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차기 확장팩 '스타크래프트2 : 군단의 심장'! 지난 기사에서는 '군단의 심장'을 직접 플레이했던 '폭군' 이제동 선수와의 생생 체험 인터뷰를 전해드리기도 했었는데요.

'군단의 심장' 인터뷰 관련 기사

리쌍이 말하는 '군단의 심장' - '폭군' 이제동 편



인벤에서는 곧 출시될 '스타크래프트2 : 군단의 심장'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스타크래프트의 아이콘 '리쌍' 이제동, 이영호 선수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저번 기사에서는 '폭군' 이제동 선수와 함께 새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 만나볼 선수인 '갓' 이영호 선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



'군단의 심장'을 만난 '신'


[ ▲ 불이 다 꺼진 행사장에서 만난 이영호 선수 ]


안녕하세요, 이영호 선수! 요새 어떻게 지내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최근 MLG에 다녀오느라고 굉장히 바쁘게 지냈어요. 이상하게 비시즌인데 너무 바쁘네요. 요새 갑자기 많이 바빠졌어요. 인터뷰같은 것도 굉장히 많아지고(웃음), 협회 대표로 뭐 행사에 참가해야하는 것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쉬기가 힘들 정도에요.

(예전 '너무 바쁘다'고 말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는 기자에게)그 때하고 비교했을 때보다 더 바빠졌어요. 일단 지스타 행사를 끝냈지만 내일도 농구 시투를 하러 가야돼요. 농구 잘 못하는데 큰일났어요(웃음). 지금은 게임에만 집중하고 싶은 시점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정말 게임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기자 주 : 인터뷰는 지스타 군단의 심장 : 인비테이셔널 행사 중이었던 10일(토)에 이뤄졌습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숨 막히는 일정이네요. 혹시 지스타에는 와 본 적 있었나요?

아뇨,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다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사람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웃음). (창 밖을 보며) 저 긴 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다 입장줄 선 사람들이에요?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게임에 대한 많은 관심이 기쁘네요.


팀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팀과 함께 지내잖아요. 좀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롤팀 분들이 다 착해서 만나면 인사도 잘 하고 지내고 있어요. 아직 많이 친해지지 못했지만, 놀릴 게 생기면 놀리기도 하고요(웃음). 롤팀이 들어와서 딱히 변화된 건 많이 없어요. 예전부터 감독님이 롤을 굉장히 좋아하셨기 때문에, 이번 팀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계세요. 스타2보다 롤을 더 많이 플레이하실 정도(웃음)?

아,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 건데 방금 이건 다른 뜻이 아니고요, '스타크래프트2'는 아무래도 이미 갖춰진 인프라가 있잖아요. 우리 KT Rolster A, B팀은 이제 시작단계라 변화도 많이 주고 열성을 쏟고 계세요. 그래서 더 많이 플레이도 하시고, 그만큼 잘 알기도 하시고요. 대회에도 참석하시면서 많이 신경써주세요. 다들 잘 됐으면 좋겠네요(웃음).

[ ▲ 이번 시즌부터 롤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KT Rolster A, B팀 ]


그렇다면 다음 시즌에 기대되는 선수나, 팬 분들께 소개해주고 싶은 팀원이 있을까요?

일단 김성대 선수가 많이 기대가 되요. 요새 정말 실력이 물이 오른 느낌이에요. 그리고 저희 팀은 정말 다들 너무 친하고 한 몸처럼 지내기 때문에, 딱히 어느 한 명 짚어서 소개드리기가 좀 애매해요. 다들 너무 친하게 지내요. 어느 한 명이 주도하거나, 또 누굴 따르거나 그렇지 않고 다 같이 놀아요.

저희 팀은 '스타크래프트1' 때부터 소수 정예였어요. 연습생이 들어오더라도, 조금만 자기 일 안하고 요령을 피운다든지, 예의가 없다든지 하면 바로 내보내요. 살아남은 사람들이 열 명 정도 있는거고, 끝까지 같이 가는 거에요. 또 팀원들 스타일이 신기하게 모두 달라요. 어느 한 명 비슷한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다들 너무 웃기고, 재밌고 그래요. 팀 분위기는 항상 좋습니다.

또 코칭스태프 분들이 항상 잘 이끌어 주세요. 저희는 전적으로 코칭스태프 분들을 잘 따르는 편이에요. 별 군말 없이 다해요. 경력이 오래 됐다고 해도 크게 영향 없고요. 저보다 나이 많은 형들도 경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면서 잘 대해줘요. 팀 분위기는 제 생각엔 정말 최고가 아닐까 해요.



'자유의 날개'를 넘어서….



