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는 26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2경기에서 T1을 상대로 패했다. 1세트는 밴픽의 약점을 파고든 빠른 속도의 운영에, 2세트는 진흙탕 싸움 와중에도 이득은 놓치지 않는 알짜 운영에 무너졌다. 이번 패배로 광동 프릭스는 3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이날은 경기는 1, 2세트를 합해 50분 대에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김대호 감독은 패배의 과정에서 오히려 희망을 읽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로 들어선 김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했던 세 경기 중 오늘이 가장 괜찮은 경기력이었다. '불독' 이태영이 특히 잘했고, 다른 선수들도 큰 실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패배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단 1세트는 밴픽 구조상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내 기대치 이하로 내려간 선수가 없다. 2세트는 탑 다이브를 받아주지 못했고, 봇 다이브를 당할 때 점멸을 아쉽게 썼다. 그렇게 첫 단추를 잘 끼우지 못해 상대 포킹이 너무 강해졌는데, 그럼에도 호전적으로 플레이하며 좋은 싸움각을 본 점이 예전보다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2세트에서 광동 프릭스는 제리-유미를 선택했고, T1은 깜짝 케이틀린 서포터로 응수했다. 이 구도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 데이터로는 바루스-케이틀린의 템포가 제리-유미의 밸류를 못 쫓아온다는 판단이라 잘 고른 픽으로 생각했다. 누울 수 있다고 봤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럼 왜 다이브를 당했냐 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컨디션이었다. 유미가 와서 3명을 다 데려가야 했다. 근데, '태윤' 선수가 1세트를 너무 무기력하게 당해서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는지 자기도 모르게 점멸을 눌러버렸다. 그냥 끌어들였으면 유미가 다 데려가거나, 세주아니가 개입을 안 했다. 그러면 귀환 이후부터는 제리-유미가 이긴다. 우리도 해볼 만했는데, 실력이 약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광동 프릭스의 다음 상대는 마찬가지로 아직 승리가 없는 DRX다. 김대호 감독은 "빠른 속도로 두 판을 패해서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오늘 정도의 폼을 유지해준다면 DRX전 충분히 승산 있다. 내가 기대하는 선, 그 이하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DRX전은 되게 할만할 거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팬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이 담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우리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힘들고 고될 것 같다. 원래 약팀을 응원하는 것만큼 힘든 게 없다.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감정을 공유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 미안하다. 희노애락 중 희와 락만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고되더라도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고맙다. 너무 힘드시면 서머 때 오셔도 괜찮다(웃음). 팬분들, 너무 미안하고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빨리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스텝업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