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DL의 새로운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이현경 리포터는 흔히 말하는 '공대 아름이' 출신입니다.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환경은 익숙해서일까요? 처음 이현경 리포터가 KDL 현장에 얼굴을 비췄을 때는 다소 놀라웠습니다. 분명 KDL이 첫 리포터 활동이라고 들었건만, 신입답지 않은 차분함은 뻔뻔하기까지 했습니다. 동글동글한 외모와는 달리 똑 부러지는 진행에도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4년간 다닌 대학 전공마저 포기하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생소한 e스포츠 현장에 뛰어든 그녀. 생각 이상으로 재밌다며, 특히 일하는 시간에 게임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며 웃는 새내기 이현경 리포터의 생애 첫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Q. 이번이 첫 인터뷰라 들었습니다. 우선 KDL 팬들을 위해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이번에 KDL 리포터를 맡게 된 이현경입니다. 오디션을 통해 리포터에 합격해서 황보미 아나운서 후임으로 오게 됐습니다.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아카데미를 다녔긴 했지만, 경력이 전무한터라 저를 선택하면서도 많이 불안했을 것 같아요. 리포터 일은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Q. 고려대학교 치기공학과를 다녔어요. 아나운서와는 전혀 관련없는 전공이네요?

전공 공부를 하면서 '진로를 계속 가야 하나' 생각이 많았어요. 저랑 잘 안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고도 생각했고요. 그렇게 고민이 많던 중에 친오빠와 상담을 많이 했어요. 친오빠가 공대를 나온 뒤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저더러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고, 사회적으로 관심도 많고 하니 더 늦기 전에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번 해보라 권하더라고요. 그렇게 오빠가 부모님까지 설득시켜줘서 아나운서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준비한 것이라 이른 편은 아니지만,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었어요. 준비하면서 초조했던 적도 많고, 워낙 힘든 길이라고도 들었어요. 하지만 배우는 것이 재밌었고, 흥미롭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라 이렇게 좋은 기회에 방송 일을 시작하게 되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카데미를 수료한지 얼마 안되서 방송일을 시작하는게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정말 운이 좋았죠.



Q. 전공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나운서와는 달리 미래도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반대가 컸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죠. 크게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이 있는데 아나운서는 모험이지 않냐는 말씀이셨죠. 그래도 제가 예전부터 설득하는 것에 자신이 있어서 부모님과 딜을 했어요. '언제까지 도전을 해서 성과를 내겠다. 대신 그때까지 지원해달라'고 부모님과 모종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Q. 모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나운서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려서부터 말하는 것을 되게 좋아했어요. 낯도 안 가리는 편이라 대학 때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도 사람들과 아이컨택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래서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책을 읽을수록 '글 쓰는 사람은 정말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구나. 그래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점차 커갈수록 제가 자신있는 말을 하면서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은 언론쪽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사실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그저 끼워 맞춘 것 같네요.(웃음)


Q. 처음 방송 무대에 올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음, 사실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다들 그러더라요. 긴장 안 하더라고. 내가 티를 잘 안내나? 그래도 무대에 오르고 나서는 긴장보다는 기분 좋은 떨림이 생기더라고요.


Q. 이미 진행중인 KDL 중간에 투입이 됐잖아요. 이전 리포터를 맡았던 황보미 아나운서가 의식될 법도 한데 부담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일을 시작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었어요. 그 다음에 생각해보니 황보미씨는 저보다 더 예쁘고, 경험도 더 많은데 비교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뭐 그래도 다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요?



Q. 평소 e스포츠 쪽은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

제가 원래부터 컴퓨터랑 친하지가 않았어요. 그래도 집에 남자가 있다 보니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등은 접할 수 있었어요. 또 전공이 이공계다 보니 게임이라는게 엄청 낯선 분야는 아니었어요. 직접 하고 즐기지는 않았지만, 구경하거나 보기는 했죠. 스포츠를 되게 좋아하는데 게임도 스포츠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리포터 활동을 좀 더 신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직접 무대에 서 보니 박진감 넘치고 현장감도 있고요.


Q. KDL은 특이하게 외국 선수들이 많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대학 시절때 어학 연수를 다녀온 적도 있던 터라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은 없어요. 리포터를 시작하기 전에 PD님이 외국 선수들과 인터뷰가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아직 그 정도까지는 능력이 안되는 것 같네요.


Q. 리포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e스포츠 팬들도 있어요. 무엇보다 게임을 모르는 리포터에 대해서는 반기지 않는 편이고요.

그래서 도타 2를 계속 하고 있어요. 직접 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더라고요. 능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요. 선수들이 말할 때 맥락이나 용어를 전혀 모르면 안 되니깐 꾸준히 경기를 열심히 보면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게임 분야에서 일하는데 힘들지는 않나요?

힘드냐고요? 의무적으로 하는 게 게임이라서 오히려 신나는걸요.(웃음) 남들은 게임을 하고 싶어도 참잖아요. 그런데 저는 게임하는 게 일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Q. 이제 리포터로 첫 발을 디뎠어요. 앞으로 어떤 리포터가 되고 싶은지 롤모델이 있나요?

롤모델을 구체적으로 정해두지는 않았어요. KDL을 보다 보면 해설진들이 중계 중에 정말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다른 스포츠도 그렇고, 그런 걸 보면 경기가 더욱 재밌어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현장에 있는 신나는 분위기를 전해주고 싶어요. 시청자들이 저를 보고 '아, 정말 이겨서 신나나 보다. 재밌는 게임을 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덩달아 신나게 할수 있는 리포터가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KDL을 지켜 보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KDL을 통해 처음 경험하는 부분이 많아요. 고쳐야 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도 많고요. 지금은 색깔을 정해서 나가기보다는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인사드려야 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팬들의 피드백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악플을 달지는 않겠죠? 그래도 악플에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엄청 의기소침해져서 페이스를 잃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