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이변의 연속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는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매번 역대급, 역대급 하지만 이번만큼 재미있던 롤드컵이 또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역대급 재미를 만들어 온 가장 중요했던 요소는, 역시 '이변'이 아니었나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춧가루를 나눠주는, 이변의 연속인 그룹 스테이지 2주 차에는 어떤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지 가볍게 정리해 보도록 합니다.

2주 차 첫 날부터 이변은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한 듯 A조 1위를 거머쥔 락스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8강 진출에 이름을 올린 팀은 어느 지역이었을까요? 응원에 힘입은 북미 팀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유럽도, 항상 강팀으로 주목받는 중국 팀도 아닌, 바로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와일드 카드에서 두 번째 8강 진출 팀이 등장했습니다. 유럽의 G2, 북미의 CLG, 한국의 락스 타이거즈를 꺾으며 저력을 보여준 그 팀은 바로 ALBUS NOX LUNA! 줄여서 ANX였습니다. 첫 주 차의 INTZ가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 카드 팀에게 희망을 주었다면, ANX는 그 희망을 전 세계 모두의 눈 앞에서 실력으로서 실현해 보인 셈이었죠.

그나마 무난히 흘러갔던 두 번째 날이 지나고, D조의 8강 진출자가 가려지는 오늘 역시 크나큰 이변이 일어날 뻔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전패를 기록하며 유럽의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기고 있던 스플라이스가 중국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RNG를 꺾은 것이죠. 도무지 희망을 찾을 수 없던 스플라이스는 그제서야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듯한 밝은 표정을 지었고, 유럽의 팬들 역시 H2K와 함께 8강에서 당당하게 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TSM과 삼성에게 내리 패배한 스플라이스는 아쉽게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죠.

2주차 그룹 스테이지가 단 하루 남은 지금, 8강으로 향하는 티켓은 단 두 장만이 남아 있습니다. 8강을 향해 마지막 도전을 벌일 조는 B조로, C9, 플래시 울브즈, I MAY와 한국의 SKT T1이 등장하게 됩니다. 벌써부터 많은 예측이 오가고 있고, 유난히 예측이 몰리는 팀도 분명히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예측대로만 흘러간다면 조금은 김이 빠질 수도 있듯, 많은 팬들은 덜 유력한 팀이 만드는 더 멋진 이변을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ANX로 시작한 8강의 이변. 그리고 이변이 있어 재미있는 롤드컵. 내일은 과연 어떤 이변이 일어날까요? 북미의 희망 C9, 힘든 상황의 I MAY는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혹은, 플래쉬 울브즈가 SKT T1을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쳐 보일까요? 결과는 각자 예측할 수 있더라도, 그 과정 만큼은 모든 팀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이변을 만들어낸다면, 보다 눈이 즐거운 '역대급의 역대급' 롤드컵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8강을 향해 갈 길이 남은 팀들의 멋진 경기력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