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모든 챔피언들은 패치를 통한 밸런스 조정으로 영향을 받곤 한다. 의미 있는 버프를 받을 경우 밴픽률과 승률이 모두 상승하고, 반대로 너프를 받을 경우 밴픽률과 승률이 모두 떨어진다. 물론, 상향된 수치의 폭이나 실질적으로 활약할 여지에 따른 변수도 간과할 수 없지만, 보통 밸런스 조정은 챔피언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지난 10.16 패치 이후 눈에 띄는 성적 상승이 돋보이는 챔피언이 있다. 바로 아칼리다. 해당 패치에서 아칼리는 핵심 딜링 스킬인 Q스킬 '오연투척검'의 피해량 증가 및 E스킬 '표창곡예'의 피해 종류가 물리 피해에서 마법 피해로 변경되었다. 상승 자체가 큰 폭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승률은 2%가량 상승했고 밴픽률은 무려 2배가 넘게 올랐다.


▲ 10.16 패치 이후 아칼리의 모든 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통 아칼리같은 챔피언의 경우 숙련도에 따라 챔피언의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높은 잠재력을 가졌기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냐 못 하냐에 따라 챔피언의 성능이 극과 극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작은 변화가 이처럼 큰 성적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챔피언인데, 이번엔 단순히 챔피언 자체의 특성 이외에도 또 다른 요인이 숨어 있었다.

아칼리의 핵심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딜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패시브 '암살자의 표식' 활용이다. 아칼리가 스킬로 챔피언에게 피해를 입히면 주변에 원이 생기고, 이 원의 바깥으로 넘어갈 경우 사거리와 피해량이 증가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여기에 기력 회복까지 제공하는 만큼,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이러한 패시브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각 스킬을 끝 사거리에서 적중시키는 것이 숙련도에 따른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숙련도에 따른 격차를 만들어내는 요소에 큰 영향을 주는 버그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 아칼리의 패시브 활용은 숙련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 아칼리의 궁극기 '무결처형'의 첫 번째 돌진이 패시브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발동하고 있다. 기존에는 패시브를 빠르게 활성화하기 위해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해야 했다. 돌진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벌려주고 곧바로 패시브를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먼 거리에서 사용할 경우엔 패시브를 돌리기 위해 장막을 활용해 거리를 벌리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일종의 버그로 최대 거리에서 첫 번째 돌진을 사용해도 패시브가 곧바로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지형상 언덕으로 보이는 곳에선 돌진의 추진력이 부족한 탓인지 해당 현상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강가에서 정글로 올라가는 길목 등에서는 궁극기를 먼 거리에서 사용하면 패시브가 바로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아칼리의 이러한 버그는 패치 이후 승률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핫픽스 등의 조치는 예고되어 있지 않고 있다. 물론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버그라고 보긴 어렵지만, 의도치 않게 성능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최대 사거리에서 첫 번째 돌진을 사용해도 패시브를 바로 터트릴 수 있다

▲ 원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패시브가 활성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약간의 언덕처럼 보이는 곳에선 해당 버그가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