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또다른 PC 신작, '하이프스쿼드'가 지난 6월 14일부터 알파테스트에 돌입했다. 하이프스쿼드는 지난 2022년 1월 넷마블의 신작을 소개하는 행사인 NTP에서 '스쿼드 배틀'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팀 기반 배틀로얄 게임으로, 배틀로얄하면 흔히 떠오르는 섬 지역이 아닌 미래풍 도시 한복판에서 경기가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타이틀명이 현재와 같이 확정되면서 '배틀로얄'이라고 장르를 언급했지만, 최초 공개 당시에는 그보다는 '프리포올'과 근접 액션 배틀이라는 점에 주력해서 소개되기도 했다. 물론 프리포올 역시도 다수의 유저가 한 자리에 모여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싸우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이긴 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투 지역이 좁아진다던가 하는 룰이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닌 만큼, 여타 배틀로얄 게임과는 다른 플레이 방식을 기대하게 만들 법한 해프닝이라고 할까.

첫 테스트라 초반부터 모든 것이 열리지 않았던 만큼, 하이프스쿼드의 첫인상은 글로벌에 친숙한 캐주얼한 스타일의 그래픽에 배경만 도시로 잡은 일반적인 근접 전투 배틀로얄처럼 보였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왜 처음에 배틀로얄이라는 친숙한 단어 대신 '프리포올'이라는 이제는 이색적으로 느껴질 단어를 골랐었나 체감할 수 있었다.



■ 어쨌든 거점만 점령하면 OK, 쉬운 부활로 계속 이어지는 전투


배틀로얄 장르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던 초창기를 되짚어보면, 한 번 아웃된 플레이어가 다시 복귀해서 싸운다는 개념은 거의 배제된 양상이었다. 물론 스쿼드 모드 등 팀플레이에서는 기절 상태에 있는 아군을 아군이 치료해서 다시 전장에 합류시킬 수는 있지만, 사망해서 아예 전장에서 아웃된 아군을 복귀시킬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한 명이라도 아웃되지 않기 위해 전투 및 전장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되는 묘미도 있었지만, 반면 아웃된 팀원은 게임에 아예 끼지 못하고 소외되어버린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에이펙스 레전드 등 후발주자들은 아군이 사망해도 다시 전장에 복귀시킬 수 있는 수단을 도입했고, 이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 뒤로 팀 단위 배틀로얄에서는 스쿼드가 전멸하지 않는 한 팀원들이 전장에서 아웃됐어도 다시 전장으로 복귀할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철칙처럼 자리잡았다. 그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활시키는 동안에는 시야가 제한되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 취소되는 등 리스크가 동반되는 식으로 설계가 됐다.

그러나 '하이프스쿼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팀원을 복귀시킬 때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여타 배틀로얄에서는 아군의 데이터를 주워서 리스폰 장치를 가동시키거나, 혹은 다른 탈락자들과 결투를 벌여서 승리하면 다시 전장에 복귀하는 등 리스크가 있지만 하이프스쿼드는 거점을 점령하면 해결된다. 그것도 한 번에 한 명씩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라 쓰러진 팀원 모두를 복귀시키는 구조고, 거점을 점령하는 동안 시야가 고정되어있다거나 움직임이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의의 기습을 무방비하게 당할 여지도 적었다.

▲ 자칫하면 스쿼드가 전멸할 위기였지만

▲ 채널링이 아닌 거점 점령식으로 스쿼드를 부활시키는 방식이라 한 명만 살아남으면 팀원 재소집이 비교적 쉽다

여기에 리스폰이 가능한 거점도 맵 여러 곳에 고루 퍼져있어 접근성이 높은 것도 색다른 요소였다. 그간 배틀로얄 게임에서 리스폰을 시킬 수 있는 수단은 보통 몇몇 주요 거점에만 출현하곤 했다. 그래서 경기 구역이 다소 운이 나쁘게 걸리면 꽤 이른 시점부터 리스폰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일도 많았다. 그래서 상수로 두고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하이프스쿼드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무래도 질 것 같을 때 한 명이 거점으로 먼저 튄 다음에 다른 팀원이 전멸하면 부활시킨다는 선택지를 어지간한 상황에서 고를 수 있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거점을 점령하면 팀원을 복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스탯을 올리거나 특수 효과가 동반된 칩을 구매할 포인트까지 주어지니, 복귀한 팀원의 파밍을 도우면서 빠르게 전열을 갖추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다보니 보통 배틀로얄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소수의 생존자가 남게 되면 전면전보다는 서로 어디에 있나 탐색전을 벌이고 정찰한 뒤 신중하게 전투를 벌이는 양상이 되지만, 하이프스쿼드는 인원이 많이 탈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점점 좁은 곳에 모이게 되는 만큼 필연적으로 난전이 이른 타이밍에 자주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 한 명만 살아남으면 쉽게 부활 가능하니, 초반 탐색전이 전면전급으로 벌어지는 일도 비교적 잦다

