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은 17일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서 '게임인 토크콘서트: 게임업계에 입문하는 게임인을 위한 안내서'를 개최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박성용 부회장과 게임인재단 조계현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한 이 날 행사에는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의 발대식과 사업 설명회, 게임인 토크 콘서트 등의 행사들로 구성되었으며 1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박성용 부회장은 "그간 우리나라 모바일 산업은 통신 스마트폰, 콘텐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계 산업을 이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진보는 물론, 콘텐츠 면에서도 종합 예술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지금까지 모바일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서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인재를 발굴하는 사명감으로 여러 업체가 모여 추진하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고 행사를 설명하며, "게임 정보와 현실감 있는 안팎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진로를 고민할 기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면서 국내 대표 마켓인 원스토어에 출시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고 행사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했다.

▲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박성용 부회장

뒤이어 자리한 조계현 이사장은 "게임인 재단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 만드는 사람을 포함해서 게임인을 응원하기 위해 출발한 곳"이라고 정의하며, 게임 제작자에 대한 투자나 게임 특성화고 장학금과 사회적 기업 운영 등 여러 면에서 게임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게임인 재단의 활동을 알렸다.

또한, "게임을 만드시는 분들은 소위 ‘꿈을 먹고 산다’라고 표현하는데, 오늘 행사에 자리한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모전과 토크 콘서트를 통해 게임 운영, 제작 등 각 분야에서 자리하신 분들의 궁금증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행사의 내용을 강조했다.

▲ 게임인재단 조계현 이사장

발대식을 마친 뒤에는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전명진 회장이 자리해,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의 사업 설명을 이어갔다.

전명진 회장은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된 자세한 이유와 과정, 내용을 설명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현황을 예로 들며, 이로 인해 중소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쇠퇴했고 결과적으로 게임 업계 신규 인력 수요들이 축소됐다 요약했다. 결과적으로 경험을 쌓을 기회들이 줄어들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게임 업계 전반의 둔화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전 회장은 이와 같은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신규 인력이 유입'과 '인재의 적극적인 발굴과 소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서 게임 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됐다."고 행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전명진 회장

그리하여 탄생한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발전과 미래 게임인의 육성을 돕기 위해 시작되는 행사로 꾸려질 예정이다.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현직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개발부터 출시까지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게임의 개발과정과 발전하는 모습은 기록 및 인터뷰, 스트리밍 등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또한 단순 과제로 멈추던 개발을 출시까지 연결하고, 원스토어를 통해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등 이 모든 절차를 기록으로 남겨 이슈화를 노리는 토탈 프로젝트로 꾸려진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게임인 토크 콘서트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등을 개발해온 로이게임즈 이원술 대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코리아 등에서 사업을 총괄한 인챈트 인터렉티브 박영목 대표, '패러사이트 이브', '길드워2' 개발에 참여한 아트 디렉터 바른손E&A 윤용기 대표, 엔씨 소프트와 엑스엘게임즈에서 '리니지2', '아이온', '아키에이지'의 게임 플랫폼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엑스엘게임즈 서동우 본부장 등 네 명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토크 콘서트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들은 아래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토크 콘서트 질문과 답변 내용


▲ 좌측부터 이원술 대표, 박영목 대표, 서동우 본부장, 윤용기 대표, 전명진 회장


Q.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으로 성공해본 입장에서 앞으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연습 창작하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린다.

윤용기 : 93년부터 컨셉 디자인으로 쭉 아트디렉터의 길을 걸었다. 마침 전공도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고민했던 부분 중의 하나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 및 창작하고, 이것이 상업화되는 것을 생각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당시에는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 같은 것을 카피하며 연습했던 것 같다. 드로잉부터 디자인적인 측면, 시대 배경에 맞는 디자인 등을 연습할 때, 기존에 있는 작가들이 어떻게 디자인하고 캐릭터에 입혔는지 모작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인체 드로잉이나 사물 드로잉 같은 기초들을 쌓아 가면, 결국 본인의 스타일로 발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을 한다기보다는 원하는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습작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많은 작품을 접하다 보면 본인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이다.


