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차기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OP'인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도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혹은 뜨고 있는 챔피언은 물론, 숨겨진 꿀챔과 하강세를 그리고 있는 챔피언들도 살펴보는 시간, 통계로 살펴본 현재 챔피언들의 전망과 현황! 주간 통계로 찾아뵙습니다. 이번에는 최근 패치로 부상한 챔피언 둘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이렐리아'와 '헤카림'입니다.

▲ 최근 랭크에서 핫~한 두 챔피언!


■ 여제의 귀환? '삼위일체' 변경과 함께 돌아온 '이렐리아'

리그오브레전드 초창기 시절, '이렐리아'는 '잭스'와 함께 꼽히던 대표적인 탑 라이너였습니다. 높은 효율의 패시브 효과는 물론,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스킬 구성으로 다루는 맛이 있는 이렐리아는 많은 장인 플레이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시즌2 시절, 탑 라인의 패자는 이렐리아인가 아니면 잭스인가를 두고 겨루는 장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이렐리아를 상대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신규 챔피언들의 탑 라인 가능성을 점칠 정도였으니, 정말 대단한 챔피언이었습니다.


▲ 라이엇 직원에게 스카이프로 따졌다는 이렐리아 장인 '윅드'의 일화도 유명했다.
(인벤 인터뷰 일부 캡쳐)


한때 끝발 날리던 챔피언 이렐리아였습니다만, 리그오브레전드 메타의 변화와 'Better Nerf Irelia'로도 기억되는 여러 번의 너프 끝에 그녀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여전히 이렐리아를 사랑하는 장인들은 있었지만 대회는 물론 랭크에서도 비주류 픽으로 전락하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 이렐리아의 픽&승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적용된 패치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요, 먼저 5.22 패치로 변경된 '구인수의 격노검'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6.7 패치로는 Q스킬의 마나 소모량과 공격 계수에 버프를 받기도 했고요. 요즘 들어서 다시 변경된 '구인수의 격노검'보다는 다른 아이템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이런 변화들은 한번 잊혀졌었던 이렐리아를 다시 연구하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렐리아의 상승세에 쐐기를 박은 것은 6.11 패치로 변경된 '삼위일체' 입니다. 삼위일체는 '광휘의 검', '탐식의 망치', '열정의 검' 이라는 세 하위 아이템을 합쳐 강화된 '주문 검' 효과와 체력, 마나, 치명타율, 공격속도,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등 종합적인 능력치 강화가 메인인 아이템이었습니다.

패치로 오랫동안 그 콘셉트를 유지하던 '삼위일체'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하위 아이템 중 하나인 '열정의 검'이 빠지고, 대신 공격속도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에 치중된 '쐐기검'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아이템 '삼위일체'의 옵션도 공격속도가 15% -> 40%로 증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역시 10% -> 20%로 증가했습니다. 대신 20% 치명타 확률은 삭제되었습니다.

▲ 낮아진 가격과 공속, 쿨감이 부각된 '삼위일체'의 변화


이 패치로 '갱플랭크', '코르키' 등 치명타 옵션을 활용하던 챔피언들은 울었지만, '이렐리아', '잭스'처럼 치명타 확률보다 공격속도,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가 유용한 챔피언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변경된 삼위일체는 이렐리아와 높은 궁합을 자랑했습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로 E스킬 '균형의 일격'등을 유용한 스킬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격속도 증가로 이렐리아 딜링의 핵심, W스킬 '비천어검류'의 매 공격 당 고정피해, 생명력 회복을 효과를 훨씬 더 잘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주력 '삼위일체'를 핵심 아이템으로 선택하던 이렐리아에게 간접 상향이 적용된 셈입니다.

삼위일체 덕분에 랭크에서 이렐리아의 픽&승률은 현재 크게 상승, 플레티넘 이상 티어에서 이렐리아는 탑 챔피언 중 승률 2위(53.91%), 픽률 1위(12.79%)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챔피언에 따라, 티어 구간에 따른 승률 변동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렐리아는 현재 전 구간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렐리아를 사랑해온 장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도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 치솟은 이렐리아 승률&픽률. (통계 출처: OP.GG, 플레티넘 이상)


주목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렐리아'는 기존 최고의 탑솔러로 꼽히고 있는 '에코', '마오카이', '트런들'과의 상대 매치에서 전혀 밀리고 있지 않다는 점인데요, 최근 랭크, 대회에서 오랫동안 S급 활약을 펼치던 '에코', '마오카이' 등이 스킬 기본 피해량이나 재사용 대기시간 증가 등 너프가 계속되면서, 삼위일체의 변경과 함께, 버프 패치도 적용된 이렐리아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오랫동안 활약하던 탑 챔피언들에게도 비교 우위에 선 모습 (통계 출처: OP.GG)


상승세의 이렐리아! 새로운 콘셉트로 정착된 삼위일체와 함께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이렐리아의 대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는데요, 이미 해외에서 그 가능성을 드러낸 이렐리아는 바로 어제, 6.11 패치가 적용된 LCK에서도 SKT T1과 MVP의 대전에서 세트마다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사용 조건이 필요한 챔피언으로, 주류 픽으로 사용될 것인지 조심스러운 분석이 많습니다만, 이미 여러 차례 너프가 적용된 탑 '에코' 등을 대신해 고정되었던 탑 챔피언 메타를 바꿀 가장 가능성 있는 기대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탱커로 굳어졌던 탑 라인, 이렐리아를 필두로 다시 공격적인 챔피언들도 기용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점멸하지 말고 달려라! '헤카림', 유체화 패치로 재등장!