어쨌거나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쳐야 하는 구도니 어부지리 당하지 않기 위해 눈치 싸움과 견제는 이어지지만, 맵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가 스쿼드가 한 명이라도 살아남으면 다시 두 명이 돌아오는 게 쉬운 만큼 최종 단계까지 남은 생존자의 수가 타 배틀로얄에 비해서 많다. 그 좁은 우리에서 서로 견제하다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적과 또 조우해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된다고 할까.

더군다나 슈팅이 아닌 근접 전투 기반이라, 원거리에서 숨어 저격하기보다는 서로 마주해서 투닥거리는 비중도 높다보니 자연히 치열한 난전 구도로 이어지게 된다. 그 난전에서 걸러진 몇 명의 생존자들이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한 번 난전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인 배틀로얄의 구도지만, 하이프스쿼드에서는 그 걸러졌다 생각했던 탈락자들이 다시 기회를 얻어서 도전하는 것이 일반화되어있다보니 잠시 쉬었다가 난전이 벌어지는 그 텀이 상당히 빨랐다. 그래서 전투의 전투를 거듭하는 묘미가 있었다.

▲ 팀원이 생존한 상태에서 로비로 나가게 되면 페널티가 주어진다. 부활도 쉬우니 나가지 말고 잠시 기다려보자



■ '도시'라는 공간과 파쿠르 액션의 조합으로 빚어낸 독특한 전투 템포


또 하나 주목할 포인트는, 하이프스쿼드가 '도시'라는 공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통상의 배틀로얄 다수는 여러 지형이 섞인 섬 혹은 넓은 필드를 무대로 삼고는 했다. 그러면서 각 지형마다 상이한 전투법을 유저들이 즐길 수 있게 하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파밍하고 숨어서 동향을 살펴본 뒤 신중하게 움직이는 묘미를 추구했다. 그렇게 움직이는 도중에 종종 건물들이 즐비한 구간에서 문과 벽 그리고 창문을 사이에 두고 조심스럽게 심리 공방을 펼치거나 아니면 과감하게 들어가는 시가전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패키지 같은 구성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하이프스쿼드는 필드 자체가 하나의 도시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도시라는 공간 자체가 복합적이니, 그 단어 하나만으로 퉁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하다. 도시가 단순히 건물만 빼곡히 들어선 곳뿐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깔린 도로나 교통망 그리고 각종 기반 시설까지 포함해서 일컫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그 다양한 요소들이 분산되지 않게 의도적으로 밀도있게 모아둔 공간이고, 그만큼 타 지형 대비 밀도가 비교적 높다.

그 밀도감이 하이프스쿼드 특유의 쉬운 리스폰 시스템과 얽히면서 전투가 벌어지는 빈도는 체감상 훨씬 높았다. 맵 자체도 그리 크지 않아서 다소 과장을 섞어 말하면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바로 투닥거리기 일쑤라고 할까. 더욱이 근접 전투 기반이라 저격 포인트를 잡고 원거리에서 숨어서 기습사격을 하는 양상도 잘 일어나지 않았고, 고티어 무기를 상자에서 획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일한 종류의 무기를 중복해서 얻어서 등급을 올리는 방식도 채택한 터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아이템 파밍을 지속할 필요성이 더 높다. 즉 어느 한 자리에 숨어서 대기하지 않고 좁은 곳에 다수의 인원이 계속 돌아다니는 구도가 이어지다보니, 자연히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할까.

▲ 전리품뿐만 아니라 같은 아이템 중복 획득으로 등급을 올릴 수도 있다보니

▲ 맵 사이를 누비면서 파밍할 거리를 찾아 나서는 적들과 마주치는 일도 많다

여기에 파쿠르를 활용한 입체적인 이동이 더해지면서 구도가 한층 더 다양해졌다. 단순히 정해진 길들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외벽과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밟고 지붕 위로 올라간 다음 아래에 있는 적을 기습하거나 위장용 아이템을 깔아둔 뒤 아래로 도망가는 등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미래 도시하면 떠오를 하이퍼 FPS류에서 자주 보였던 점프 패드나 상승기류, 집라인도 맵 곳곳에 있으니, 파쿠르뿐만 아니라 지형지물 자체를 활용한 전술의 폭도 넓다.

