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 시각 기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1경기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대결이 이어진다. 극강의 라인전 능력을 뽐내고 있는 '쵸비' 정지훈의 괴력은 과연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로도 통할 것인가.

'쵸비'는 이번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서 각각 7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모든 경기의 라인전에서 그는 상대 미드 라이너보다 더 많은 이득을 챙겼다. 라인전 능력을 나타내는 기초 통계인 15분 기준 CS 리드율은 100%였고, 15분 기준 CS 차이-골드 차이-경험치 차이는 미드 라이너 중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미드뿐 아니라 모든 선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라인전 통계들에선 모두 최상위권에 올랐다.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수치들이 과도한 더티 파밍을 통해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상대의 CS 수급을 방해하고, 나는 모든 CS를 챙긴다'라는 라인전의 기본 원칙을 그 누구보다 잘 지킨 결과다. 상대가 누구였든지 라인전 구도는 비슷했으며, 성장 차이를 만든 '쵸비'는 중반 이후의 한타에서 상대 미드 라이너보다 훨씬 큰 존재감을 뽐냈다.

이외 '쵸비'의 또 다른 특이점은 와드 및 제어 와드 설치 횟수가 중위권인 것에 반해 분당 시야 점수와 분댱 와드 제거 횟수는 미드 라이너 중 1위라는 것이다. 이는 출중한 라인전 능력에서 비롯된 결과로, 빠른 라인 클리어 이후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시야 차단에 힘을 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시야 면에서 '페이커'는 '쵸비'와 정반대다. 분당 시야 점수와 분댱 와드 제거 횟수는 중위권이지만 와드 및 제어 와드 설치 횟수는 1위다.

물론 미드 라이너의 라인전 우위가 경기 승리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쵸비'의 압도적인 기량은 분명히 한화생명e스포츠의 롤드컵 진출과 8강행을 연달아 일궜다. 지금까지의 모든 경기에서 그랬듯이 '쵸비'가 미드 주도권을 잡는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롤드컵 4강 진출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