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새벽, 유럽과 북미 지역의 플레이오프가 마무리되면서 블리즈컨에서 열릴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 파이널(이하 HGC 파이널)에 출전할 팀들이 모두 확정됐다. 블리즈컨 2017현장에서 진행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자리를 탈환할 것인지, 아니면 미드 시즌 난투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럽 지역의 강세가 이어질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HGC 파이널은 지난 시즌보다 4팀이 늘어난 총 16팀이 출전하며, 4팀씩 한 개조를 이뤄 그룹 스테이지를 진행하는데, 각 지역은 리그 1, 2위 팀을 비롯하여 3~6위 간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한 팀이 추가되어 총 3팀이 출전하며, 대만과 동남아, 오세아니아, 라틴 지역에서 선발된 4팀이 합류한다. 한국 대표팀으로 MVP Black과 L5, Tempest가 출격한다.

이에 인벤은 HGC 시즌2의 마무리를 앞둔 지금, 한국 HGC 해설로 활동하고 있는 'King' 신정민, 'OPrime' 서형욱, 'Gclef' 나형기에게 그간의 이야기와 HGC 파이널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HGC KR 해설진 'OPrime' 서형욱, 'Gclef' 나형기, 'King' 신정민



Q.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터뷰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벤 여러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서형욱 : 안녕하세요. 막내 해설 'OPrime' 서형욱입니다.

신정민 : 안녕하세요. 게임 해설 'King' 신정민입니다. 반갑습니다.

나형기 : 안녕하세요. 한국 글로벌 중계를 맡은 'Gclef' 나형기입니다. 이번 인터뷰가 세 번째인데, 오늘도 재밌게 놀다 가겠습니다.


Q. 여러분들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HGC 중계진 이외에 특별히 하고 있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나형기 : 주말에는 중계를, 주중에는 준비를 하다 보니까 연말이네요. 2월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블리즈컨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그냥 일 년이 훌쩍 지나갔어요. 지난번 인터뷰 때 이야기한 영웅 공부는 매주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하나가 목표였는데,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는 말처럼 계속 늦어지고 있네요. 중계 이외엔 OGN에서 주는 번역일도 하고 있고요.

서형욱 : 저는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중계가 없는 날은 강의를 들으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 외에는 이것저것 게임도 하고요.

신정민 : 일단은 해설 경력이 조금씩 쌓이면서 다른 게임 해설을 하고 있어요. 단발성이긴 하지만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네요. 그러면서 개인 방송을 틈날 때마다 꾸준히 하고 있고요. 조금 더 해설자의 내공을 키워보려고 여러 가지로 준비도 하고 알아가고 있어요.


▲ 점심 시간에 진행된 해설진 인터뷰, 식사를 기다리는 신정민 해설



Q. 그러면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죠. 이제 블리즈컨을 제외하면 2017 HGC 시즌이 종료되는데, 이번 시즌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신정민 : 아무래도 HGC 코리아는 테스트 성격을 띤 것 같습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풀리그 형식으로 진행됐고, 경기 수가 많아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죠. 하지만 리그 자체의 구조, 상금 배분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좀 약하지 않았냐는 아쉬움이 있어요. 분명히 좋아진 점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았던 시즌 같아요.

나형기 : 일 년 동안 경기가 정말 많아서 선수들의 이미지메이킹, 어떤 영웅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는 등의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되었죠.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선수들의 상향평준화가 시작됐어요. 한국의 경우, 경기력이 상향평준화가 빠른 지역인데, 이번 리그 구조 개편으로 해외 리그가 급성장했어요. 지난 미드 시즌 난투를 보면 어떤 면에서는 유럽 리그가 앞서나갔다고도 볼 수 있죠. 다음 시즌이 기대되요.

서형욱 : 선수들이나 게임이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랄까요? 한국 리그만 놓고 보자면 선수들의 실력이나 실력외적인 부분에서 긴장해야할 지점이 생긴 것 같아요. 지난 시즌에 비해 한국 선수들이나 팀이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는 느낌도 조금은 옅여졌고요. 어떤 면에선 똑같은 조건이 주어지면서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줄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만큼 해외 선수들의 성장폭이 상당해요.


