에 나서는 프라임 옵티머스는 시작부터 어려운 상대들을 만났다. 16강 A조에서 SKT T1 K와 S, KT 애로우즈와 8강 진출 경쟁을 펼쳐야 한다.

▲ 직접 만나본 프라임 옵티머스는 준비가 된 팀이라고 느껴졌다.

프라임 옵티머스가 흔히들 말하는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관심은 SKT와 KT에 집중됐다. 많은 팬들은 SKT T1 K를 유력한 1위 후보로 분류하고, SKT T1 S와 KT 애로우즈의 2위 경쟁 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흥미로운 승부 예측, 진출 팀 예측 논의에 프라임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프라임 옵티머스는 신생 팀이다. 하지만 그래도 '프라임'이라는 게임단의 이름이 주는 기대감은 어쩔 수 없다. 프라임 스타2 팀은 과거 팀 단위 리그인 GSTL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라스베이거스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리그에서도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2라운드부터는 '방심하면 큰 코 다칠 팀'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도 프라임 옵티머스가 '프라임'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가 봐도 16강 A조의 최약체이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이며 다른 팀들에 비해 잃을 것도 없다. 핫식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스프링 2014 16강을 준비하고 있는 '신생 팀' 프라임 옵티머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준비된 팀, 프라임 옵티머스!

Q. 인벤과 인터뷰는 처음입니다. 인벤 가족들에게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뀰' 정명수 : 안녕하세요. 프라임 옵티머스의 서포터를 담당하는 21살 정명수입니다. 모든 캐릭터로 서포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서포터입니다(웃음).

'한라봉' 김동하 : 20살 탑 라이너 김동하입니다. 작년에 솔로 랭크에서 플래티넘 5를 달성하는 순간부터 프로게이머를 지망하게 됐습니다. 원래 레넥톤을 자주 사용했었는데, 시즌3 막바지에 렝가로 챌린저 20위까지 가봤습니다.

'제트엔진' 이진용 : 올해 20살이 되는 AD 이진용입니다. 누구보다 '피딩'에는 자신 있습니다(웃음).

'닌자' 노건우 : 미드 라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노건우입니다. 암살 챔피언을 좋아해서 아이디를 '닌자'로 했습니다.

'올드비' 양승빈 : 프라임의 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승빈입니다. 언젠가 대한민국 3대 정글러 중 한 명이 될 사람입니다(웃음).

▲ 든든한 팀의 주장 '올드비' 양승빈

Q. 서로 호흡을 맞춘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서로 호흡은 어떤 것 같나요?

'올드비' 양승빈 :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팀 랭크 게임으로 연습할 당시에 플래티넘 팀에게 지면서 충격받았죠. 그래도 코치님의 조언으로 인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팀의 분위기는 매우 좋습니다.


Q. 코치님이 멘탈을 잡아주신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팀원들끼리 멘탈을 잡아야 할 경우에는 누가 분위기를 띄워주나요?

'올드비' 양승빈 : 딱히 누가 잡아주지는 않아요. 단지 힘든 상황일수록 서로 격려하면서 힘내는 분위기입니다.


Q. 프라임 옵티머스의 경기를 보면 운영이 매우 좋습니다. 주로 오더는 누가 하나요?

'닌자' 노건우 : 주로 '뀰' 정명수와 '올드비' 양승빈이 오더를 담당하고 있어요. 정말 오더를 잘하는 친구들이에요.

▲ 팀의 오더를 담당하는 '뀰' 정명수

Q. 프라임 옵티머스를 이야기하면 KT 애로우즈를 빼놓을 수 없어요. 예선에서 KT 애로우즈를 꺾었을 당시 이야기 좀 부탁해요.

'한라봉' 김동하 : 사실 KT 애로우즈를 이길 줄은 몰랐어요. 애초에 저희의 목표는 최종전을 통해서 올라가는 거였어요.

'올드비' 양승빈 : 필살기라고 준비한 전략이었는데, 초반에 2킬을 주면서 다들 말이 없어졌어요(웃음). 하지만 정글러가 3버프 컨트롤을 해준 덕분에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닌자' 노건우 : 상대 라이너들이 킬을 많이 먹어서 무조건 사리자는 전략이었어요. 그래도 초반에 이득을 가져간 바이가 라인을 풀어줄 것이라고 믿었죠.

'올드비' 양승빈 : 중반부에 저희가 승기를 가져갔을 때 KT 애로우즈 선수들이 당황하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몰아붙이면 이길 것으로 생각했죠. 다행스럽게도 전략이 잘 먹혔던 것 같아요.

▲ 새로운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프라임 옵티머스


Q. 모든 팀이 고유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프라임 옵티머스의 색깔은 무엇인가요?

'올드비' 양승빈 : 저희에게 가장 적절한 표현은 '양산형 SKT T1 K' 라고 생각해요(웃음).

'닌자' 노건우 : 아직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운영이 많이 부족해요. 하지만 한타만큼은 정말 자신 있어요. KT 애로우즈와 경기했을 당시에도 운영은 미숙했지만 한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승리했다고 생각해요.

Q. 프라임 팀에서 숙소 생활을 하면서 아마추어 시절과 다른 점을 많이 느끼나요?

'한라봉' 김동하 : 확실히 달라요. 무엇보다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기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패배했을 당시에도 서로 피드백을 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것 같아요.


Q.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성격은 잘 맞나요?

'뀰' 정명수 : 정말 좋아요. 하지만 '닌자' 노건우가 좀 씻었으면 좋겠어요(웃음).

'한라봉' 김동하 : 맞아요. 가끔 홀아버지 냄새가 난다니까요.