Q. 게임 업계 PM이나 마케팅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박영목: 게임 사업도 크게는 사업의 일부다. 회사의 경영이나 사업 전반에 대한 것들을 알 수 있는 경영학에 관심을 두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요즘 게임 업체들은 반 정도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언어 쪽을 공부하는 것을 권장해드리고 싶다. 시장이 큰 중국어나 역사적으로 계속된 일본, 그리고 당연히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실제로 신입 사원으로 게임 업계를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큰 기업에서 신입 사원을 뽑는 경우는 있지만, 다른 곳에서 신입으로 입사하는 기회는 적다. 작은 벤처회사나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 게임 관련 직업을 소개하는 사이트들을 참고하고, 작은 곳에서부터 경험을 쌓는 것이 좋아 보인다. 3~5년 정도 경험이 쌓이면 쉽게 큰 회사로 모셔갈 테니, 이와 같은 기회들을 순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인챈트 인터렉티브 박영목 대표


Q. 게임 기획자를 지망하는 학생이다. 창업을 바로 하는 것 보다는 취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이원술: 저 같은 경우에는 둘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멤버들이 있다면 창업한 다음, 회사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입이 바로 게임 회사에 들어가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작은 회사에서 결과물을 냈다는 것도 좋은 경험이므로 하나를 완성해 보면 게임 업계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영목: 저는 어린 분들이 창업하는 것에는 반대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준비가 필요하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졸업해도 학비를 갚는데 쩔쩔매는 것이 현실인데…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준비라는 것은 금전적인 준비도 포함되지만, 사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께하는 멤버 등 경험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준비가 되었을 때 창업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Q. 그림을 그리다 보면, 구도 색감, 컨셉 등이 비슷하게 나오게 된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게 되는지?.

윤용기: 연습을 계속해서 하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케치북에다 계속해서 연습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분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핸드폰처럼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며 활용하는 방법이다. 점심시간이나 이동 중에 사람 또는 물건의 형태를 크로키로 계속해서 딱 1년만 하시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1, 2장씩 사람 위주로 계속해서 끊임없이 그려본다면 구도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현상이 나오리라 본다.

▲ 바른손 E&A 윤용기 대표


Q. 게임 출시를 할 때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 신분에서는 SNS 홍보를 주로 할 수밖에 없는데, 학생이 할 수 있는 다른 홍보 방법이 있을까?

박영목: 돈 안 내고 소문내는 방법은 저희도 찾고 있는 부분이다. 학생이라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공모전이나 이런 행사에 응모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는 기업들이 도와주는 형태의 행사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곳에 가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봐달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SNS로 한다고 생각한다면… 개발자 협회나 같은 일을 하는 그룹 및 커뮤니티에 홍보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Q. 근무할 때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오면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다. 패널 모두에게 각 방법을 듣고 싶다.

윤용기: 사람마다 푸는 방법이 다르다. 저는 활동적인 사람이라 운동으로 대부분 풀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거나 클럽에 가는 것으로 해소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것은 슬럼프를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땀을 흘리는 것이 최고였다.

서동우: 제가 하는 일은 오픈 전과 후로 바쁜 플랫폼 개발이다. 돈을 많이 벌 때는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데, 돈을 못 벌거나 유저가 적어지면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회사에 다닐 때는 휴가를 가서 ‘왜 내가 이 일을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것으로 해소하기도 한다.

경험상 보면 슬럼프가 왔을 때 이직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주기적으로 한 2년 정도? 하지만 이런 방법은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유를 찾아보고 생각하시면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영목: 나이가 있으므로… 2년마다 이직을 했다면 아마도 20개의 회사에 다녀야 했을 것이다. 슬럼프는 머릿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위 사람의 응원으로 풀어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위에서 자기를 아껴주고, 가치를 알아주고, 자존감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서 용기를 얻은 다음, 이후의 단계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원술: 힘들었을 때 술도 먹고 방황할 때도 있었다. 박영목 대표님이 말한 것처럼 슬럼프는 결국 자기 자신이 만든 것이다.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으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슬럼프가 오면 오히려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고 한다. 출근도 일찍 하고, 사람들도 만나는 것이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면 벗어나게 된다. 아예 슬럼프 같은 것은 없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네 분이 게임 업계에 있으면서 그동안 즐거웠거나 성취감을 느꼈을 때가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이원술: 아무래도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유저들이 제가 만든 게임을 평가한 다음, 만족하고 즐거워했을 때가 아니었을까 한다. 유저들이 보여주는 좋은 반응은 대부분 개발자들에게는 게임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된다.

