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EG-TL은 매서운 강적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더욱 빛났다.

31일, 2012년의 마지막 프로리그가 열린 신도림 이스포츠 스타디움. SKT는 EG-TL에 1:3으로 패배가 목전에 있던 상황이었다. 여기서 등판한 것은 정윤종. 아무리 에이스라 하더라도 막다른 골목에 몰린 팀을 구원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어떻게 이긴다고 하더라도 다음 선수가 이겨준다는 보장도 없다. 내가 아무리 잘나가는 에이스라고 하더라도 진다면, 팀의 미래는 여기서 끝이 난다. 하지만 이겼고, 그 다음경기도 이겼다. 그렇게 해서 에이스결정전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고, 또 이겼다.

이 이야기는 마치 연말에 탄생한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다음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팀을 극적으로 구원한 정윤종과의 인터뷰 본문이다.


승리팀 선수 인터뷰 - SK텔레콤T1 정윤종 선수

= 하루 2승을 거뒀다. 소감은?

5세트 전까지 팀이 1:3으로 지고 있어서 분위기 반전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도 이겼고 승석이형도 이겼다. 하루 2승을 오랜만에 거둬서 기분이 좋다.


= 송현덕 선수를 상대할 때의 느낌은?

옛날부터 송현덕 선수의 VOD와 개인방송을 보면서 잘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가 송현덕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토스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고, 이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 은근히 송현덕에게 강하다. 상대전적 6:0인데 비결은?

딱히 비결은 없고 이겼던 상대와 또 붙으면서 계속 이기다보니 더욱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


= MLG에서 만났던 윤영서와 리매치가 벌어졌다. 소감은?

그때는 사실 테란전을 잘 못했었다. 하지만 테란전을 많이 못하는 상태에서도 이겼었는데 비해, 요즘은 테란전에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 딱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 오늘이 2012년의 마지막경기였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자면?

2012년은 정말 좋은 해였던 것 같다. 사실 이렇게 1년만에 엄청난 성적을 거둬서 좋기도 하지만, 2013년에도 이 기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새로 군단의 심장이 나오니까 잘 대비해야겠다. 또 1년 전에는 기흉수술을 받아서 게임을 잘 못할 때였다. 12월31일날이 딱 퇴원한 날이라 감회가 새롭다.

= 앞으로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되는 2라운드에 돌입한다. 올킬에 대한 욕심은?

옛날에는 신인이라 많이 출전해서 올킬도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킬을 많이 하는것보다는 팀이 이기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스토리를 잘 짜고 그 안에서 재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 한 시간 뒤면 2013년이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딱히 목표는 없고, 2012년 처럼 꾸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몸이 약한편이라 건강도 잘 관리하고 싶다. 건강이 중요한 것 같다.


= 1월에 국내에 스테파노가 들어온다. 대결을 해보고 싶지 않은지?

대결을 해보고 싶긴 하다. 하지만 스테파노가 딱히 그렇게 잘 한다고는 평가하지 않는다. 스칼렛이 스테파노 더 잘하는 것 같다. 저그전에 자신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꼭 붙어보고는 싶다.


= 이제 6승인데, 다승왕 욕심이 있는지?

1위가 6승밖에 되는지 몰랐다. 다승왕의 고지가 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다승왕 보다는 승률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팀이 다른팀보다도 연습이 꾸준한 팀이다. 한번은 질 것 같아도 두번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EG-TL의 전력에 새삼스레 놀랐다. 그리고 연습 도와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응원와주신 팬분들 항상 감사드린다. 이제 새해가 된다. 모두들 새해가 되는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