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에서 열리는 크로스파이어 세계대회! 이제 세계최강자를 가릴 일만이 남았다.

12월 5,6일에 걸쳐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CFS 2014가 열렸다. 14개 팀이 참가하여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두 팀만이 살아남았다. 중국의 EP클랜으로 합류한 모던과 베트남 'BEGIN'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모던은 자신의 손으로 형제팀과 자국에서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AG를 잡아냈고, 베트남 역시 NF에서 세대교체에 성공하면서 새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종주국은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 3년간 크로스파이어 세계를 호령한 국가는 단연 중국이었다. 세계 최대의 프로리그가 진행되고 있고, 이번 시즌에도 4개의 팀을 CFS 2014에 올려놓으며 최강의 위세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런 중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불리는 베트남이 결승에 올랐다. 과연 중국의 CFS 3회 연속 우승을 베트남이 저지할 수 있을까?


■ 중국 Modern.DYTV.EP - 최강의 중국, 그에 걸맞는 면모와 실력을 갖추다



이번 CFS 2014에 출전한 14개 팀 중 4개 팀이 중국 팀이었다. 크로스파이어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 중에서 가장 강력한 팀을 꼽자면 단언컨대 AG였을 것이다. 2014년 들어서 출전한 모든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전율적인 활약을 펼쳤고, CFS 2014 우승을 마지막으로 2014년을 AG의 해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AG가 토너먼트 드로우로 B조를 뽑으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EP 클랜 형제팀이 몰려있는 B조를 뽑게되면서 중국 팀간의 경쟁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 그래도 AG가 중국 팀들을 잡아내고 최소 4강에는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형제팀을 패자전에서 꺾은 모던 EP가 8강에서 AG를 잡아내면서 모든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반대로 말하자면, 모던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증명했다. AG와 격돌했던 8강전이 최대의 승부처였고, 여기서 수류탄으로 상대에게 심대한 피해를 입히는 장면이 두 번 나왔다. 수류탄으로 다수의 적을 폭사시키는 경우는 단순히 요행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상대의 동선을 완벽하게 파악했기에 가능했던 플레이가 맞다. 우리의 플레이가 읽혀서 허무하게 패한 라운드가 나오면 아무래도 사기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모던은 AG를 상대로 전술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셈이다.

가장 우려스러웠던 강적을 꺾은 이상 4강에서 만난 필리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필리핀이 기적의 행보를 선보이며 대회 최대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으나 모던의 흐름을 끊는 플레이에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결국 결승 진출에는 실패하게 됐다. 주요 선수들의 플레이에 의존하는 필리핀이 한계를 극명히 드러냈고, 이 단점이 결국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해버렸다.


■ 베트남 'BEGIN' - 중국을 막아설 유일한 대항마, 세대교체 예고



베트남이 중국 다음가는 크로스파이어 2인자라지만, 사실 CFS 2014의 결승 무대까지 오르리라고 예상한 팬이나 관계자는 거의 없다. 베트남 역시 모던과 마찬가지로 조별 경기에서 패자전으로 밀려나면서 결승은 커녕 토너먼트 진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베트남이 있었던 C조는 중국의 CP 클럽과 크파 신흥강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몰렸기에 패자전으로 향한 상황은 정말 큰 악재였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브라질을 꺾고 기사회생에 성공한 베트남은 8강에서 C조 1위 CP 클럽을 조우하게 됐다. 중국 팀들이 모두 반대쪽으로 몰렸기에 CP 클럽의 결승 진출을 막을 자가 없어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8강에서 고배를 마신 AG는 내심 우승은 문제없다고 말하면서도 베트남을 조심해야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었다. 아니나다를까, CP 클럽이 베트남에게 패배하면서 이변아닌 이변이 일어났다.

4강에서는 유럽의 PENTA 스포츠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전반전은 비교적 팽팽하게 진행되면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으나 베트남이 적의 후방을 공략하자 PENTA 스포츠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의외의 공격 루트로 침입해오는 적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스코어차이가 급격히 벌어졌고, 결국 베트남이 4강전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결승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크로스파이어에서 중국의 독주체제를 막을 수 있는 대항마로 늘 베트남이 거론됐었지만 이렇게까지 괄목한 성과를 거둔적이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항상 중국이 독식해오던 CFS에서 베트남이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이미 절반의 성과,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승자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항상 우리의 목표였다"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은 한 단계 이상을 앞서나가는 상대였기 때문이다.


■ 중국 대 베트남의 결승, 베트남의 유연한 전략이 키포인트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경기가 열렸고,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지만 이제 단 두 팀만이 남아 최후의 우승자를 가릴 일만이 남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팀 모두 패자전을 거쳐 이 자리에 왔다. 패자전은 조별 경기에서 벼랑 끝에 몰린 자들이 치르는 경기다. 모던과 베트남은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고, 위기가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 셈이다.

또한 두 팀이 강력한 중국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여기까지 오른 모양새까지 비슷하다. 모던은 201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AG의 야심찬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패배를 맛본 AG는 입장을 바꿔 중국의 우승을 간절히 응원하는 아군이 되었다. 지난 3년간 중국이 괜히 세계를 휩쓰는 것이 아닐 터, 크로스파이어 세계 최강의 위세를 과시하면서 이번 시즌에도 정상에 오성홍기를 꽃을 일만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역시 승리의 열쇠는 베트남이 쥐고 있다. 베트남도 8강에서 중국 정상급 실력자인 CP 클랜을 제압하고 여기 이 자리에 섰으나, 승리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전술을 쏟아부었다"라고 밝혔다. 결승은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만큼 8강, 4강보다 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할진데 이미 가진 카드를 모두 소모했다는 사실은 좋지 않은 악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베트남이 모던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전략적 유연성이다. 이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난 대목이 유럽과의 4강전 경기였다.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으며, 이를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과 배포도 충분했다.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간 중국이 쓸어담아왔던 CFS에서 첫 비중국팀의 우승을 기대해봐도 좋은 수준이다. 베트남 유저들은 NF에서부터 자국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그날이 드디어 도래했다. 3년간 넘을 수 없었던 아성을 자랑했던 중국을 꺾을 기회가, 세대교체에 성공한 'BEGIN'의 손으로 이루어질 순간이 왔다. 먼 이국 땅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펼쳐질 결승전에서 두 팀의 멋진 승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