'닌자 노건우 : 그런 이야기는 좀 자제해주세요(웃음). 다 좋아요.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 뛰어난 실력, 하지만 팀원들이 씻기를 바랬던 '닌자' 노건우


Q. 프로게이머가 된 계기가 있나요?

'한라봉' 김동하 : 사실 진에어에서 활동하는 '미소' 김재훈과 같은 반 친구였어요. 제가 골드 시절에 재훈이는 다이아였어요. 학교에서는 완전 영웅 같은 존재였어요.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열심히 하면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꼭 대회에서 만나고 싶어요.

'닌자' 노건우 : 저는 '페이커' 이상혁을 보고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어요. 둘 다 아마추어 시절에 러너리그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비록 경기는 졌지만 제가 솔로 킬을 따낸 적도 있었어요. 이상혁 선수는 제가 프로게이머를 결심한 계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죠.


Q. 귤과 한라봉이라는 제주 듀오로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이에 대해 한마디 부탁해요.

'한라봉' 김동하 : 제가 팀에 먼저 합류했어요. 그 뒤에 '뀰' 정명수가 합류했는데 세트로 가고 싶어서 제가 '귤'이라는 아이디를 추천했어요.

'뀰' 정명수 : 사실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은 아이디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친숙하고 좋은 것 같아요(웃음).

▲ 아이디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한라봉' 김동하

Q. 사실 '프라임'은 스타크래프트2에서 프로팀이지만 LoL에서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프로라는 인식이 강하지 않아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닌자' 노건우 : 결국 성적이 문제 같아요. 아직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기에 그렇게 인식하는 것 같아요. 결국,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인지도'라고 생각해요.

'올드비' 양승빈 : 저는 마인드 차이라고 생각해요. 아마추어는 직업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현재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저희는 스스로를 프로게이머라고 말할 수 있어요.


Q. 꿈의 무대인 롤챔스 본선에 올라갔어요. 부담스럽지 않나요?

'닌자' 노건우 : 사실 예선에서도 많이 걱정했어요. 첫 방송 무대인 만큼 정말 많이 긴장할 것 같았거든요. 저희 코치님도 정말 많이 걱정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아무도 긴장하지 않았어요.

'한라봉' 김동하 : KT 애로우즈와 스크림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경기가 더 잘되더라고요. 그렇기에 본선 무대에 딱히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Q. 본선에서 꼭 만나고 싶은 상대가 있나요?

전원 : 피하고 싶은 팀은 있어요. CJ 블레이즈는 정말 만나고 싶지 않아요. 굳이 만나고 싶은 상대를 고르자면 마이더스 피오에요. 첫 본선 무대인 팀끼리 경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본선 준비 완료! 좋은 모습을 기대해달라는 프라임 옵티머스

Q. 그렇다면 본선 준비는 잘 돼 가나요?

'닌자' 노건우 : 솔직히 KT 애로우즈를 잡고 거만했었죠. 하지만 CJ 블레이즈와 스크림을 한 뒤로 다시 겸손해졌어요(웃음). 아직 저희는 갈 길이 멀더라고요. 저희를 한 번 살펴본다는 느낌으로 경기를 했던 것 같은데도 못 이기겠더라고요. 비록 저희가 KT 애로우즈를 잡았지만, 다음에 또 경기하면 꼭 이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4:6 정도로 밀린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팀원 모두 더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Q. 첫 무대이기에 깜짝 전략을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나요?

'올드비' 양승빈 : 사실 KT 애로우즈와 경기에서 사용한 인베이드 전략이 저희 필살기였어요. 연습 당시 정말 잘 통했고 KT 애로우즈 상대로 통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 전략의 유일한 약점이 상대 5명 모두 인베이드를 방어하는 거예요.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KT 애로우즈는 그것을 해내더라고요. 사실 정말 무서웠어요(웃음).


Q. 그렇다면 팀이 아닌 개인적인 목표도 듣고 싶어요.

'올드비' 양승빈 : 수많은 LoL팬들에게 '올드비' 라는 정글러를 각인시키고 싶어요. 나중에 국내 3대 정글러를 꼽을 때 저도 포함되고 싶어요.

'뀰' 정명수 : '매드라이프' 홍민기 신화를 이어 '귤' 신화를 만들고 싶어요(웃음).

'한라봉' 김동하 : 현재 탑 라이너 중 대표가 '임팩트' 정언영과 '플레임' 이호종이에요. 거기에 '한라봉' 김동하가 추가되는 게 목표에요.

'제트엔진' 이진용 :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이 징크스에요. 국내에서 징크스=이진용 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싶어요.

'닌자' 노건우 :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목표가 우선이에요. 그렇기에 무조건 8강에 가는 게 목표에요. 굳이 개인적인 목표를 정하자면 팬들에게 '프로게이머'로 인정받고 싶어요.

▲ 징크스의 아이콘이 되고자 하는 '제트엔진' 이진용


Q. 아직도 수많은 아마추어가 프로게이머를 지망하고 있어요. 그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뀰' 정명수 : 솔로 랭크를 하면서 적을 많이 만들지 마세요(웃음).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에요.

'닌자' 노건우 : 프로게이머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마인드'에요. 스스로 실력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세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순간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이번 롤챔스 본선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해요.

'한라봉' 김동하 : 대한민국 최고의 리그인 롤챔스에 올라간 만큼 그에 걸맞는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올드비' 양승빈 : KT 애로우즈를 잡고 본선에 올라갔기에 팬들의 기대가 클 것으로 생각해요. 저희가 KT 애로우즈를 꺾은 게 절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겠습니다.

'제트엔진' 이진용 : 정말 많이 연습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준비해서 대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 이제는 도약할 시기!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


※ 인터뷰 대상에 대한 과도한 비방 욕설은 통보없이 삭제되며 이용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