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팀에서는 섬머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새내기로 합류하여 10위 시즌을 마감한 팀, '에버8 위너스(이하 에버8)'다.
■ 챌린저스의 터줏대감, 반전 드라마 집필하며 LCK에 합류하다
위너스는 언제나 '챌린저스의 강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다. 인상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기에, '언젠가는 LCK로 올라가지 않을까'하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에버8의 챌린저스 리그에 행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다른 챌린저스 팀과 비교해서 전력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특별한 강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뒷심도 부족하여, 역전패도 종종 내주곤 했다.
반면,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 ESC 에버는 케스파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승강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롤챔스로 승격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가장 부러워했을 팀이 바로 에버8이었을 것이다.
에버8의 승격에 있어 걸림돌이었던 ESC 에버는 더이상 챌린저스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에버8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더 험난해졌다. 롤챔스 전통의 강호 CJ 엔투스가 챌린저스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였다. 챌린저스의 CJ 엔투스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다른 팀들을 압살했고, 단 한 번의 패배없이 정규 시즌 1위를 달성한다. 에버8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며 2위 자리를 지켰으나, CJ 엔투스에 비해 경기력이 다소 떨어져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챌린저스 포스트 시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롤챔스 섬머 승강전에 반전이 일어난다. 에버8이 무패우승을 달성한 CJ 엔투스를 잡아내고, 이어펼쳐진 콩두 몬스터전까지 승리하며 롤챔스 승격에 성공했다.
그저 운이 좋아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었지만, 그 중에서도 미드라이너 '셉티드' 박위림의 활약이 빛났다. '반짝'하는 경기력이 아닌,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했기에, 팬들은 이 선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승격이 확정되자, 에버8은 그간 롤챔스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하차니' 하승찬을 영입했다. 하차니는 롤챔스 결승 무대도 밟았을 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고, 이 경험은 에버8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렇게 에버8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그토록 염원했던 꿈의 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다.
■ 롤챔스에 등장한 또 하나의 별? 셉티드, 롤챔스에 '셉빠이 열풍' 일으키다!
드디어 롤챔스 무대를 밟은 에버8.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데뷔전인 아프리카 프릭스 전에서는 비록 2:1로 패했으나, 경기 내용은 좋았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경기였기에, 오히려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승격팀이 가장 원하는 것은 최대한 빠른 첫 승리다. 승리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팀 분위기도 처지고 조바심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럴수록 승리와는 더욱 멀어지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에버8은 비교적 빠르게 첫 고비를 넘겼다. 아프리카전 분패 이후, MVP전에서 2:0, 깔끔하면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 과정도 아주 훌륭했다. 모든 게 에버8이 의도한대로 흘러갔다. 하차니가 중심을 잡아주자 팀의 운영이 살아났다. 여기에, 정글러 '말랑' 김근성의 창조적인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빛났던 것은 바로 '부동의 에이스', 셉티드였다. 셉티드는 1경기 2경기 모두 엄청난 경기력으로 MVP를 찍어 눌렀다. 특히, 2세트에서 보여준 카시오페아 플레이는 안정적이면서도 엄청난 캐리력을 보여주었기에 모두를 놀라게했다. 일부 팬들은 셉티드를 두고 '제2의 페이커'가 등장했다고 말하며, 그에게 페이커의 별명 '센빠이'에 셉티드를 덧붙인 '셉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축을 잡아주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 센스있는 플레이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정글러, 그리고 엄청난 폭발력의 에이스까지 갖춘 에버8. 시작은 꽤 괜챊았다. 여기까지는 말이다.
■ 역시나 만만치 않은 무대. 결국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에버8
인상적인 모습으로 첫 승을 올리는 데 성공한 에버8. 어쩌다가 우연으로 따낸 승리가 아닌, 경기력으로 따낸 승리기에 순항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에버8의 생각대로 풀리진 않았다.
롤챔스에 출전하는 팀들은 선수들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스텝들의 역량 역시 엄청나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조금의 약점이 발견되면 그곳을 집요하게 노린다. 에버8 역시 이러한 상대팀의 분석과 견제를 피할 수 없었다.
많은 팀들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목되었던 봇 라인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여기에, 에버8은 많은 부분을 셉티드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셉티드가 잘 안풀린다면 게임 전체의 운영이 힘들어졌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상대는 셉티드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에 집중했고, 이 판단은 정확하게 에버8의 급소에 꽂혔다.
그렇게 에버8은 리그에서 단 3승만을 거둔 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승강전을 준비하는 입장이 되고 만다.
■ 입장이 바뀐 채 승강전을 맞이하게 된 에버8,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한다.
승강전으로 떨어진 에버8. 냉정히 말해, 2017년의 여름은 에버8에게 있어 고통 그 자체였다. 약점은 약점대로 공략당하고, 장점은 그대로 봉쇄되었다.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해서 운영 싸움으로 넘어가도, 뒷심 부족으로 역전되는 경기가 번번이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얻은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성과는 걸출한 탑 라이너의 발굴이다. 시즌 중반부터 출전한 '기인' 김기인은, 현 탑 라인 트렌드에 적합한 플레이를 펼치며 에버8에 힘이되었다. 여기에, 준수한 캐리력까지 갖춰 셉티드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탑 라인의 전력 보강으로, 적어도 '상체'만큼은 다른 팀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 탑 라인이 잘 풀리자, 원래부터 팀의 캐리를 담당했던 '말랑'-'셉티드'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이같은 모습은 에버8의 시즌 마지막 경기인 MVP전에서 잘 드러났는데, 탑-정글-미드 세 명의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에버8이 손에 넣은 강력한 상체의 힘. 이 힘은 롤챔스에서도 통하는 것이 증명되었다.
에버8은 이제 승강전을 준비해야한다.
만일 여기서 미끄러져 챌린저스로 떨어진다면, 언제 올라올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그동안의 승강전 결과로 미루어볼 때, '롤챔스의 경험'이 그렇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간 챌린저스 팀들은 승격에 대한 '간절함'을 경기력으로 바꿔 롤챔스 팀들을 끌어내렸다. 멀리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다. 에버8 역시 그렇게 올라온 팀 중 하나니까.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에버8이 지키는 쪽이다. 에버8은 '간절함'으로 무장한 도전자들을 이겨내야 한다. 어렵게 롤챔스에 합류한 그들이기에, 챌린저스 팀의 무서움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쉽지 않은 경기기 될 것도 말이다.
에버8에게 필요한 건 결과다. 과연 그들은 잔류에 성공해서 다음 시즌에도 롤챔스에서 뛸 수 있을까? 절대 져선 안될 중요한 경기가, 에버8을 기다린다.
■ 에버8 위너스의 2017 롤챔스 섬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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