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딜 포지션에선 꽤 오랫동안 이즈리얼, 카이사, 시비르가 높은 픽률과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즈리얼과 카이사는 30%가 넘는 픽률을 유지 중이고, 시비르는 9.13 패치에서 약간의 너프가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며, 원딜 포지션의 주류 챔피언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여기에 의외의 챔피언이 합류했는데, 바로 애쉬다. 애쉬는 지난 9.12 패치에서 W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약간 상향되면서, 이후 픽률과 승률이 크게 상승했다. 스킬 하나의 상향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들어 보이는 이 성과는 C9의 '스니키' 선수가 찾아낸 새로운 아이템 빌드인 '정수 트포 애쉬' 빌드 덕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 주류 원딜 챔피언에 합류한 애쉬!


애쉬는 사실 강한 라인전이 특기인 챔피언이다. W스킬 '일제 사격'은 넓고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W스킬은 라인전 단계에서 견제의 핵심이 된다. 피해량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챔피언에게 적중 시, 패시브인 '서리 화살' 효과가 적용되는 치명타 판정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넓은 범위와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피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강점을 가지고 있는 W스킬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법 빌드의 핵심 룬으로 '신비로운 유성'(이하 유성)을 선택한다. 유성 재사용 대기시간마다 W스킬을 적에게 맞추면, 라인전 단계에서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주도권을 잡는 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나순환 팔찌'까지 함께 돌려준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마법 빌드에서 선택하는 일반 룬 또한, 이러한 라인전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주문 작열'을 선택해 추가적으로 피해를 더 주고, '깨달음'으로 재사용 대기시간 40%를 빠르게 맞추거나, '절대 집중'을 통해 공격력을 올리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W스킬 5레벨과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40%를 기준으로 W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은 최대 2.4초까지 단축된다. W스킬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대치 구도에서의 포킹부터 한타 포지션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을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 '정수 트포 애쉬'의 룬 빌드, '깨달음'을 대신해 '절대 집중'을 선택하기도 한다
(프로빌더 SKT T1 Teddy)


'정수 트포 애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러한 애쉬의 핵심 아이템은 '정수 약탈자'와 '삼위일체'다. 먼저 정수 약탈자는 공격력, 치명타 확률,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에 마나 회복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아이템이다. 정수 약탈자를 구비하면, '깨달음' 룬을 포함해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효과를 30%를 받을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스킬을 난사할 수 있게 된다. W스킬은 레벨이 올라도 마나 소모량이 고정이기에, 정수 약탈자와 마나순환 팔찌의 마나 회복을 통해 마나 코스트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위일체의 하위 아이템인 '광휘의 검'이나 '쐐기검' 중 하나를 올리면 재사용 대기시간 40%가 갖춰진다. 2.4초마다 W스킬을 섞어서 쓸 수 있는 만큼, 삼위일체의 '주문 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정수 약탈자와 마찬가지로 애쉬에게 필요한 다양한 옵션을 한 번에 제공하기에, 해당 빌드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후의 아이템 선택은 화력을 위해 '무한의 대검'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열정의 검' 계열의 공격 속도 아이템의 선호도가 그 뒤를 이었다.


▲ 정수 약탈자 - 삼위 일체 - 무한의 대검 순서의 아이템 빌드


이처럼 '정수 트포 애쉬'의 아이템 세팅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궁극기의 재사용 대기시간도 줄어드는 만큼, 사용 횟수도 늘릴 수 있게 된다. 애쉬의 궁극기인 '수정 화살'은 재사용 대기시간 40%를 기준으로 60/54/48초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갖는다. 이니시부터 생존까지 다양하게 활약이 가능한 만큼, 짧아진 재사용 대기시간의 메리트는 큰 편이다.

포킹 챔피언이 선택하는 유성 선택과 재사용 대기시간을 핵심으로 한 이러한 애쉬의 아이템 빌드는 효과적이었다. 패치 이후 많은 표본이 쌓인 지금, 애쉬의 픽률과 승률은 수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서포터 메타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

현재 서포터 메타는 알리스타 등 강력한 탱킹 능력을 보유한 챔피언들보다 럭스나 유미, 카르마 등의 견제형 서포터의 비율이 높다. 이러한 서포터는 애쉬와 조합이 괜찮은 편이며, 애쉬가 상대하기 버거운 탱커 챔피언이 잘 등장하지 않기에 활약하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애쉬의 픽률은 10% 이하의 픽률에서 현재 거의 20%까지 치솟았다. 라인전 단계부터 후반 캐리력까지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고, 현재 메타와도 잘 들어맞는 모습이다. '정수 트포 애쉬'는 한 주 간의 표본으로 살펴봐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록한 빌드인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성능이 검증된 것으로 보인다. 단, 상대 조합에 따라 힘을 쓸 수 없는 판이 짜일 수도 있으니, 상대의 조합을 고려해야 한다.


▲ 견제형 서포터와 함께 한다면, 라인전에서 지옥을 선사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