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제는 대 향로의 시대를 걷고 있는 서포터 메타입니다.

▲ 왠지 배려심이 깊을 것만 같은 향로 서포터들


■ 아직까지도 솔랭은 '불타는 향로' 메타가 대세!

최근 서포터들의 최고 화두는 역시 '불타는 향로'가 아닐까 합니다. '불타는 향로'는 힐이나 방어막 기술을 가진 서포터 챔피언들이 주로 선택하는 보조 아이템으로, 아군에게 각종 버프 효과를 부여하는 아이템이죠. 그러나 과거에는 그다지 주목 받는 아이템은 아니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7.9~7.14 패치로 보조 서포터를 위한 '고대 주화' 계열이 개선되었죠. 골드 획득량이 증가되면서 부유해진 보조형 서포터들이 빠르게 선택할 보조 아이템을 물색하였고, 마침내 '불타는 향로'가 재발견되었습니다.

마침 때는 치명타 아이템들의 개편 등으로 '케이틀린-코그모-트위치' 등의 캐리형 원딜들이 다시금 활약하기 시작하던 시기. 원딜의 캐리력을 강화하는 '불타는 향로'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 '불타는 향로'를 낳은 '고대 주화' 개선과 '캐리형 원딜'의 재부상


이렇게 재발견된 '불타는 향로'는 캐리형 원딜 입장에서 더할나위 없는 보조형 아이템이었습니다. 서포터의 회복 및 보호막 효과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6초동안 공격속도가 20~35% 증가하고 적중 시 20~35의 체력을 흡수(너프 전)하는 효과를 부여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향로가 제공하는 '흡수' 효과가 아주 독특한데요. 보통 떠올리는 '도란의 검'이나 '흡혈의 낫' 등이 제공하는 생명력 흡수와는 달리, 향로의 '흡수' 효과는 적에게 피해도 주고, 체력도 회복하는 이중 구조로 되어있죠. 결국 효과를 받은 원딜은 체력 회복은 물론, 평타에 추가 공격력을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특히 평타 딜링이 강력한 캐리형 원딜들이 강력한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으로 원딜이 '루난의 허리케인'을 조합하는 것도 굉장히 유명한데요. 향로의 적중 시 효과가 루난의 추가 공격에도 모두 적용되면서, 향로 효과+루난을 사용하는 원딜은 적의 집중 공격에도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입니다.

▲ 향로의 효과는 '루난의 허리케인' 공격에 모두 적용된다


결국 '고대 주화(풍부한 골드 획득)', '불타는 향로(꿀같은 종합 버프)', '캐리형 원딜(다시 돌아온 평타 원딜)'의 삼박자가 딱딱 갖춰지면서 '잔나'로 시작된 향로 서포터 메타는 향로가 너프된 현재 7.17 버전까지도 굳건히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포터 챔피언들의 승률 상위를 살펴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서포터 챔피언 기준, 1위부터 4위까지는 '불타는 향로'를 활용하는 챔피언들이 차지했습니다. 5위가 되어서야 기존에 고승률을 자랑했던 서포터 '블리츠크랭크'가 등장하죠.

▲ 최근 일주일 서포터 챔피언 승률 상위 5 (통계 출처: fow.kr)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여러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역시 직접적으로 버프 효과를 체감하는 원거리 딜러들의 반응이 아무래도 와닿습니다. 향로 버프의 '뽕(?)' 맛을 보게된 원딜들이 향로를 선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포터들의 대우가 좋아지는가 하면, 향로=서포터라는 짤이 돌아다닐 정도로 향로의 능력을 유저들이 크게 체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향로는 원딜도 양보하게 한다...?

▲ 심지어 이런 짤이 유행하기도

▲ 향로가 완성되면 승리를 점치기도 한다. (인벤 닉네임 '피까츄'님의 팬아트)


■ '불타는 향로'가 지배한 협곡의 메타, 적절한 너프와 버프가 적용되기를

이처럼 오랫동안 '불타는 향로' 서포터 메타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해 너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는데요. 아이템이 완성되면 그 강화효과를 체감할 정도로 강력한만큼, 어느정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대체로 동의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얼마전에 적용된 7.17 패치에서는 '불타는 향로'에 대한 수치 조정이 적용되었는데요. 기존의 공속 20~35%, 흡수 20~35 버프가 고정 25%, 25로 조절되었습니다. 비교적 빠르게 완성한다곤 하지만 총 2300골드가 필요한 아이템인만큼 후반 구간 하향이 더 중요한 변경이었죠.

그러나 적은 수치 하향정도로 그친 너프였기 때문에 패치가 적용된 이후에도 여전히 랭크에서는 서포터들이 '불타는 향로'를 선택하는 현상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 미묘한 너프 적용된 7.17 '불타는 향로' 패치


다소 밋밋한 변화로 그친 7.17 패치 외에, 유저들이 바라는 너프 방향에 대해서도 짚어볼까 합니다.

쟁점은 역시 '불타는 향로'의 흡수 효과에 대한 말들입니다. 다른 아이템들과는 달리, 향로의 흡수 효과는 적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여기에 '루난의 허리케인'이 더해지면 생명력 흡수를 손쉽게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기본적으로 '루난의 허리케인'의 추가 공격은 평타 효과가 적용되도록 되어있지만, '케이틀린'의 '헤드샷' 패시브 카운트를 제외한것처럼 밸런스를 생각한 변경을 고려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루난의 허리케인'은 패치로 '헤드샷' 카운트를 올려주지 않도록 변경되었다


설명드린 것처럼 아직까지 '불타는 향로'는 다소 불균형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적절한 너프와 버프로 풀어보는 것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부작용도 있긴 했습니다만, '불타는 향로'의 재발견은 그동안 승률이나 사용이 저조했던 보조형 서포터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솔로 랭크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지만 LCK를 살펴보면 생각만큼 향로 서포터 메타가 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강력한 버프 효과를 발휘하기 전에 잘 짜인 한타 연계를 통해 극복해 내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현재 랭크의 서포터 편중 현상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향로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서포터 챔피언을 상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7.17 패치에서 스킬이 일부 수정, 상향된 '레오나'가 좋은 예가 될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레오나는 8월 25일 기준, 52.6%의 승률과 10%대 픽률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불타는 향로'에 적절한 너프와, 다른 챔피언들의 적절한 버프가 아우러져 다양한 형태의 서포터들을 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