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프리시즌 경기에서 타릭을 선보인 'wolf' 이재완 선수(좌)와 'Mafa' 원상연 선수(우)


프리시즌 패치가 적용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시즌 3와 달라진 게임 플레이에서 어떤 챔피언이, 어떤 아이템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그래서 프리시즌 패치 버전으로 처음 치러진 12월 4일 롤 챔스 윈터리그 경기는 상위 팀 간의 경기 결과도 관심사였지만, 프로게이머들이 과연 프리시즌 버전에서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는지를 더 관심있게 지켜보는 팬들이 많았다.


프리시즌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포지션은 단연 서포터였다. 서포터의 경우 프리시즌 패치로 가장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서포터를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들의 챔피언 선택부터, 룬, 특성, 아이템 등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


특히 국내 서버보다 약 일주일 앞서 프리시즌 패치가 이루어진 북미서버에서 타릭, 레오나, 알리스타 등 근접 서포터가 유행하는 중이기 때문에 국내 프로게이머가 대회에서 근접 서포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SKT T1 S팀 서포터 'wolf' 이재완 선수와 KT 불리츠팀 서포터 'Mafa' 원상연 선수는 각각 한 경기 씩을 '타릭'으로 플레이했다. 타릭은 사정거리가 긴 AD 원거리 딜러들과 견제형 서포터가 유행하며 한동안 대회는 물론 게임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챔피언. 하지만 이들이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앞으로 일어나게 될 '타릭 열풍'을 예고하는듯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선수 모두 KDA가 1/2/14로 같았다는 점. 또 '혈석 타릭' 스킨을 사용한 것도 같았다. 하지만 룬과 특성을 분석해 보면 두 선수의 타릭은 서로 다른 타릭이었다.


■ 방어력 중심의 세팅은 동일! 룬 세팅 비교



타릭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치는 '방어력'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프리시즌이 되면서 패시브인 '보석학'이 바뀌었는데, 방어력이 올라가면 스킬 사용 후 들어가는 일반 공격에 더 많은 추가 피해를 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이 패시브의 주요 사항으로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도 있다. 더 강한 기본 공격은 물론이고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를 위해 'E'스킬-평타-'R'스킬-평타-'W'스킬-평타-'Q'스킬-평타 식의 연계로 사용하면 기절 스킬인 '황홀한 강타'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금방 돌아와 딜교환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이렇게 스킬을 자주 사용할 때의 마나 소모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두 선수 모두 '마나 재생'과 관련된 룬을 장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wolf' 이재완 선수는 많은 서포터들이 애용하는 표식에 '방어구 관통+마법 관통' 대신 '방어력' 룬을 선택했다. 또한, 앞서 설명했던 마나 재생을 푸른색 문양 쪽에서 3개를 사용해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적극적인 견제 움직임을 위해 정수에서 이동 속도 증가를 2개 사용했으며, 나머지 하나는 방어룬에 투자했다.


반면 'Mafa' 원상연 선수도 방어력에 중심을 둔 건 동일하지만, 'wolf' 이재완 선수와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였다. 먼저 붉은색 표식에는 모두 마나 재생을 투자했다. 대신에 정수에서 부족한 방어력 증가를 두 개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에 마나 재생을 투자한 차이점이 있었다.


▲ 방어력이 증가할수록 강해지고,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보석학'



■ 방어 vs 보조! 분명한 차이를 보인 특성 세팅 비교



특성 면에선 두 선수가 분명한 차이점을 보였다. 'wolf' 이재완 선수는 흡사 단단한 탑이나 정글 챔피언이 주로 갈법한 방어 21포인트 특성을 선택했다. 이와 다르게 'Mafa' 원상연 선수는 보조에 21포인트를 투자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당시 각 게임에서, 맞라인을 선택한 'wolf' 이재완 선수와는 다르게, 'Mafa' 원상연 선수의 KT 불리츠 팀은 탑과 봇을 스왑하는 전략을 선택했으며 이런 특성의 선택은 그런 플레이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점.


SKT T1 S팀 'wolf' 이재완 선수의 특성은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빛을 발했다. 상대팀인 Team NB의 서포터가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루시안을 지원하기 위해 수풀 지형을 넘나들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애니가 '티버' 소환을 포함한 공격 스킬을 퍼부었음에도 죽지 않고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한타 교전 시에도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 상대 스킬을 견뎌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 애니야, 간지럽구나!