박영목: 전철을 탔을 때 출시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이 보이면 기분이 좋다. 또한, 사업을 하던 사람이다 보니 통장에 돈이 쌓이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하룻밤 잤더니 뭔가 생기고, 사방에서 내가 참여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여러분도 그런 쾌감을 많이 느껴봤으면 좋겠다.

서동우: 제가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 출시 이후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했을 때에 성취감을 느낀다. 게임이 잘되면 해커들의 공격이 들어오기도 하고, 서버 문제 같은 것들을 헤쳐나가서 게임이 안정화가 되었을 때. 그때 회사 생활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윤용기: 엔씨소프트에 있었을 당시, 아이온이 1위를 했을 때. 그리고 아키에이지가 게임대상과 최고 그래픽상을 받았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AD로써는 최고의 상을 받은 셈이니…

또, 미국에서 일할 때, 큰 회사의 사람이 “페러사이트 이브 때문에 게임 업계에 오게 됐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립서비스였을 지는 몰라도, 자신이 참여한 게임 때문에 업계에 오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감명 깊더라.



Q. 그림을 그리면 트랜드에 뒤쳐진다는 얘기를 듣는다. 최신 트랜드에 맞춰서 해야 되는가? 아니면 나의 스타일을 유지해야 하는가?

윤용기: 기초설계가 중요한 것 같다. 트랜드는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모습이고, 중요한 것은 드로잉이라던가 크로키, 기본 색채, 구도 같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트랜디한 그림들이 유행한다고 해서 그것만 쫓다 보면 발전이 없다. 기초에 투자하면 자연스레 쫓아갈 수 있고 트랜드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양하게 배우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개발에 필요한 언어들만 배우는 것이 좋을지 고민 중이다.

서동우: 요즘에 많은 언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언어들의 주안점은 생산성이다. 쉽게 만들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요즘 툴들은 쉬운 대신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권장하는 방법은 C++를 기본으로 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OS에 맞춰 언어를 배우면 좋지 않을까 한다. 배운다기보다는 즐긴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기본 언어를 배우면 다른 언어는 쉬워지는 면이 있으므로, 처음에 어려운 것을 배우고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하는 바다.

▲ 엑스엘게임즈 서동우 본부장


Q. 기획자는 어떤 것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또, 면접에서 기획자는 어느 것을 우선으로 보는지도 궁금하다.

이원술: 우리 회사 기준으로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분석력이 중요하므로, 다른 게임에 대한 역기획서 같은 것들을 본다. 게임을 본인 시각에서 어떻게 재해석했는지를 본 다음에 자신의 기획서를 보게 된다. 이때 주로 보는 것이 문서 정리 능력이다. 게임 개발 특성상 다른 사람과 소통해야 하므로, 문서 정리 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면접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우선적으로 보는 편이다. 기획자라는 역할은 다른 파트를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기획자를 지망하시는 분들이라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Q. 포트폴리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윤용기: 아트 쪽도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잘하는 사람보다는 특정 분야를 나눠 뽑는다. 어떤 것이 나에게 맞을까를 고민한 다음, 해당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평생 일을 하고 싶은가?’다. 고등 대학교 때 이걸 정할 수는 없겠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게임 기획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이원술: 저 같은 경우는 타고났고요. (웃음) 농담이입니다. 제 기준으로 말씀 드리면… 저는 게임을 잘 안 하는 편이다. LOL이나 WOW도 안 해봤고... 게임보다는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얻는다. 대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곳에서 얻기 때문에, 기획을 바라보는 분들은 여러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독창적인 게임을 만든다고 한다면 게임보다는 다른 쪽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다만, 익숙한 게임에서 출발한 게임을 개발한다면 게임을 하는 경험도 필요하다. 어떤 게임을 개발하느냐에 따라서 게임 또는 문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Q. 게임회사는 정말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지? 그리고 월급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다.

