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테라가 일부 운영 정책을 사전 공지 없이 수정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의 발단은 지난 8월 25일 업데이트된 '파괴된 신계의 관문' 콘텐츠에 귀속 시스템 관련 오류가 발생하면서부터다.

파괴된 신계의 관문은 테라 최초의 30인 레이드 던전으로 난이도에 따라 총 4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계별 귀속 여부가 다르게 적용된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예를 들어 1단계 클리어 시 일주일 동안 해당 단계는 귀속되지만, 나머지 2단계부터 4단계까지는 새롭게 파티를 구해서 도전할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해당 던전 업데이트 후 주말 동안 1단계를 클리어했음에도 불구하고, 던전 귀속 여부와 관계없이 반복해서 동일한 단계를 도전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 귀속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파괴된 신계의 관문


문제를 인지한 넥슨 측은 29일 오전 '파괴된 신계의 관문' 던전 입장을 임시 중단하면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공지를 올렸고, 약 15시간 후인 저녁 7시 30분경에는 레이드 던전을 반복 이용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한 조치 내역을 안내했다.

☞ 레이드 던전을 반복 이용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한 조치 내역 안내

세부적으로는 악용 여부에 따라 유저들에 대한 징계 혹은 보상 회수가 결정되었다. 동일 단계를 2회 클리어한 경우 버그 혹은 시스템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분류하여 획득한 보상이 회수되었으며, 3회 이상 특정 단계를 반복해서 클리어한 경우에는 오류를 악용했다고 판단하여 회수 및 최대 30일간 접속이 제한되었다.

모두 운영 정책에 의한 조치였지만, 정작 공지 안내 후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테라 운영 정책 일부가 수정된 걸 유저들이 발견한 것. 변경된 내용을 보면 [버그 혹은 시스템 오류 악용] 관련 항목으로 기본 '계정 영구 접속 제한'에서 1차 적발 시 '30일이나 90일 접속 제한'으로 완화되었다.

이에 인벤 커뮤니티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버그 악용자를 봐주기 위한 운영 정책 변경이 아니냐", "버그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만 손해 보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 자유 게시판에는 유저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 문제가 된 운영 정책 변경 부분


유저들은 우선 '파괴된 신계의 관문'에서 오류 악용자들이 비정상적으로 챙긴 보상과 관련하여,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긴 유저들과 생기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일반 5인, 10인 던전과 달리 철기장 아이템이나 새로운 최상위 장비 재료, 각인서 등을 획득할 수 있는데, 단순하게 골드 가치로만 환산해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래 하나의 단계를 클리어한 후 다시 동일한 단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귀속 시스템 오류를 악용한 유저들은 특정 단계를 계속해서 파밍. 경매장을 통해 판매해 자본금을 늘리거나 자신의 장비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되었다.

충분히 골드나 아이템 복사처럼 게임 내 경제와 콘텐츠에 치명적인 버그를 의도적으로 반복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게임 내 오류 악용을 반복한 유저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로 운영 정책을 변경하고 소급 적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이번 제재 대상에 변경 전 운영 정책 적용 시 보상 회수와 함께 적어도 30일의 계정 접속 제한 혹은 영구 접속제한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각각 7일과 30일로 제재 수준이 확 낮아졌다.

어떻게 보면 제재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수위를 조정한 것뿐이지만, 향후 유사한 게임 내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제재 수위를 고무줄처럼 바꿀 수 있지 않느냐?"는게 유저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한편 이번 오류 악용과 관련해서는 후속 조치로 빠른 시일 내에 임시점검을 통해 수정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별도의 보상안도 추후 공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 [ 추가 공지 내용 ]

시스템 버그 악용에 대한 제한 규정과 운영 정책 수정에 대한 자세한 경위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되었다.

우선 30일 오전 12시 30분 경에는 오류를 이용해 이득을 획득한 부분에 대해 미회수 되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치될 예정이라는 것, 이번 오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운영정책이 수정된 것에 대한 1차 안내가 이뤄졌다.

☞ 레이드 던전을 반복 이용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한 조치 내역 안내 [30일 오전 12시 30분 1차 공지]

이후 저녁 8시 경에는 '운영정책' 변경 이슈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공지가 올라왔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안녕하세요. GM로스입니다.


어제와 오늘 있었던 파괴된 신계의 관문 재 입장 버그 악용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저희의 미흡한 대응으로 수호자님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늦었지만 처리 과정과 저희의 실수를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문제의 핵심이자 저희의 가장 큰 실수인 8월29일(월) 운영정책이 수정 된 정황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① 8월29일(월) 버그 악용자 제재를 위해 버그 악용에 대한 운영 정책을 확인하였습니다.
② 확인 결과 저희가 수립했던 정책이 아닌 ‘1차 적발로 영구 접속제한’을 하는 정책이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 현재 넥슨에서는 버그 악용에 대해 1차에 영구 접속 제한을 하는 게임은 없습니다.

→ 이는 ‘1차 적발로 영구 접속 제한’ 정책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사항입니다.

→ 테라도 넥슨으로 이관할 당시 이 부분을 반영하여 버그 악용 수준에 따라 제재 정책을 수립하여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③ 정책이 잘 못 노출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급히 수정하였고, 이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였습니다.

→ 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과 약관 수정 시에는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수호자님들께 안내를 드렸어야 하나 안일한 생각으로 공지를 누락하고 정책만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④ 정책은 6월 11일(토) 개정된 운영정책을 홈페이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오표기 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운영 정책이 수정된 정황입니다.
악용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이런 결정이 득 보다 더 큰 실이라는 것을 저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정책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라 잘 못된 정책이 노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급한 마음에 공지의 중요성을 망각한 것 같습니다.공지로 명확하게 사전 안내를 드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점검해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수호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버그 악용 제재자 명단과 회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지를 통해서 다시 안내 드리겠습니다.

최근 레이드 업데이트 이후 여러 오류와 미흡한 조치로 수호자 여러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는 더욱 더 노력하여 수호자 여러분들께 만족스러운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