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챔피언 티어는 전현직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완성한 점수 제도를 통해 공개된다. 승리와 패배보다는 해당 챔피언이 어떤 순서로 밴 되고 픽 되는지에 더 많은 점수를 줬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구간은 밴 1페이즈다. 이 구간에는 해당 패치에서 가장 티어가 높은 챔피언들이 주로 등장하며, 간혹 저격 밴이 나와도 그 빈도수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블루 1픽도 밴 1페이즈와 같은 점수를 받는다. 그 상징성은 익히 잘 알려졌다.

레드 1픽과 2픽도 높은 점수를 받는데, 아까 언급한 두 구간만큼은 아니다. 블루 2, 3픽과 레드 3픽은 위보다 좀 더 낮은 점수를 받는다. 블루 1픽과 레드 1, 2픽의 의미를 살려주고 조합의 형태를 잡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밴 2페이즈 역시 픽 1페이즈에서 구성된 각 팀의 조합 형태를 보고 이를 막거나 우리 조합의 힘을 억누를 만한 챔피언들을 밴하기에 높진 않지만 엇비슷한 점수를 부여한다.

픽 2페이즈에 해당하는 레드 4픽과 블루 4, 5픽도 조합을 완성시키는 의미를 가지므로 비슷한 점수를 주기로 했다. 레드 5픽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는데, 픽 자체의 의미는 상당히 크지만 보통 조커 픽에 해당하는 것들이 선택받기에 평균적인 챔피언 티어는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해서 레드 5픽의 점수는 더 낮게 책정했다. 승리와 패배는 티어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하여 가장 낮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그래도 패배 시엔 점수를 조금 깎는다.

앞으로도 위와 같은 점수 제도로 LCK 챔피언 티어가 꾸준히 공개될 예정이다.


약 2주간 11.3 패치로 진행됐던 LCK가 지난 4일부터 11.4 패치로 이어졌다. 11.3 패치에 큰 변화를 겪었던 징크스는 이번에 체력 버프를 받으며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고, LCK에도 그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기존 '렐디핀(렐-우디르-세라핀)' 3대장 구도는 깨졌다. 우디르가 홀로 우뚝 섰다. 렐은 꽤 건재한데 세라핀의 가치가 뚝 떨어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롭게 티어 리스트에 얼굴을 비춘 챔피언들도 다수 존재했다. 이들의 존재감이 11.4 패치가 종료된 직후에 확인했을 때도 유지되고 있을지 기대된다.

우디르의 전략적 가치는 점점 위대해지고 있다. 총점 169점으로 단독 1위이며, 총점 2위인 렐보다 18점 높다. 더는 우디르를 놀릴 수 없다. 승률도 6승 3패로 매우 준수하다. 지난 기사 댓글처럼, 우디르가 티어 리스트 꼭짓점에 위치한 것이 놀랍다. 심지어 다른 챔피언들이 범접하기도 힘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걸 보면 내가 오래 살긴 한 모양이다.

우디르와 함께 3대장 노릇을 하던 렐은 A티어로 살짝 내려왔다. 우디르와 비교했을 때 총점에선 조금 밀렸지만, 여전히 S티어 급 존재감을 보인다. 해서 렐 역시 S티어로 둬야 할지 고민했는데, 총점 순위로 나열했을 때 우디르와의 격차가 3위 릴리아와의 격차보다 많이 나는 관계로 A티어에 렐을 배치했다. 만약, 렐이 4승 5패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면 S티어로 올라서지 않았을까 싶다.


11.4 패치로 넘어오면서 신분이 상승한 챔피언은 3개뿐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 모두 B티어에서 A티어로 올라섰다는 점. 릴리아와 아지르, 나르가 A티어에 이름을 올렸다. A티어라고 하면, S티어 급으로 '밴 아니면 선픽' 정도는 아니지만, 매우 티어가 높아 다양하게 쓰이는 챔피언이라는 뜻이다. 이 기사에 쓰이는 LCK 챔피언 티어 점수 제도는 밴과 픽, 그 순서에 대한 점수가 높게 산정됐다는 걸 기억하자.

릴리아와 아지르는 꾸준히 순위가 올라간 챔피언이다. 릴리아는 11.1 패치부터 순서대로 23위, 18위, 10위, 3위였다. 릴리아는 빠른 정글 속도를 통해 맵 장악력을 넓히는 챔피언에 해당하는데, 이번 11.4 패치에서 이루어졌던 정글링 보상 감소에도 굳건했다. 하긴, 풀캠프를 돌면 4레벨이 되는 건 같아서 그런 모양이다. 아지르도 35위, 12위, 6위, 4위로 꾸준히 올라왔다.

아지르는 11.5 패치에서 너프를 받은 만큼 추후 공개될 11.5 패치 기준 LCK 챔피언 티어에서는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아지르는 정말 '대회용 챔피언'이라는 걸 입증하는 셈이다.