이원술: 저희 회사는 저도 반바지 입고 출근한다. 오늘은 품위 있게 입고 온 편이다. 대부분 개발사들이 자유로운 편이며, 사업팀 같은 사무 쪽 직군은 슈트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 할 수 있다. 월급은 기업 비밀이라 공개하긴 어렵다.

서동우: 회사 보안팀 친구 같은 경우는 퇴근이 귀찮다고 잠옷을 입고 다닌다. 월급은 직군, 회사별로 다르므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박영목: 오렌지크루에 있을 때, 7월 정도 되면 메일을 보냈다. ‘오늘부터 반바지 입고 다녀도 된다.’고. 다만, 여자분들은 너무 야하지 않게, 남자분들은 지저분하지 않게 등 최소한의 기준은 갖췄었다.

윤용기: 저희도 반바지, 슬리퍼, 여름에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것들을 적절히 풀어놓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와는 반대로 미국 쪽에서는 아예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슈트 데이'라고 양복을 차려입고 나오는 날도 있었다. 연봉은 직군, 개인의 능력별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기가 열심히 하면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업계라고 생각한다.


Q. 이번에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에 참가할 생각이다.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궁금하다.

전명진: 게임인 발굴 공모전은 마켓 출시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6주라는 기간에 마켓 출시를 할 수 없는 게임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낮게 준다. 다만, 6주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인력 구성과 기획을 갖췄다면 충분히 통과될 것이다.



Q. 회사에서 개발하다 보면 투자자의 의견 때문에 전혀 다른 게임이 나오기도 한다. 생각한 것과 투자자의 의견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야 하는가?

이원술: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 최대한 윗선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방법이 있고, 도저히 안 된다면 퇴사하거나 참고 개발하거나 해야 한다. 아니면 본인이 창업을 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또 만만치 않을 일이기도 하다.

박영목: 일종의 편을 가르는 느낌이 있는데, 투자자라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다. 투자자는 돈을 투자했으니 보상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한 편으로는 일종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제 생각엔 개발자 투자자 사용자 세 의견을 취합하여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본다. 뒤로 물러설 때도 있고, 고집을 세워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Q. IT 계열 직업은 수명이 짧고 도태되기 쉽다고 하던데,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은?

박영목: 개발자의 정의가 회사마다. 다르다. 게임 회사에서는 기획부터 시작해서 전 분야를 개발자로 본다. 일반적인 IT 회사에서는 프로그래밍하는 사람들을 개발자라고 칭한다. 게임 개발자라 하는 것은 통칭인 것 같다.

애매하긴 한데 저는 게임 개발자의 수명이 짧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종합 예술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므로 다른 곳으로 이동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게임 개발자의 수명은 길다고 생각한다.

윤용기: 저도 수명은 길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짧은 것은 아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현재 잘 일하고 있고, 전문가들과 만나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장치도 있다. 개발자로서 60대까지 일을 할 수 있는… 내 일만 잘하면 정년까지 일하기 충분한 업계라고 생각한다.


Q. 현재 고등학생 신분인데 앞으로 대학과 같은 학업의 필요성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진학 유무와 게임 업계 진출이 연관이 있는가?

윤용기: 과정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는 학벌을 보지 않는다. 아예 적지도 말라고 하고. 아트 쪽 같은 경우에는 각 분야의 포트폴리오와 테스트, 그림 자체만을 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학업이 필요할까는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그림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 누가 보더라도 천재지만 사회성이 없으면 안 뽑는다. 작품 쪽만 보면 대학의 필요성이 없지만, 대학에서는 인문학적 지식들을 얻을 수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전체적으로 VR 산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VR 산업의 전망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원술: 화이트데이 VR을 PS4용으로 개발 중인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유저의 체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인 것은 분명하고, 앞으로도 연구와 기술 발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투자와 개발도 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를 주기 위한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크게 공감한다.

윤용기: 회사에서도 '프로젝트 M'이라고 실사에 가까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교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10월 말에 10분 정도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아마도 지스타 때 시연할 수 있을 듯하다.