이제 '자유의 날개'에서 '군단의 심장'으로 가게 됐어요. 심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이제 막 '자유의 날개'에서 실력이 늘어간 시점이라서요. 굉장히 자신있어 했는데, 다음 확장팩으로 바뀐다고 해서 좀 아쉽기도 해요. 지금 딱 성적을 낼 수 있는 시기라서요. 갑자기 넘어간다고 하니 솔직히 좀 아쉬워요.


이번 '군단의 심장'에서는 저그가 메인이잖아요. 주인공에서 밀린 체감이 드는지(웃음).

솔직히 이미 많이 누릴 만큼 누렸기 때문에(웃음). 이번 확장팩에서 주인공이 아니라고 해서, 저그만 상향한다거나 이런 건 아니겠죠? 아니라고 말해주세요(웃음). 저그만 좋게 하고 이러지 않으면 괜찮아요. '스타크래프트1'때도 그렇고, '자유의 날개'에서도 이미 누렸기 때문에 괜찮아요. 스토리상 이런 것은 더 좋아야 한다거나, 이런 것만 없으면 상관 없어요.

[ ▲ 아니라고 말하기엔 너무 강한 포스의 '저그 여왕' 캐리건 ]


'군단의 심장'을 맞이하면서 부담감 같은 것도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부담감이 정말 심해요. 대회 떨어질 때마다, 사방에서 왜 떨어졌냐고 물어봐요. 흥행 이야기도 정말 많이하고요. 그런 점들에 있어 굉장히 부담감이 커요. 관심을 너무들 많이 주시니까요.

사실 관심을 많이 주시는 게 나쁜 건 아니죠. 전 열정적인 팬 분들을 물론 좋아하니까요. 그만큼 보답을 해야한다는 마음에 더 노력하게 돼요. 그만큼 더 잘하고 싶고, 결과적으로도 빨리 더 잘해지고 싶어요.



'군단의 심장'과 만난 '갓(God)'



플레이 해본 뒤에, 밸런스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자유의 날개'에서 솔직히 테란이 안 좋았어요. 초반에는 좋았던 것 같은데, 제가 진입한 이후로 더 안 좋아졌어요(웃음). 보통 한 종족을 플레이 하는 프로게이머가 '아, 이 종족 안 좋은 것 같아'라고 말하면 보통 인정을 안 하잖아요. 그런데 모든 종족들이 '아, 테란은 정말 안 좋아'라고 하면 인정하는 분위기에요(웃음). 이번 '군단의 심장'에서 다시 한 번 테란의 상승세를 노려봐야할 것 같아요.


[ ▲ '군단의 심장'에서 다시 돌아온 '마인'역의 '거머리지뢰' ]


[ ▲ '거머리지뢰'는 스타1때의 '마인'과 달리 직접 움직일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상대하기 힘들 것 같은 종족이 있다면요?

프로토스가… 그냥 쎄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세더라고요. 이번 확장팩은 저그를 위해 만든 게 아니라, 프로토스를 위해 만든 것 같아요(웃음).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웃음).

원래 처음이 강하면 후반이 약하고 이런 점이 있어야돼요. 그래야 밸런스가 좀 맞죠. 그래서 거부감이 좀 들기도 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니까요. 특히 '모선제어소'의 활용도는 정말 무궁무진해요. 상대하기 정말 까다롭더라고요.


[ ▲ 연결체에서 소환할 수 있는 모선제어소 ]

[ ▲ 활용도 높은 '모선제어소'의 강력한 스킬들 모선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 ]


그렇다면, 본인이 플레이하는 종족인 '테란'에 추가됐으면 하는 점은요?

테란의 꽃은 역시 메카닉이 아닐까요? 그렇지 않더라도, 한 방향으로 편중되어있다는 점은 좀 아쉬워요. 메카닉을 좀 더 세게 하거나, 다른 유닛이 추가됐으면 좋겠어요. 바이오닉에만 치중해서 솔직히 지루하고 아쉬워요.

이번에 생길 예정이었던 '투견'도 갑자기 사라져서 좀 아쉬워요. 화염차 변신 모드인 '화염기갑병'도 잘 안 쓸 것 같아요. 솔직히 쓸모가 별로 없어요. 테란의 경우에는 '화염차'가 초반에 정찰 및 견제 유닛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이걸 '화염기갑병'으로 사용하려면 무기고까지 업그레이드 해야 해요.