패치로 급부상한 챔피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헤카림'입니다. 헤카림은 반마(半馬)의 형상으로, 그 모습처럼 이동과 관련된 스킬과 돌진, 밀쳐내기 등 콘셉트가 확실한 챔피언입니다. 거기에 그림자 군도 소속이라는 특징으로 광역 공포 궁극기로 한타의 포텐셜도 높았습니다.

개성 있는 콘셉트와 높은 포텐셜을 가진 헤카림은 탑과 정글에서 생각외로 높은 승률을 보이며 활용되던 픽이었습니다만, 계속된 너프와 '정글 캐리' 메타가 도래하면서 꽤 오랫동안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5.24 패치로 기본 능력치, 패시브 '출정'의 유닛 통과 기능을 삭제되고, 약간의 조정만 있었을 뿐 헤카림에 대한 이렇다할만한 상향 소식은 없었고, 결국 잘 쓰이지 않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랬던 헤카림이 변했습니다. 최근 랭크 픽&승률은 정글 챔피언 중 6위(10.79%), 1위(54.52%)를 기록하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조했던 픽률의 가파른 상승 폭은 주목할 만합니다. 승률 역시, 명백히 늘어난 픽률에도 불구하고 상승을 거듭해 현재 정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분명 최근 패치 노트에 헤카림에 대한 변화는 없었을 텐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헤카림의 상승한 승, 픽률. 특히 픽률의 상승 폭이 크다.
(통계 출처: OP.GG, 플레티넘 이상)


그 원인은 주변 환경의 변화, 즉 간접 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나와 상대가 겨루는 게임인만큼, 상대성의 원리가 늘 작용하고 있습니다. 내가 직접 강해지는 것도 이기는 한 방법이지만, 반드시 내가 가애지는 것만이 이기는 길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약화 되거나, 혹은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이 상향 조정된다면? 상대적으로 나 역시 강해진 셈입니다.

헤카림의 최근 랭크 상승세는 이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즉, 여러 간접적인 변경의 덕을 본 셈인데요, 먼저 6.10 패치로 상향된 '유체화'가 첫 번째 요인입니다. '유체화'는 재사용 대기 시간이 감소하고, 레벨에 따라 이동 속도 증가율이 증가하는 큰 상향이 적용되며, 원래 유체화를 잘 선택하지 않던 챔피언들도 최근에는 유체화를 채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헤카림은 '올라프', '블라디미르'와 함께 전통적으로 유체화가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었던만큼, 6.10 유체화의 상향 패치는 결국 헤카림의 상향과도 같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위 통계를 살펴보면 6.10 패치 직후 헤카림의 승률, 픽률은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 '유체화'를 자주 선택하던 챔피언들의 간접 상향!


두 번째 요인은 아이템의 변화입니다. 최근, 헤카림이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의 상향이 계속된 점 역시 헤카림의 입지가 넓어진 요인이 되었습니다. 6.9 패치를 통해 '잿불거인'의 피해량이 증가하여, 헤카림을 비롯한 '세주아니', '아무무' 등의 챔피언이 간접 상향 된 바 있습니다. 거기에 앞서 설명드린 것 처럼 6.11 패치로 변경된 '삼위일체'의 변화 역시, 헤카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 헤카림의 승률과 픽률을 상당히 끌어 올렸습니다.

▲ 헤카림이 자주 선택하는 아이템들의 전반적 상향.


헤카림의 최근 랭크 상승세의 마지막 요인은, 최근까지 대세였던 '캐리형 정글러'들의 약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직전 시즌, 랭크와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새로운 정글 시대를 열었던 '정글 캐리' 메타의 챔피언들이 계속된 밴런스 조정 너프로 인해 처음에 비하면 상당히 약체화 된 상태.

캐리형 정글러의 필두 세 챔피언, '킨드레드', '니달리', '그레이브즈'는 많은 너프가 적용된 상태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드레드'는 여전히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레이브즈'는 높은 픽률에 비해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니달리' 역시 너프 누적으로 최근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 전성기에 비하면 약세로 돌아선 '캐리형' 정글러들.


덕분에 랭크는 물론, 대회에서도 다시 '렉사이', '엘리스' 등의 정글 챔피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무무' 까지 등장할 정도로, CC와 탱킹 중심의 정글러들의 입지가 다시 올라온 셈인데요, 여러가지 간접 상향과 경쟁자들의 하향에 맞물려 헤카림의 활용성이 증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 이것이 '유체화' 헤카림 정글의 위용! (영상 출처: cvMax 유튜브)



최근 밸런스 패치와 소소한 변화가 계속해서 적용되면서, 잘 쓰이지 않던 챔피언의 부각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챔피언의 직접적인 상향, 하향뿐 아니라, '유체화' 같은 소환하 주문이나 챔피언이 주로 사용하는 아이템의 변경으로도 극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이루어질 패치 또한 중요할 텐데요, 어떤 의도로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통찰하고, 또 어떤 챔피언들이 영향을 받을지 살펴보는 것이 다른 소환사보다 한발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은 역시 현재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파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추세 파악 역시 유저 여러분들에 협곡 탐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