Q. 리그가 온라인 중계로 전환된 부분은 아쉽지만, 시청자의 수는 거의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여줬죠. 이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서형욱 : 전 아직까지 오프라인 무대에서 중계를 해본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죠. 선수와 팬의 거리가 너무 멀어진 기분이랄까요?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느낌 자체가 다르니까요. 직관의 분위기, 현장감을 느껴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죠.

나형기 : 제가 글로벌 해설이라 그런지 몰라도 히어로즈 글로벌 채널은 하나의 채널에서 경기가 계속 이어지는 구조에요. 한국과 유럽 그리고 북미 대회를 하나의 채널에서 볼 수 있죠. 이런 부분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블리자드가 원하는 방향도 그렇고 주말에 언제든 히어로즈 채널에 접속하면 경기를 볼
수 있죠.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시청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흥행에는 성공했다고 봐요.

신정민 : 경기를 즐기는 시청자의 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한국도 기존 슈퍼리그보다 시청자 수가 늘었죠. 그런데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뭐랄까요. 한국 e스포츠의 상징성? 팬들의 직관 문화와 다른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감이 있다는 것, 이런 부분이 없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죠. 이러한 부분이 보완됐더라면 더 좋은 시즌이었을 것 같아요.

아무리도 슈퍼 리그 시즌3에서 해설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경기장이 만석으로 가득 찼을 때의 떨림이랄까요? 팬들의 열정과 떨림을 느껴봤던 사람으로서 온라인 중계는 아쉬움이 크죠. 마지막 시즌에 현장을 찾았던 팬들의 관심이라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줄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아요.


▲ 신정민 해설이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Q. 글로벌 중계는 한국 채널보다 많은 시청자가 찾는데, 특별히 부담감은 없는지?

나형기 : 시청자 수와 상관없이 시즌 초에는 처음이다 보니 부담감이 상당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 시청자들이 힘이 되죠. 요즘은 부담감이라고 하면 더 재미있는 중계를 하고 싶다는 욕심? 울프도 저도 개그 욕심이 생겼어요. 좀 더 재미있는 중계를 해보려고요.

아무래도 해외 기준으로는 새벽이다 보니 재밌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확 줄어요. 졸면서 보는 거죠. 그리고 시즌1 시절에는 퇴근하고 나서 한국 경기는 꼭 챙겨봤어요. 제가 뭐가 부족한지, 한국 중계진들의 중계는 어떤지 매번 체크했거든요.


Q. 게임 내적으로는 2지원가 메타가 대세인데, 이 메타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시는지?


나형기 : 일단은 조별 그룹스테이지를 봐야겠죠. 2지원가 체제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지 북미나 유럽의 경우엔 빈도가 좀 덜해요. 분명히 승률 자체는 2지원가 체제가 좋은데, 유럽이나 북미의 강팀들을 상대로는 조금 의문이 들죠. 특히, 2지원가는 운영 조합에 약하거든요. 이에 대비해서 한국 팀들은 새로운 조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여요.

서형욱 : 2지원가 체제에 대해서는 템페스트와 L5의 경기에서 제대로 약점을 드러냈다고 생각해요. 운영도 운영이지만 버스트딜이나 소냐 같은 픽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는 점. 이러한 부분이 블리즈컨의 키포인트 같아요.

경기를 중계하면서도 이야기했는데, 북미나 유럽에선 덜 쓰이는 2지원가 체제가 한국과 중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2지원가 체제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블리즈컨에서는 현재 한국 경기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해요. 물론, 태사다르의 경우엔 좀 예외죠.