나르는 A티어에 복귀했다. 11.3 패치에선 B티어로 떨어졌는데 이번에 다시 올라왔다. 랭크 게임에서의 강점이 점점 더 잘 드러나고 있다. 나르는 현재 11.4 패치 LCK 경기 기준으로 밴픽률 100%를 기록 중이다. 승률도 3승 1패 75%로,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나르의 카운터 픽을 찾기 위해 고심했던 팀들이 슬슬 나르를 그냥 속시원하게 밴해버리는 추세다.


아까 언급했던 렐 말고도 티어가 하락한 챔피언들이 있다. 3대장 중 하나였던 세라핀이 B티어까지 단숨에 내려갔고, 알리스타와 그라가스, 니달리가 B티어에서 C티어로 내려앉았다. 카이사 역시 A티어에서 B티어가 됐다.

세라핀은 11.3 패치 기준 S티어였다. 밴픽률은 86.4%에 달했고 평균 픽 순서는 1.5였다. 하지만 11.4 패치 들어서는 밴픽률이 64.7%까지 떨어졌고 승률도 0%(0승 2패)다. 총점 순위로만 보면 8위로 이전과 다섯 단계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총점을 놓고 봤을 땐 우디르나 렐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세라핀의 너프는 11.4 패치가 아닌 11.5 패치에 적용되었는데 신기한 일이다. 실제로 랭크 게임에서도 세라핀은 11.4 패치에서 미드나 서포터 모두 큰 타격을 입진 않았다.

알리스타와 그라가스는 티어 하락에도 준수한 승률을 보였다. 둘 모두 4승 2패다. C티어라곤 해도 여전히 괜찮은 카드란 뜻이다. 다만, 밴픽 단계에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이게 챔피언 티어표에 반영된 게 아닐까 예상한다.

니달리 역시 낮은 밴픽 인기도와 더불어 1승 3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C티어 챔피언이 됐다. kt 롤스터의 '기드온' 김민성과 T1의 '오너' 문현준, 젠지 e스포츠의 '클리드' 김태민이 니달리로 패배의 쓴맛을 봤고, DRX의 '표식' 홍창현만이 유일하게 니달리로 승리했다. 현재 니달리는 우디르와 릴리아, 헤카림 중에 남는 게 없으면 고려되는 챔피언이다. '클리드'와 '표식'은 위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니달리를 꺼냈고 둘이 합쳐 1승과 1패를 보탰다.

11.3 패치에서 너프를 받은 카이사의 티어도 한 단계 떨어졌다. 카이사의 핵심인 Q스킬 이케시아 폭우의 대미지가 낮아진 것이 뼈아팠다고 분석된다. 또한, 밑에서 언급할 다른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떠오르는 추세라 카이사의 인기가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11.4 패치 들어 새롭게 떠오른 챔피언들을 소개할 차례다. 주인공은 트리스타나와 루시안, 헤카림, 징크스, 카밀이다.

먼저 카밀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카밀은 11.3 패치에서도 C티어에 포함될 만한 총점을 지닌 상태였다. 아쉽게 커트 라인에 들지 못해 11.3 패치에선 초상화를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그 선을 간신히 넘겼다. 11.4 패치 들어 W스킬 전략적 휩쓸기 관련 너프가 있었지만, 카밀 선택에 큰 지장은 없었던 모양이다. 대체로 사이드 운영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나 상대 탱커 탑 챔피언을 뚫고자 할 때 카밀을 선택하는 일이 잦았다.

별다른 패치 없이도 날아오른 헤카림은 11.4 패치로 처음 진행됐던 3월 4일 kt 롤스터와 DRX의 1세트부터 밴 되며 주목받았다. 헤카림은 농심 레드포스의 '피넛' 한왕호에게 처음 선택됐는데 아쉽게 패배했다. 당시에 '피넛'은 정복자 룬에 삼위일체를 가는 빌드를 선택했다. 헤카림의 첫 승리를 책임졌던 담원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는 최근 유행하는 '난입-화공탱크' 빌드를 꺼냈다. 이때부터 LCK 정글러들은 헤카림으로 최신 빌드를 계속 채택했다.

트리스타나와 징크스가 새롭게 바텀 라인을 수놓기 시작했다. B티어인 루시안은 원거리 딜러가 아니라 미드 라인 챔피언으로 여겨졌다. 바텀으로 루시안이 향하기엔 미드 루시안이 지닌 강점이 아쉽다.

다시 트리스타나와 징크스 이야기로 돌아오자. 이 둘은 아직 총점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11.4 패치 내내 꾸준한 인기를 보일 예정이다. 두 챔피언의 차이점이라면, 트리스타나는 주로 밴을 많이 당했고 징크스는 자주 픽 됐다는 것. 이 때문에 트리스타나는 총점 96점으로 B티어, 징크스는 총점 54점으로 C티어에 자리 잡았다. 랭크 게임에서 특히 사랑받고 있는 징크스가 LCK에서는 3승 5패라는 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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