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원딜+서포터 조합이 대세였던 옛날과는 달리, 최근 봇 라인에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AD 대신 '블라디미르' 같은 AP 챔피언을 사용하거나, 근접 챔피언으로만 구성된 조합을 선택하기도 하죠. 바로 얼마전에도 '탈리야-판테온', '소나-타릭' 같은 조합이 새롭게 유행을 탔을 정도입니다.

'드레이븐-일라오이' 조합은 이렇게 개성 넘치는 봇 조합 중에서도 화제가 된 조합 중 하나입니다. 원딜인 '드레이븐'이 끼었으니 언듯 평범해 보이기도 한 조합이 왜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을까요?

▲ 추가 골드를 계속 벌어들일 수 있는 '드레이든-일라오이' 조합


드레이븐의 패시브 '드레이븐의 리그'는 드레이븐이 챔피언을 처치 했을 때 추가 골드를 제공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방과 격차를 크게 벌릴 수도 있는 능력이죠. 하지만 반대로 킬을 기록하지 못하면 패시브가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드레이븐-일라오이' 조합은 이 단점을 최소화 하고, 반대로 이득은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일라오이의 '영혼의 시험(E)'은 상대 챔피언의 영혼을 끌어와 공격할 수 있고, 이 영혼을 드레이븐이 처치하면 마치 '킬'처럼 인정하여 패시브가 발동하게 됩니다.

또, 일라오이가 끌어온 영혼은 '도벽' 효과도 발동하기 때문에 '드레이븐-일라오이'가 모두 '도벽' 룬을 들어 골드를 벌어들이는 극단적인 작전을 구사하는 유저들도 등장했습니다.

▲ 드레이븐이 영혼을 처치하고 추가 골드를 획득 하는 모습 ('크캣66' 스트리밍 캡쳐)


드레이븐의 패시브 발동 난이도를 크게 낮추고, 더 많은 골드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드레이븐-일라오이' 조합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관심만큼이나 실용성을 갖춘 조합인가 하면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선 핵심인 드레이븐 자체가 쉬운 챔피언이 아니라는 점이 걸립니다. 잘 다뤘을 때 보여주는 강력함이야 널리 알려져 있다지만 그만큼 운용 난이도가 높은 챔피언이 바로 드레이븐이죠. 이전부터 픽률은 낮지만, 승률이 높은 장인형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는 만큼 조합만 보고 고르기엔 부담이 있습니다.

파트너 일라오이도 문제가 있습니다. 자원이 한정된만큼 모두가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드레이븐을 밀어주는 구도에서 일라오이는 보통 서포터 역할을 맡게 되지만, 그녀의 보조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기동력과 CC도 부실해 갱킹에도 약한편이죠. 사실은 그녀도 아이템을 갖추고 공격하는 쪽이 본업에 가깝습니다. 다만 추가 골드를 잔뜩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서포팅을 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실 일라오이도 공격을 더 잘한다


'드레이븐-일라오이'는 독특한 조합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편으로 버그성 플레이는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라오이 외에도 드레이븐 패시브가 발동 되는 예가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샤코'의 분신이나 '모데카이저'가 부활 시킨 챔피언을 처치하면 마찬가지로 패시브가 발동합니다. 하지만 얼핏 비슷해 보이는 '오공', '르블랑'의 분신은 패시브를 발동시키지 않아 어떤 부분이 맞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획기적인 발견에서 시작된 이 조합은 마음이 맞는 아군과 함께한다면 게임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상황만 잘 풀린다면 드레이븐의 고속 성장으로 게임을 캐리할 수도 있겠죠.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조합과 전략이 연구되길 기대해 봅니다.

▲ '오공', '르블랑'은 분신 골드를 줄 뿐, 드레이븐의 패시브를 발동시키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