신정민 : 2지원가 메타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유는 팀에 피지컬이 뛰어난 에이스 선수를 몰아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딜도 나오고요. MVP 블랙의 Reset이나 L5의 sCsC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른 팀에서는 그 둘을 따라갈 만한 클래스의 선수가 없으니까 위협적이라는 느낌이 덜했던 것 같아요. 실력 차가 나는 팀들의 대결에서는 그냥 그 차이를 보여줬던 것이 아닌가 해요. 템페스트의 Lockdown도 뛰어난 선수지만 평딜러를 그 정도로 잘 쓰진 못한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형욱이가 이야기한 템페스트와 L5의 대결을 보더라도 2지원가 메타가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랄레스 중위가 2지원가 조합의 핵심이다 보니 진입을 하면서 순식간에 제압하면 그만이거든요. 계속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면서 메타가 바뀔 것 같아요.

최근 경향에서는 2지원가 메타가 오히려 약점을 드러내지 않았냐고 생각해요. 오히려 한국 팀들의 색깔이랄까요? 한국의 2지원가 메타와 해외의 2지원가는 느낌이 좀 다르다는 것도 있죠. 제가 생각하기엔 한국 팀들은 좀 수비적이라고 한다면 해외의 2지원가는 유틸성이나 변수 창출 능력에 무게를 두죠. 그래서 블리즈컨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이러한 메타들이 격돌하면서 우승한 팀이 최고가 되겠죠. 블리즈컨이 끝나면 이야기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Q. 이외에도 영웅들이 다수 추가되면서 2밴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신정민 : 한 시즌이 1년인데, 총 10밴까지는 년 단위로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17시즌이 4밴이었다면 18시즌은 6밴까지, 그리고 19시즌엔 8밴으로 늘려가는 방식이요. 선수들이 연구를 많이 하려면 밴 카드가 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게 보는 재미도 좋아질 것 같고요.

나형기 : 저도 동의해요.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미드 시즌 난투를 기점으로 밴 카드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덧붙여서 밴픽의 순서도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은 처음과 중간에 밴 카드를 사용하는데, 어디에 추가할지에 따라 밴픽 싸움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거예요. 물론, 선수들은 머리가 아프겠지만, 중계하는 입장이나 보는 입장에서는 더욱 흥미로울 것 같아요.

서형욱 : 프로들의 경기에서는 영웅을 고르는 것보다 밴 카드와 조합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밴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피지컬보다 전략 전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더 풍성한 경기를 위해서라면 밴 카드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 같아요. 선수들의 스타일도 다양해지고요. 단순히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보다 머리를 잘 쓰는 선수, 밴픽 전략이나 조합을 잘 짜는 선수들도 나올 것 같아요.


▲ 점심으로 선택한 돈까스가 마음에 들었던 신정민 해설




Q. 미드 시즌 난투 이후에 유럽 지역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해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나형기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유럽의 강세가 이어질 것 같아요. 지금 상위권에 있는 유럽 팀들이 메타를 리드하고 있기도 하고 이를 견제하고 있는 MVP 블랙 선수들의 말만 들어봐도 지금은 유럽이 대세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이러한 메타에 적응한다면 한국의 역습도 가능할 것 같아요.

서형욱 : 유럽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리그 순위표를 봐도 이해가 되요. 최하위인 Team Good Guys (2승 12패)와 1위 Fnatic(13승 1패)를 제외하면 경기마다 순위표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리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확실히 실력적인 부분에서 상향 평준화가 진행됐죠. 선수들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메타에 대해 연구하고 길을 찾아 나가고 있어요. 기본적인 실력 차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경쟁이 계속되니 유럽 지역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에서 상중하로 나뉜 한국의 리그 구조는 아쉽죠. 히어로즈는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경쟁해야 실력이 늘어나거든요. 아무래도 이런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신정민 : 유럽이나 북미는 상향 평준화가 잘 진행된 지역이죠. 하위권 팀들이 상위권을 위협할 정도로 폼이 올라가고 있어요. 경쟁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선순환하고 있는데, 한국 리그는 상중하가 너무 명확하다 보니 상위권 팀들이 보여주고 있는 연습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팀의 전략이나 호흡이 굉장히 정교해서 이 팀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보다는 특정 선수의 피지컬이나 캐리력이 눈에 띄죠.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연습을 통해 한층 더 정교해지고 가다듬어진 팀을 만났을 때에 그 합에서 나오는 시너지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에요. 리그 안에서 경쟁이 약해지다 보니 상위권 팀들이 좀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성장 가능성도 풍부한데, 위기의식이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이런 면에서 오는 느슨함이 있어요.