그렇게까지 테크트리를 탄 후에 '화염기갑병'을 쓸 이유가 솔직히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프로토스의 '모선제어소' 같은 경우는 초반에 금방 뽑을 수 있잖아요. 그게 좀 아쉽네요. 거머리지뢰는 인상적이긴 한데, 인구수가 2나 차지하기 때문에 남발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 ▲ 화염차에서 '화염기갑병'으로 변신! ]


[ ▲ 변신과정을 찍어봤습니다. 무기고 업그레이드 후 군수공장에서 직접 생산도 가능 ]



밸런스디자이너인 데이비드 킴과 이야기는 많이 나눠봤나요?

많이는 못 나눴어요. 하지만 필요한 점은 얘기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의견을 전달하기보다는, 오히려 질문을 던지셔서 거기에 답을 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화염차 변신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고요. '화염기갑병'의 경우, 뒤에서 질럿같은 근접 유닛을 잘 잡지 않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런 건 없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웃음).

[ ▲ 밸런스디자이너 '데이비드 킴' ]




'군단의 심장', 이것만은 바뀌어야 한다



'군단의 심장'이 유저들에게 더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배틀넷이 무조건, 정말 무조건 강화되어야돼요. '스타크래프트1'때 만큼만 커뮤니티가 강화되면 '자유의 날개'처럼은 안 될 것 같아요.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배틀넷 커뮤니티가 없어지니까 이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겠더라고요.

한국 사람들은 같이 모여서 밥 먹고, 같이 게임하는 걸 정말 좋아하잖아요. 게임이 친목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커뮤니티를 없애버리니까, 흥행이 안 되는 거죠. 혼자 게임하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웃음).

또, 실명제라는 것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롤'같은 건 실명제가 아니잖아요. 여기서 발생하는 비매너 플레이가 물론 좋은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이메일 계정 생성하고, 실명 확인 하고 등등 거쳐야 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너무 복잡한 것 같아요. 여튼, 배틀넷 커뮤니티는 무조건 강화되어야 돼요.

[ ▲ 블리자드의 전세계 공통 배틀넷 등록 시스템 ]



사생활 보호기능 같은 업데이트는 어떻게 생각해요?

물론 환영이죠. 편리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래더에서는 지워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래더에서 안 지워지면 프로게이머들은 래더를 기피하게 될 것 같아요.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래더에서도 지워져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공평하지 못하잖아요.


[ ▲ 현재 커스텀 모드에서만 사용 가능한 '사생활 보호' 모드 ]



영원히 'KT'의 이영호로 찾아뵙겠습니다



e스포츠시장이 점점 해외로 넓어지고 있는데, 체감하고 있나요?

저번에 초청이긴 했지만 MLG에도 가보고, 이번에도 역시 공식적으로 첫 MLG에도 참가했었잖아요. 처음엔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시드만 따내자는 마인드로 참가했는데 잘 맞더라고요. 해외는 너무 좋고, 분위기도 좋고, 방식도 좋고 다 좋은데 비행기 타는 게 너무 싫어서(웃음). 그게 마음에 걸리네요(웃음).

사람들도 한국보다 훨씬 많고, 열광도 소름돋을 정도로 해주시니 더 힘이 나더라고요. 한국 시장이나 팬이 나쁘다거나 그런 건 물론 아니에요. 방식의 차이인 것 같아요. 그걸 많이 느끼고 왔고요. 해외 대회에 출전해 상금도 많이 따오고 싶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제가 그만큼 가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팬 분들에게 그런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요.


해외 팬을 만나볼 기회였을 것 같은데, 기억 나는 팬이 있었나요?

예전부터 말로만 해외에도 제 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어요. 근데 저번 MLG때랑 이번 MLG 때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 제 상상 이상이었어요. 너무 열광적인 환호를 보여주시니 제가 오히려 더 들뜨더라고요.

이번 MLG 말고, 저번 초청전 때 정말 기억에 남는 외국인 팬이 있었어요.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더라고요. 교포 분도 아닌데, 진짜 한국사람 만큼 잘 하세요. 알고보니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저 때문에 7~8년동안 시청하시면서 공부를 하셨대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외국에서 한국말로 대화를 하는 데 그 분이 저 때문에 한국말을 배우셨다니, 정말 기뻤어요.

[ ▲ 지난 MLG 초청전에서 우승했던 이영호 선수 ]


그렇다면 해외 팀에 대한 생각은 어때요? 욕심이 좀 있는 편인가요?

아뇨, 저는 해외팀에 욕심이 아예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KT'하면 이제 '이영호'가 떠오른다고들 해요. 그만큼 저는 KT의 아이콘이 되었고, 저 스스로도 저와 KT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여기서 오래오래 친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싶어요. 정말 우리 팀은 최고의 팀이에요.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 분들과 팬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 분들께 그간 찾아 뵐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이제 많이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롤'말고 '스타크래프트2'도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응원 많이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팬 분들께도 항상 감사드려요. 변함없이 아껴주셔서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