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가 3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3일 차 1경기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 4연패 끝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밴픽도, 인게임 플레이도 완벽했다. '씨맥' 김대호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을 와락 끌어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다음은 김대호 감독-'두두' 이동주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첫 승을 기록한 소감은?

김대호 감독 : 이번 년도 들어와서 가장 기쁘다. 단순히 날빌이나, 어떻게 오늘 하루 이겨보려고 준비한 그런 픽으로 이긴 게 아니라, 딱 맞아 떨어진 밴픽 안에서 조합 디자인에 맞게 선수들이 완벽하게 게임을 수행했다. 승리를 떠나 그 경기력이 굉장히 뿌듯하고, 좋았다.

'두두' : 1세트 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좀 있긴 하지만, 중후반부터는 집중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1세트도, 2세트도 감독님 말씀대로 상대가 못해서 졌다기보다는 우리 실력대로 잘해서 이겼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Q. 1세트에서 유미를 내주는 판단을 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김대호 감독 : 상대가 블루가 게임의 조합 콘셉트를 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다. 보통 1페이즈에서 봇 구도를 많이 건드리는데, 경우의 수를 다 따 놨다. 우리가 예상했던 경우의 수 중 하나로 진행이 돼서 밴픽 속도도 빨랐다. 유미를 넘길 만한 밴픽, 팀 스타일이라 판단해서 넘겼다.


Q. 2세트 미드 트리스타나는 준비된 픽인지.

김대호 감독 : '불독' 선수가 '알빙고' 코치와 함께 2군에 있을 때부터 카사딘이 유행하지 않는 메타에서도 미드 주도권을 가져오는 픽으로 가끔 트리스타나를 연습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크림에서 카사딘이 나올 때 간간히 했다. 숙련도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했고, 오늘 되게 잘했다.


Q. ('두두'에게) 1세트 때 약간 무리한 다이브로 상대에게 솔로 킬을 내주는 장면이 있었다.

'두두' : 솔직히 궁을 써서 레넥톤을 넘겼을 때 그냥 잡았다고 생각하고 플레이 했다. 안일한 마음으로 인해서 결과가 안 좋게 나왔던 것 같다.

김대호 감독 : 덧붙이자면, '두두' 선수가 아무래도 베테랑이고, 스크림에서도 팀이 힘들 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게임이 안 굴러가거나 아래 네 명이 부진하다는 느낌이 들 때, 어려운 자리로 뛰어들려고 한다. 그런 게 무의식 중에 있어서 대회 때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득점을 노리는 것 같다.


Q. '준' 윤세준을 선발로 기용한 이유는?

김대호 감독 : '모함' 선수와 '준' 선수 둘 다 강점이 뚜렷하다. 웬만하면 교체를 잘 안 하는 나도 가늠이 안 돼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다. '모함'은 라인전 디테일이나 피지컬이 좋다. '준'도 라인전이 나쁘지 않지만, 운영 단계에서 피하면 안 되는 자리, 물러나면 안 되는 자리 등에 대한 인지가 좀 더 빠르다. 그래서 지금은 '준' 선수가 뛰고 있다.


Q. 지금 팀 상황에는 '준'이 더 잘 어울린다는 걸까.

김대호 감독 : 정말 비등비등하지만, 운칠기삼이라는 흐름이 있다. 현재는 '준' 선수가 스크림을 좀 더 많이 뛰었고, 맞춰둔 팀합이 있기 때문에 팀의 출력은 '준'을 넣었을 때가 높다. 스프링은 '준' 선수가 주력으로 가게 될 확률이 높다. 서머 때는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Q. 경기 끝나고 '불독' 선수를 정말 꽉 안아주더라. 오늘 '불독'의 플레이에 대해 감독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대호 : 사실 '불독' 선수는 오늘뿐만 아니라 전전경기 때부터 계속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왔다. 물론 게임은 다 졌지만. 플레이 콘셉트를 이해해주고, 그걸 대회에 잘 적용해주고 있어서 고맙다. 오늘은 그게 완전히 빛을 발했다. 이렇게 많이 지면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맞을까 무의식적인 의심도 들 텐데, 그런 거 없이 서로 신뢰하고, 그런 인게임 퍼포먼스를 보여준 게 너무 대단하고 멋있다고 느꼈다. '불독'의 멋있는 모습에 (포옹을) 참기 힘들었다.


Q. '불독' 선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김대호 감독 : '불독' 선수가 나에게 많은 보람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불독' 선수는 나머지 네 명의 선수보다 시작점이 현저하게 낮았다. 숫자 1부터 시작했다. 근데,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뛰어났다. 같이 깎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과정이 정말 즐겁다. 반응 속도도 빠르다. 게임과 관련 없긴 한데, 어깨만 톡 쳐도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놀라는 데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하드웨어가 뛰어나고, 사람 자체가 선해서 정이 많이 간다. 계속 지켜보고 싶다. 이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Q. 그렇다면, '두두'가 보는 '불독'은 어떤 선수인가.

'두두' : 최근에 봤을 때 태영이가 한타나 대치 상황에서 선두 포지션에 서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잘 컸든 못 컸든 간에 어느 포지션에 있어야 상대방 입장에서 까다롭고, 우리 팀 입장에서 이점이 있는지 본능적으로 잘 아는 것 같다. 또, 그런 위험한 자리에 서있을 수 있는 피지컬이 된다.


Q. '불독' 선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래서 빅토르 중심의 조합을 선호하고 있는 이유가 더욱 궁금하다.

김대호 감독 : 실제로 스크림에서 빅토르를 한 횟수가 많지는 않다. 우리는 블루든, 레드든 1페이즈에서 메타 쪽 구도를 잘 안 건드리고, 상대에게 판을 넘겨주는 식으로 밴픽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상대가 1픽 혹은 1, 2픽에 뭘 잡았느냐에 따라 판이 짜이는데, 자꾸 빅토르 판으로 그려진다. 아칼리, 사일러스, 요네, 레넥톤 등 준비는 다 되어 있다. 실제로 '불독' 선수가 근접 챔피언에 대한 기량도 뛰어나서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대호 감독 : 되게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두두'는 의지할 수 있는 어른스러움도 있어서 내가 감독이지만, 가끔 정신적으로 기댄다. 팀이 힘들어도 나무처럼 자기 할 일을 정확히 알고, 그렇게 해준다. 너무 고맙다. 이제 또 이기고 지고, 고점 저점 파도처럼 가겠지만, 계속 좋은 경기를 지향해서 지켜볼 맛 나는 그런 팀 만들어보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두두' : 오늘 첫 연패를 끊은 날이기도 하고, 우리 팀원들의 경기력이 만족스러워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 다음에 또 이런 자리에 와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