VR이 모든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태까지 해왔던 게임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은 명확한 부분이다. 전혀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회사들이 작업을 진행 중이기도 하고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고, 회사적으로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Q. 국내 시장에서 패키지와 아케이드는 성공하기 어려운가? 답변을 들려달라

이원술: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저희 회사도 고생을 좀 하고 있기 때문에…

▲ 로이게임즈 이원술 대표


Q. 좋은 게임의 기준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박영목: 좋은 게임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이야기다. 쉽게 말씀은 못 드리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성공의 한 측면이지만, 마니아층이 존재해서 실패했음에도 후회는 없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게임들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Q. 패키지 게임이 성공하기 어렵다면, 왜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지?

이원술: 당연히 좋아서 하는 일이다. 아까 좋은 게임이 어떤 게임이 질문했는데, ‘좋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을 수 있고, 재밌는 게 좋을 수 있고 등등… 일단 저희 회사는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만들었을 때도 재미있고, 유저들도 재미있게 하는 게임이다. 그런 재미를 저희는 화이트데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유저들도 그에 호응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시장이 국내외로도 확대되었기 때문에 힘들다고 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분들도 사랑해줬지만, 해외에서도 사랑해줘서 도전해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다른 분들은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말하고 싶다.


Q. 기획자의 포트폴리오에는 어떤 요소들이 들어가야 하는가. 프로그래밍의 소양이 어느 수준까지 필요한지 궁금하다.

이원술: 장수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봤을 때 어떤 게임인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한 장에 이해할 수 있는 기획서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므로 본인이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정리해서 넣은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밍 소양은 있으면 좋은 데, 없어도 무방하다. 요즘은 툴들이 잘 되어 있어서 책을 보면 기본적인 알고리즘이나 사용법 등은 알 수 있을 것이다.



Q. 평소 아이디어를 얻는 곳이나 참고 서적, 각자 분야에 대해 특별한 지식을 쌓았다 했던 추천할 만한 관련 서적들이 있다면 알려달라.

윤용기: 저는 만화를 너무 좋아했다. 책보다는 만화를 봤던 사람이라, 애니메이션,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 직장생활 할 때는 각 나라의 설화 같은 것들을 봤다. 나라별 설화나 동화 같은 것들에 역사를 추가해서 게임 아이디어나 디자인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까지 도움이 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서동우: 저는 미국드라마를 주로 본다. 최근에 본 것은 실리콘밸리라는 드라마다. 과장된 면이 있지만, 이 업계를 배우는 것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박영목: 1인칭 FPS를 개발하다 보니 카메라 시점이 중요하다. 기획자들에게 영화 장면들의 카메라 구도,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카메라 워크 등을 공부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원술: 책들도 워낙 많은 것들이 있고, 봐야하는 서적도 달라진다. 그래서 딱 집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원피스’다. 스토리나 설정을 중요시하는 회사라서 등장인물의 설정과 캐릭터가 잘 되어있는 점.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점 때문에 권장도서로 채택하여 회사에 구비하고 있다.


Q. 정부 쪽에서 게임 규제가 심하다. 기성 게임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업계를 이끌어야 규제가 완화되고, 이어질 수 있을지 생각하신 바를 알려달라.

박영목: 우선 첫 번째로 저희가 아직까지 정부를 설득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분발하겠다. 두 번째로 복지나 기부활동 안 하냐고 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여러 사진들이 많이 나온다. 사실 기부가 돈으로도 기부되는 것이 많아, 일일이 홍보하면 다른 말이 나오기도 하고… 여러 힘든 부분들이 많다. 다른 분들에게 기부를 더 하도록 종용하겠다.

그리고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한 나머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마약으로 취급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게 정치를 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이슈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공부를 안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짬이 날 때 하라는 이야기고 성인들이 쉬고 싶을 때 하라는 말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결국, 게임 또한 문화에 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는 사회가 성숙하는 것과 연관을 가진다. 우리나라도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좀 더 이해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원술: 고민한 부분이긴 한데 사실 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기 때문이다. 아마도 모든 사람이 하루 종일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화를 마약취급 했을 것이다.

결국, 문화생활 중에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게임밖에 없어서 게임을 하는 것에 가깝다. 국내 전반적인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게 바꿔야 한다. 게임도 문화생활이 되도록 바꿔야 하고. 이런 것들은 점차 선진국화되면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게 될 때 잦아들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