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부터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쉽 한국 대표선발전은 예선 기간을 포함해 7월부터 시작한 대회로, 월드컵과 같이 국가별로 대표를 뽑고, 그 대표가 대륙 본선을 거쳐 상하이에서 열리는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해서 최고 선수를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대회 결과로 e스포츠 관련 커뮤니티들이 불타오르다 못해 새하얗게 재가 되고 있다. 스타2 실력에서 뒤진다는 평가를 받던 한국 e스포츠 협회(이하 케스파)소속 선수들이 11경기 연속으로 GSL 기반의 e스포츠 연맹(이하 연맹)소속 선수들을 잡아낸 것.

이번 대회에서 케스파 선수들이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2의 전작인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에서 다져진 튼튼한 기본기가 비슷한 게임인 스타2 적응을 빠르게 해 주었다는 점과 패배하더라도 잃을 것이 없던 케스파 선수들이 부담 없이 경기에 임했다는 점이 이번 선전의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에 케스파 선수들은 멀게만 느껴졌던 연맹 선수들을 한 명, 두 명씩 꺾어내며 자신들도 이제 연맹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연맹 선수들을 연파하며 WCS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패자조에서 얻은 연승이고, 유일한 승자조 선수였던 신노열 선수가 박현우 선수에게 패해 패자조로 내려왔지만, 연맹 선수들과 대결한 첫 스타2 대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일 것이다.

[ ▲ WCS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케스파 선수들 ]


이런 상황에서 8월 말, 스타2로 종목을 변경하여 시작하는 스타리그는 각 단체 최고 선수들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정종현, 장민철, 임재덕 외 그야말로 연맹 측 최고 선수들이 참가, 케스파 소속 선수들과 대결하는 스타리그이다. '연맹 선수들의 스타리그 침공'이라고 말한 온게임넷 엄재경 해설의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이번 스타리그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또한, 9월부터 시작할 예정인 GSL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대회이다. 한 케스파 소속 팀 관계자에 따르면 '일정과 기타 문제로 이번 GSL 예선 참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WCS에서 얻은 성과를 생각한다면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GSL 예선에 참가, 선수들이 경험과 자신감을 얻게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맹 선수들 역시 이번 결과에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케스파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한 번은 겪어야 할 문제이다. 이번 WCS를 기회 삼아 경쟁자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다음 대회를 준비하여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준다는 각오로 연습에 매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 이정훈, 장민철, 박수호, 임재덕, 정종현. 본격적인 침공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2012년 8월, 그저 그런 대회로 기억될 뻔한 WCS는 케스파 선수들의 이유 있는 선전으로 많은 팬의 이목을 끄는 대회로 변화했다. 과연 케스파 선수들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연맹 선수들의 반격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2012년 후반 스타2 리그는 그 어느 시기보다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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