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넛' 한왕호가 2021 LCK 서머 정규 리그 MVP와 퍼스트 팀에 선정됐다. 반박의 여지가 없는 2관왕이다.

농심 레드포스는 이번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을 3위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진출했다. 6위에 그쳤던 지난 스프링에 비하면 순위가 세 단계나 상승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을 놓친 게 아쉽긴 하겠지만, 플레이오프 끝자락에 있던 팀이 마지막까지 1위 다툼을 했다는 건 분명한 성장이다.

스프링에 이어 서머에도 농심 레드포스의 핵심 전력은 '피넛'이었다. 아니, 서머의 '피넛'은 스프링보다 더 강했다. 메타 급변과 함께 여러 정글러의 부진이 눈에 띄었던 시즌 초반에는 '클리드' 김태민과 함께 '투탑'을 달렸고, '클리드'가 주춤하고 '캐니언' 김건부가 부활한 시즌 막바지까지 '피넛'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피넛'은 농심 레드포스의 운영의 중심에 있었다. 상체 '리치' 이재원과 '고리' 김태우는 한타에는 강점이 있지만, 라인전이 극도로 약하다. 상체의 라인전이 약하다는 건 사실 정글러에게는 치명적이다. 바위게 컨트롤이나 카운터 정글, 갱킹 등 모든 면에서 핸디캡을 안고 가는 거다.

하지만, '피넛'은 영리하게 운영을 풀어낼 줄 알았다. 상대의 수를 읽고 회피하며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거나, 또다른 에이스가 포진한 봇 위주로 게임을 굴렸다. 상체 주도권이 없는 상황에서도 '피넛'이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다. 15분 골드, CS, 경험치 등 초반 성장 지표도 당연히 리그 1위다.

또한, '피넛'은 기대값을 충족하는 정글러였다. '피넛'이 캐리형 챔피언을 잡으면 농심 레드포스의 라이너들은 초반부터 대놓고 그를 몰아주는 움직임을 취했고, '피넛'은 '캐리'로 화답했다. 농심 레드포스가 한타에 강점이 있었던 이유에는 팀원들의 한타력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피넛'의 압도적인 화력이 뒷받침 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농심 레드포스는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꿈에 그리던 롤드컵 티켓이 걸린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다. 올 여름 다크호스로 불리던 농심 레드포스가 과연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될지. 그 시작이 될 첫 번째 경기,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대결이 바로 내일(18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