물론, 팀마다 피나는 노력과 연습이 있겠죠. 하지만 리그 자체의 경쟁이라던가 분위기가 좀 아쉬워요. 그래도 한국 팀들이 세계 무대를 경험할 때마다 변화하는 부분이 있기에 이번 대회도 기대가 되죠. 우승하건 패배를 하던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조금만 더 바라는 게 있다면 한국 리그가 진행되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생겼으면 하죠.


Q. 그렇다면 이번 블리즈컨에서 한국팀들의 성적을 예상해보자면?

신정민 : 한 팀은 결승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해요. 한국 대표팀이라면 어느 팀이라도 결승에 올라갈 자격이 있어요. 유럽의 Fnatic이나 Team Dignitas 정도가 결승 문턱에서 한국을 위협할 상대인데, 이 정도는 돌파하지 않을까요? 물론, 우승이라는 것이 해외라는 낯선 환경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는지, 특정 메타나 분위기의 중심을 한국에서 가져와야 우승할 것 같아요. 지난 미드 시즌 난투처럼 유럽 팀이 주도하는 분위기에서는 힘들 수도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의 우승 가능성은 분위기를 얼마나 주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서형욱 : 최소 4강에 두 팀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해요. 유럽 두 팀, 한국 두 팀의 4강전이요. 이번에는 각 지역에서 3팀이 출전하는데, Fnatic과 Team Dignitas만 세계 무대 경험이 있죠. 이 경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어요. 특히, 블리즈컨처럼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것은 하나의 벽이 더 있는 셈이죠.

나형기 : 그룹 스테이지의 결과와 대회 진행 방식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최악의 경우, 유럽 팀을 자주 만나면서 4강에 한팀도 못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한국과 유럽 지역의 양강 구도를 예상해요.


▲ 식사를 마친 HGC KR 해설진들의 담소


Q. 이외에도 다른 지역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만한 팀이 있다면 어떤 팀일까요?

서형욱 : 혼란스러운 유럽 리그에서도 어떤 전략을 꺼낼지 예측할 수 없었던 Team expert를 꼽고 싶네요.


Q. 이번 2017시즌에서 최고의 자리의 오를 팀을 예상해본다면?

서형욱 :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Fnatic 화이팅!

나형기 : 전 L5를 예상해요. 개방적인 팀 이미지도 이미지고, 메타의 적응력이 뛰어난 팀이거든요.

신정민 : 저도 L5요. 템페스트와 경기를 보면서 L5가 우승하지 않을까 싶어요. 단시간은 아니지만, 시즌2 리빌딩 이후에도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낸 점이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성장 폭을 보면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가정하에 한 번 더 사고를 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 이번에도 Fnatic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서형욱 해설



Q. 이번 블리즈컨에서도 새로운 콘텐츠가 예고될 것인데, 다가올 업데이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형욱 : 워크래프트3 시절에도 나이트엘프 유저여서 그런지 마이에브가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게임 시스템에서는 빠른 대전 매칭이 좀 바뀌었으면 해요.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라면 로딩 창에서 부터 승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쉽죠.

나형기 : 우선, 블리즈컨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볼스카야 업데이트가 놀라웠어요. 과연 블리즈컨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콘텐츠를 예고할지 모르겠지만, 기대가 돼요. 개인적으로는 하스스톤의 여관 주인 성우인 이장원 성우의 아나운서 팩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신정민 : 큰 업데이트보다 아직 모자란 부분, 혹은 아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업데이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와 상대방의 체력이나 숫자에 관련한 정보들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해요.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유저 편의를 위한 인터페이스 업데이트를 바라고 있어요. 이외에도 과거 유물 시스템처럼 영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강화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어떨까해요. 특성 하나로는 유저들의 색깔을 다 표현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Q. 2017 시즌을 되돌아보며 가장 신선했던 영웅이나 조합, 메타가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서형욱 : 초갈과 아우리엘 조합이 떠오르네요.

