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LCK 돌입에 앞서 '2023 LoL 시즌 킥오프' 행사가 1월 10일에 진행합니다. 팀 '페이커'와 팀 '데프트'가 맞붙는 이번 대결에서는 공교롭게도 한화생명e스포츠 출신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게 됐는데요. 탑-정글에서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했던 선수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2021년 놀라운 성적을 냈던 한화생명을 봤던 팬이라면, 그중 '모건' 박루한과 '두두' 이동주의 탑 라인 대결 구도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그리고 한동안 주전 경쟁을 했던 두 선수는 어느덧 다른 팀으로 향해 주전을 맡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LCK에 데뷔할 당시 부족한 면도 많았지만, 어느덧 자신만의 주력 챔피언과 플레이를 선보이게 됐죠. 특히, '모건'은 '모밀-모넥톤', '탑건', '대황모건' 등 무수히 많은 별명이 나오면서 자신의 고점을 시청자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주기도 했죠.

그리고 2023 시즌 처음으로 LCK에서 단독 주전이 되면서 책임감이 더 생겼다고 하는데요. 다시 한번 프레딧 브리온에서 도전하게 된 '모건'의 2023 시즌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비시즌 기간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요.

비시즌 중에는 시간이 좀 남아서 몸을 키워봤어요. 이것저것 운동을 해봤는데, 체육관에 가는 것은 저랑 잘 안 맞아서 맨몸 운동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FA 시장에 나왔다가 다시 프레딧 브리온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팀을 나갔을 때, 다른 팀에서 연락이 와서 생각해봤어요. 그래도 프레딧 브리온에서 마지막으로 제안해줬어요. 여러 면을 고려해봤을 때, 프레딧 브리온이 좋아서 다시 합류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익숙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해본 적이 없는데요. 한 팀에서 오랫동안 해보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팀에 남았습니다.


올해 개명했던 걸로 압니다. 내년부터 로스터에 박기태가 아닌 박루한으로 등록됐어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박루한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이제 신분증도 새로 받았고, 로스터에도 박루한 이름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가족들이 모두 개명했는데, 이름에서 주는 힘이 있다고 믿어서 이렇게 바꿨습니다.


이번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데프트’의 우승이 엄청난 이슈가 됐어요. 전 동료인 '데프트‘의 우승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혁규 형이 드디어 우승했구나'라는 생각과 한편으로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도 받았죠.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같이할 때 무조건 우승한다는 느낌까지 받진 못 했는데, 혁규 형은 정말 게임밖에 몰라서 잘 될 거라는 점은 확실했어요.


다른 팀 동료였던 '쵸비'와 4강 대결이 또 뜨거웠는데, 그 대결은 어떻게 바라봤나요.

두 선수 모두 전 동료였는데, 둘 중 한 명이 이길 수밖에 없잖아요. 개인적으로는 혁규 형이 이기길 바랐어요. '쵸비' (정)지훈이가 나이도 상대적으로 어리고 아직 기회도 남았잖아요(웃음).


▲ 이벤트전 상대로 만나는 '쵸비-윌러'

이벤트 매치지만, 이번에 '데프트’팀에서 활동하게 됐잖아요. 팀은 어떤 것 같나요.

저는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어요. 그냥 스크림 끝나고 누가 '데프트' 팀에서 뛴다고 말해주는 거예요. 저도 따로 혁규 형에게 뽑아달라고 요청하진 않았는데, 이렇게 돼서 얼떨떨했어요. 제가 듣기론 '라스칼' 김광희 선수가 요청했다고 들어서 기대하진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나가게 됐네요.


이번에 한화생명e스포츠 팀에서 함께했던 많은 동료들이 나서요. ‘두두-윌러’와 대결하고 ‘데프트-쵸비’와 함께하게 됐어요.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이네요. '두두' (이)동주와 제가 또 이렇게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것도 신기해요.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고, 서로 변한 점이 있으니까 붙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벤트전 자체는 큰 목표가 있진 않고, 우승하면 특별한 감정 표현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계속 두 명의 탑 라이너와 경쟁했다면, 올해 단독 주전으로 출발합니다. 단독 주전이 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두 명의 탑 라이너를 기용하는 것과 단독 주전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서로 팀 승리를 위해 도와주면서 할 수 있잖아요. 반대로 단독 주전이 됐을 때, 책임감이 더 필요로 한 자리가 됩니다.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올해도 작년처럼 예상을 뒤집고 PO를 목표로 한다는 입단 인터뷰를 봤어요. 가능하려면 어떤 점을 키워나가야 할까요.

다른 팀도 로스터가 많이 변화했잖아요. 팀에서 조합을 맞추고, 팀마다 색깔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그게 팀워크나 교전이 될 수 있겠죠. 저희만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무기로 잘 쓸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2023 시즌 프레딧 브리온은 어떤 색깔이 나올 것 같나요.

저희가 교전을 잘한다는 색깔이 있어요. 그렇지만 교전까지 가는 전 단계를 잘 보완해야 하죠. 아직 팀원들의 잔 실수가 많이 보여요. 앞으로 더 잘 싸울 수 있게 그런 부분을 잘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2023 시즌에는 ‘랩터’ 선수처럼 콜업 돼 1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LCK에서 많이 활동합니다. 이런 선수들을 이끌고 가려면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나요.

LCK와 같은 무대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경험 있는 선수들이 모르는 것을 최대한 알려줘야죠. 압박감과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해요. '편하게 하자'는 말 같은 거죠.


