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팀에서는 섬머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ROX Tigers(이하 락스)다.
■ 기대와 다른 출발, 섬머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던 락스 타이거즈
지난 시즌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던 락스는 팬들의 많은 기대감과 함께 섬머 시즌을 시작했다. 기존에 락스 이미지를 대표하던 모든 선수들이 떠났고, 전혀 다른 색의 선수들로 그 자리를 채웠던 락스는 스프링 시즌을 6위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겠지만,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팀치곤 괜찮은 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때문에 락스는 섬머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락스는 탑과 정글의 로스터를 돌려가며, 선수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맞춘 로스터를 활용했는데, '린다랑-성환' 조합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진에어와의 1세트에서 제이스를 선택한 린다랑은 8데스를 기록하며, 게임을 마무리 지었는데,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2세트에선 '샤이' 박상면이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 결과는 2:0 참패를 기록. 또한, 경기력도 기대에 못 미쳐서 였을까? 팬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어서 쾌조의 출발을 한 삼성 갤럭시(이하 삼성)와 격돌한 락스. 여전히 큰 불안감을 안고 있는 상태의 락스는 다시 한번 '린다랑-성환' 조합으로 1세트를 진행했다. 한타 한방으로 삼성을 무너트린 락스가 삼성을 상대로 1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내주며 2번째 경기마저 패배를 기록했다.
약간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던 이유는 삼성전에서 보여준 락스의 '전투력' 때문이었다. 상승세를 타던 삼성에 한타로 일격을 날리며 1세트를 가져왔는데, '미키-키'의 캐리력이 돋보였다. 또한, 언제나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인 '상윤' 권상윤은 기복 없는 모습으로 여전히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상 출처 : OGN)
■ 최우선 과제는 강등권 탈출! 안정적인 경기력이 필요할 때
여전히 기대와 다르게 락스의 경기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락스의 캐리 라인이라고 볼 수 있는 '미키-키'의 폭발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린다랑-성환'도 딱히 나아진 모습을 볼 순 없었다. 특히, 샤이의 건강 문제로 락스의 안정감을 올려주는 조합인 '샤이-마이티베어'를 기용할 수 없던 상황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키-키'조합은 게임이 잘 풀릴 때는 엄청난 슈퍼 플레이를 밥 먹듯이 하지만, 그만큼 큰 기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샤이-마이티베어' 조합으로 초반부터 게임이 터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확실히 팀 전체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을 실어주었었다. 하지만, 안정감을 살릴 수 없는 락스의 경기력은 불안했다. 또한, 샤이를 바로 기용할 수 없었기에 '린다랑-마이티베어' 등 실험적인 로스터를 사용하며, 팀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락스가 bbq Olivers를 잡아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상황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경기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bbq를 잡아낸 것이 락스가 잘했다고 보긴 힘들어서였다. 또한, '린다랑-성환' 조합도 팀의 전체적인 안정감이나 캐리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특히, 운영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미스는 락스를 손쉽게 패배로 몰아넣곤 했다.
다만, 이번 시즌 초반에 bbq와 MVP, Ever 8 Winners가 모두 락스와 비슷한 처지였기에, 강등권 싸움은 유효했다. 특히,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bbq와 승점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MVP가 있었기에, 강등권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남은 경기 일정을 생각하면, 락스의 앞길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영상 출처 : SPOTV)
■ 너무 빠르게 쌓아버린 패배. 2라운드를 노려도 어두운 락스의 미래
원래 락스의 이미지는 호전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는데, 미키가 잘 다루는 챔피언들이 메타와 맞지 않고,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챔피언도 너프의 화살을 피해 가지 못했다. 또한, 밴도 10개로 늘어나면서 고정 밴 챔피언을 제외하고도 집중 견제가 가능해, 미키의 캐리력이 쉽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미키가 게임을 끌어가지 못한다면, 상윤이 게임을 끌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딜에게 캐리력을 부여하기 위한 시간을 벌지 못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 많은 미스가 있었고, 원딜이 힘을 기르기도 전에 게임을 그르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여전히 '전투력'만을 놓고 봤을 때는 충분한 잠재력이 느껴졌지만, 이것만으로는 포스트 시즌을 바라보기 힘들었다.
반전을 꾀하기 위해선 2라운드를 내다봐야 하는 락스. 하지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패를 적립해버렸다. 그나마 1라운드 막바지에 bbq와 MVP를 연달아 잡아낸 락스가 3승 고지에 올랐고, 일단 가장 급한 문제였던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미키가 로스터에서 제외되었다. 계약이 종료된 미키가 락스와 결별했고, 빈자리에 신인인 '라바' 김태훈과 전 RSG 소속 미드라이너였던 '크로우' 김선규를 영입했다. 기존에 캐리의 핵심을 담당하던 미키가 이번 시즌 기량이 좋진 않았지만, 완전 신인인 라바와 챌린저스 출신의 크로우의 영입은 다소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였고, 언제나 락스에게 부족했던 '안정성'을 채우거나 캐리력을 보충하는 데도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락스는 2라운드 첫 경기인 kt 롤스터와의 대결에서 2:1로 승리하는 데 성공한다. '상윤-키'의 봇 듀오 캐리력이 폭발했고, 안정감을 심어준 샤이와 불안했던 모습을 씻어낸 성환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영상 출처 : OGN)
■ 힙겹게 탈출한 강등권, 다시 한번 과제를 풀어야 성장할 수 있는 락스
kt 롤스터라는 대어를 잡아내며, 경쾌한 출발을 알린 락스. 하지만, 이번에도 기대와 달리 MVP에 1승을 따낸 것 이외엔 연이어 패배를 기록하며 다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경기 후반 각성하여 매섭게 추격하는 MVP의 기세도, 락스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락스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사실이 있다면, 마지막 BBQ전만 따내면 자력으로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bbq를 상대로 1세트를 먼저 따낸 락스가 승강전 탈출을 확정했고, 3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장기전 끝에 bbq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정규 시즌을 6승 12패, -10점으로 마무리 지은 락스의 최종 성적표는 7위. 간신히 승강전을 면한 락스의 섬머 시즌 초라한 성적표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7위에 머무른 락스. 지난 스프링을 생각한다면,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된 것이 아닐까 싶다.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했던 스프링 시즌을 결산했을 땐 불안함보단 기대감이 앞섰다. 새로운 팀으로 출발했지만, 정규 시즌을 6위의 호성적으로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나아졌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고 시작한 이번 섬머 시즌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못한 결과로 돌아왔다.
새로운 팀원 간의 호흡, 개인 기량부터 팀의 색깔까지, 많은 과제를 이번 시즌에도 풀어내지 못한 락스. 부족한 부분, 즉 과제가 있다는 것은 아직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 과제를 풀지 못한다는 것은 발전 없이 그 자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수 개인의 기량뿐 아니라, 확실하게 팀 색깔에 맞는 옷을 찾는 것이 락스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일 것 같다.
■ 락스 타이거즈의 2017 롤챔스 섬머 결과
Ka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