나형기 : 리워크된 우서가 생각나요. 처음엔 너무 OP였고, 고대 왕의 수호자가 하향되도 좋은 영웅이었죠. 바로 식상해진 면도 있지만요. 물론, 천상의 폭풍을 찍는 경우엔 재밌죠.

신정민 : 저는 겐지요. 처음 나왔을 땐 폭풍 연패를 이어가다 자리를 잡고, 영웅의 캐리력이 무엇인지 보여준 영웅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Q. 반대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몰락한 영웅이나 재평가된 영웅이 있다면?

신정민 : 재평가라면 L5에서만 쓰던 발라가 있죠. 물론, 2지원가 체제에선 다들 발라를 사용하지만요. 승률 부분에서는 레이너나 가즈로의 100% 승률도 있고요.

서형욱 : 겐지의 등장으로 위상이 달라진 제라툴이요. 기술의 구성을 보면 영원히 쓰일 줄 알았던 영웅이었죠. 물론, 블리즈컨에선 나올 것 같아요.

나형기 : 원래도 별로였고, 리워크 이후에도 별로인 렉사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리워크가 된 날에 Fnatic이 렉사르를 써서 승리를 챙겼죠.


▲ 글로벌 중계진으로 해외 리그 정보에도 상당한 정보력을 자랑하는 나형기 해설


Q. 추가로 리워크가 시급한 영웅이 있다며 어떤 영웅일까요?

신정민 : 패치 노트에서도 잊혀진 영웅, 레이너요. 아무래도 패치 노트에서도 언급이 되지 않는다는 게 한두 개 고쳐서는 답이 없다는 반증 같아요.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상징적인 영웅인데 너무 비중이 없어요. 빠른 리워크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김)정민이 형도 좋아하겠죠.

서형욱 : 전 남자의 영웅이라 할 수 있는 줄진이요. 지금 성능이 애매한 것도 있지만, 잘못 버프하면 상당히 위협적인 영웅이 될 것 같아요. 타즈딩고를 대회에서도 한번 보고 싶네요. 리워크는 안 좋은 영웅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정석인데, 이런 면에서 줄진은 기술 구성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영웅 전반의 밸런싱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나형기 : 리 리요. 가끔 유럽 리그에서 실명을 보고 나왔는데, 이제는 실명을 보고 뽑기엔 대체 영웅이 있죠. 존재감이 너무 없어졌어요. 티란데처럼 리 리도 리워크를 거치면 좋아지지 않을까 해요.



Q. 끝으로, 해설진들이 생각하는 히어로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정민 : 블리자드 세계관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게임이고 어떤 영웅이든 시공의 폭풍으로 합류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매력적인 게임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매년 말하지만 올라갈 길만 남아있는 게임이고요.

나형기 : 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고 할 때는 더 재미있는 게임이요. 모든 블리자드 팬들이 언제든 접할 수 있고, 굉장히 독특한 AOS죠. 계속 매력적인 게임이고요.

서형욱 : 게임이 질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사람들 사이에서 질리고 재미가 떨어졌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게임 내적으로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하면서도 다른 재미가 있죠.


Q. 각자 앞으로의 목표나 다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신정민 : 굉장히 오랜만에 인터뷰네요. 그동안 할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아직은 시공에 변화가 없어서인지 할 이야기가 적었던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 해설 활동을 하면서 발전하는 신정민과 히어로즈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서형욱 : 중계를 하면서 히어로즈에 대해 더 깊이 있고 세밀한 플레이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걸 다 전달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대회를 보시는 모든 시청자에게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히어로즈에 바라는 것이 많고,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나아지고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어요. 앞으로 블리즈컨에서도 좋은 해설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형기 : 모두가 즐기는 게임, 같이 하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앞으로 시공에서 좋은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살을 10kg 정도 빼서 건조 미남 Gclef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