본인은 이미 2021년에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당시 신예 '윌러'와 함께 해본 경험이 있잖아요.

예전에 '윌러' 김정현 선수가 바로 LCK에 올라와서 월드 챔피언십 8강까지 갔잖아요. 그때 저는 누구를 챙길 여유가 없었어요. '데프트-쵸비' 선수가 그런 역할을 했죠. 특히, 혁규 형 말은 톤이 차분해서 듣고 있으면 편안해지거든요. 저도 굉장히 편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스테이지까지 갔을 때, 저와 '윌러' 모두 콜에 자신감이 붙긴 했어요. 서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긴장도 풀렸던 것 같아요. 같이 나아지니까 자신감이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최우범 감독님의 재계약 소식이 먼저 들렸는데요. 재합류를 결심할 때 했던 감독님과 한 말이 있나요.

일단 저를 좋게 봐줬어요. 마지막으로 제안을 해 줄 때도 좋게 평가해줘서 팀을 선택하는데 코치-감독님의 영향이 컸죠. 감독님은 정말 솔직한 스타일입니다. 좋은 말도 확실하게 해주고, 제가 부족한 면이 있을 때도 정확하게 짚어주죠. 그런 이야기를 한 번 더 듣고 나면 더 발전하는 것 같아요.


'헤나' 박증환 선수도 팀에 남았는데요. 재계약 결정에 영향을 줬나요.

영향이 없진 않았죠. 한 해를 같이 해보면서 한 번 더 해보면 잘 맞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솔로 랭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순위도 높아서 저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프레딧 브리온은 어쨌든 미드-정글에서 잘 풀려야 게임이 승리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는 어느 라인이 자주 중심이 될 경우가 생길까요.

지금은 봇 라인을 중심으로 게임이 돌아가지만, 미드-정글은 그래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드-정글이 어떻게 소통하고, 풀어갈지가 게임 전반에 큰 영향을 줘요.



팀원들도 '헤나'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처음 같이 합을 맞춰요. 지금은 어떤 단계이고, 앞으로 어떤 팀합을 목표로 하나요.

아직 부족한 단계인 것은 맞죠. 소통과 플레이에 합이 아직 안 맞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단계입니다. 그 다음에 서로 뭐할지 그거에 맞춰서 움직이는 방향을 잡았으면 합니다. 이상적인 단계는 게임 안에서 목표를 정했으면, 해당 목표를 하기 위해 다 같이 생각하고 같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죠. 2022 시즌에는 '엄티' 엄성현 선수가 콜이 주도적이어서 저희가 그쪽으로 뭉치는 느낌이었으면, 올해는 다시 그 목표를 정해야 하잖아요. 그런 방향성에 맞춰서 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려고요.


팀에 새롭게 합류한 '랩터-카리스-에포트'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랩터' 전어진 선수는 이제 19살이잖아요. 나이가 어리지만, 콜도 확실하게 잘해요. 단점은 대회 경험이 없다는 점이죠. 그런 경험만 잘 쌓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아요. '카리스' 김홍조 선수는 라인전 능력이 좋더라고요. 라인전에서 이득을 본 것을 바탕으로 잘 굴리면 팀에 좋은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에포트' (이)상호 형은 처음 봤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어요.

팀 전반의 분위기 자체는 좋아요. 서로 성향도 잘 맞고, 또 친해지면 말이 많아지는 성격들이에요. 게임적으로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서로 친해지고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고요.


2022 시즌에 봇 라인 캐리력이 강해지면서 탑은 영향력이 시즌 중에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봅니다. 2023 시즌 탑 라인은 어떨 것 같나요.

전체적으로는 2022 시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챔피언 자체는 팀 컨셉에 맞게 다양하게 등장할 수 있어요. 봇 위주일 때는 탑에 든든한 챔피언이 나오잖아요.

그래도 크산테라는 신 챔피언이 합류했는데요. 생각보다 정말 좋아서 팀 게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크산테가 초반에 강력해서 유리하다 싶으면, 라인을 밀어넣고 상대 정글에 와드하기가 편하죠. 스노우 볼 굴리는 느낌이 있어요. 제가 새 시즌에 잘하고 싶은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올해 ’탑건‘으로 불리기도 했잖아요.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보이길 바라나요.

먼저,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팀이 불리하더라도 꾸준히 해야 하는 플레이를 해주는 그런 탑 라이너 있잖아요. 그리고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모밀-모넥톤' 등으로 불리며, 잘할 때 고점이 높다는 평가도 받아요.

제가 편안하게 게임이 되면 그런 모습이 나오나 봐요. 게임이 편안하게 될 때, 오히려 공격적이고 과감하게 플레이하게 됩니다. 연습 과정부터 잘 풀리면 편안함을 느끼는데요. 게임 내에서는 저희 팀이 생각한 구도대로 흘러갔을 때, 원하는 설계가 사고 없이 이어지게 되면 편하다고 느낍니다.


프로게이머 ’모건‘은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나요.

시간이 지나고 프로게이머 은퇴를 했을 때, 괜찮은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LCK에서 처음할 때 좀 부족했잖아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졌던 선수로 남고 싶어요. 2021년에는 확실히 못했지만, 2022 시즌에는 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는 더 발전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다시 한번 프레딧 브리온에서 탑 라이너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기존 팬분들에게 어떻게 보면 저와 '헤나' 선수가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내년에 새롭게 합류하는 팀원들도 뭉쳐서 좋은 모습 보여줄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