반면 'Mafa' 원상연 선수는 철저하게 서포터다운 움직임을 보였다. 팀이 초, 중반에 다소 불리했고, 상대팀인 나진 소드의 챔피언들이 자신의 파트너 'Score' 고동빈 선수를 암살하거나 봉쇄하기에 너무나도 좋았던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점멸을 이용해 황홀한 강타를 쓰는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Score' 고동빈 선수를 지키기 위해 팀의 중간이나 뒤쪽에 위치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었다. 이런 식의 운영이면 분명 방어보단 보조에 투자하는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


특성이 명확하게 갈린 두 선수에게도 공통적인 특성이 있었는데, 그것은 보조 세 번째 줄의 '요리의 대가'라는 특성이었다. 이 특성에 투자하면, 체력 물약이 자동으로 '원기회복의 완전한 비스킷' 아이템으로 변하게 된다. 총 회복량은 150으로 동일하지만, 사용 시 20의 체력과 10의 마나가 즉시 회복 되는 추가 효과가 생긴다. 기본적으로 체력 회복 스킬이 있지만, 타인에게 주로 힐 스킬을 사용하고 자신은 비스킷으로 체력 회복을 하겠다는 의도로 추측된다.


▲ 특성으로 체력 물약을 '원기회복의 완전한 비스킷'으로 바꿀 수 있다.



■ 승천의 부적을 활용하라! 아이템 비교


▲ 자신과 주변 아군에게 빠른 이동속도를 제공하는 '승천의 부적'


아이템 면에서는 두 선수 모두 서포터의 골드 아이템으로 '승천의 부적'을 활용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wolf' 이재완 선수가 시작 아이템으로 '승천의 부적'의 제일 아래 단계인 '고대 주화'를 간 것과는 다르게, 'Mafa' 원상연 선수는 '고대유물 방패'로 시작한 것. 하지만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며, 'Mafa' 원상연 선수 역시 '승천의 부적'으로 갈아타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승천의 부적'은 지난 시즌 동안 존재했던 '슈렐리아의 몽상'과 동일한 사용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사용 시 자신과 주변 아군의 이동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고대유물 방패'의 최종 업그레이드 형태인 '산악 방벽' 아이템도 아군 원거리 딜러를 지키기에 좋은 아이템임은 분명하지만, 타릭이라는 챔피언의 특성상 황홀한 강타 스킬로 언제든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승천의 부적 활용을 통해 극대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 스타일의 차이만큼, 이후 선택된 아이템은 갈렸다. 방어적인 특성으로 전장에서 앞장섰던 'wolf' 이재완 선수는 '얼어붙은 심장'을 선택, 방어력을 높여 더욱 단단한 챔피언이 되길 선택했다. 반면 'Mafa' 원상연 선수의 경우 '미카엘의 도가니'를 선택하여 아군을 보호하는데 더욱 주력했다.



■ 서포터만 할 수 있는 챔피언이 아니다! 더욱 기대되는 프리시즌


▲ 이날 두 선수 모두 '혈석 타릭' 스킨을 사용했다. 왜 안핑크요?


단단한 방어력뿐만 아니라 방어력 증가에 따른 공격력 증가, 확정 기절 효과를 주는 스킬이 있는 타릭. 강력한 견제와 기절 스킬로 최고의 서포터 자리에 올라와 있는 애니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 만큼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타릭 서포터. 방어력 아이템을 갖추면 함께 강해지는 추가 공격, 체력 아이템을 갖추면 효과가 증가하는 치유 스킬인 '원기 부여'는 봇 라인전을 더욱 빛나게 한다.


'wolf' 이재완 선수와 'Mafa' 원상연 선수는 이런 타릭을 활용,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일과 세팅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었지만 앞장서서 적의 공격을 견디기도 하고, 뒤에서 아군 주요 딜러를 보호할 수도 있는 챔피언임을 두 선수의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만날 수 없었던 타릭과 같은 챔피언의 등장이 반갑다. 견제형 서포터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근접 서포터 챔피언의 등장으로 더 재밌고 다양한 운영과 색다른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시즌을 기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