특히나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까지 가게 되면 '도시'라는 공간과 파쿠르의 조합이 더더욱 빛을 발했다. 비좁은 공간에서 투닥거리는 와중에 벽을 타고 위로 잠시 피한 뒤 숨을 돌리고 다시 전투에 임하거나, 혹은 그렇게 숨어서 방심한 적을 뒤로 돌아서 올라와 밀쳐내서 아웃시키는 등 겨우 몇 발 내밀기도 힘든 공간 안에서도 치열한 구도들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 아 이렇게 숨어서 기다렸으면 좀 나았을 것을

▲ 분위기 타고 난전에 휩쓸렸다가 결국 아웃이라니 따흐흑



■ 13종의 무기와 스킬로 빚어낸 다채로운 전략전술


배틀로얄 장르의 유행 이후, 실제 사용되는 각종 화기를 바탕으로 한 게임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별 스킬, 혹은 여러 기상천외한 아이템을 활용한 게임들도 여럿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근접 전투 기반 배틀로얄은 전투의 변수를 주기 위해서 액티브 스킬 시스템뿐만 아니라 패시브 스킬 요소까지 가미, 파밍하면서 전투에 대비하는 재미와 패시브-액티브의 조합으로 적이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쓰러뜨리는 묘미까지 구축하고자 해왔다.

'하이프스쿼드' 역시도 그런 흐름을 받아들인 작품 중 하나다. 다만 여타 근접 전투 기반 배틀로얄은 캐릭터마다 다른 스킬을 주면서 개성을 부여했지만, 하이프스쿼드는 무기에만 스킬을 주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무기 13종을 구축해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 달랐다.

보통 팀 기반 배틀로얄은 캐릭터 스킬에 따라 역할군이 분류되고, 그에 맞춰 조합과 무기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다. 아울러 무기는 공격적인 스킬 위주로 구성이 된다. 그러나 하이프스쿼드는 무기에만 각각 3개의 스킬을 부가한 만큼, 각 무기에 따라 공격, 수비, 지원 등 특화된 역할이 나뉘는 식으로 구현됐다.

▲ 보통은 캐릭터마다 고유 스킬이 있고 무기는 보조적이지만, 하이프스쿼드는 무기에만 스킬이 있다

▲ 은신 후 기습으로 혼자 돌아다니는 적에게 선제 공격 가즈아

▲ 어딜 감히 우리 거점을...잠깐! 막기!

공격 스킬도 단순히 대미지를 추가로 주거나 지정한 대상을 잠시 멈추는 정도를 넘어, 마치 3D TPS 기반의 AOS처럼 일정 범위 내의 적을 기절시키거나 타겟팅이 된 적을 끌어오는 등 다양한 종류의 스킬이 갖춰져있다. 그래서 소지한 무기에 따라 적을 당겨와서 협공으로 빠르게 제압하거나, 혹은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들이닥치는 적을 잠시 행동불가 상태로 만든 뒤 도주하는 등 그때그때 다른 전술로 돌파해나가는 재미를 살렸다.

여기에 스탯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처치 시 회복 등 여러 패시브가 부가된 '칩'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는 맛도 있었다. 칩은 랜덤 파밍이 아니라 자판기에서 코인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방식인 만큼,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무기나 아군의 조합에 따라서 확정적으로 맞춤 설계가 가능했다.

물론 아직 테스트 단계인 만큼, 무기 밸런스나 칩 밸런스는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엄폐물도 많고 원거리 무기는 사거리도 그리 길지 않은 데다가 탄속이 느리다보니 대부분 견제용 정도로만 사용이 가능했다. 더군다나 무기들이 거의 대부분 이동스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접근이 가능해서 원거리 무기로 견제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극후반에 가서는 그레이필드가 아예 점 하나 정도 구역 빼고는 온 맵을 다 뒤덮어버리게 되는데, 그때 템페스터 등 밀치는 무기의 유무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일이 많아 다소 김이 빠지는 막판 싸움이 되는 일도 잦았다.

▲ 3인 스쿼드 생존 모드 빼고 나머지 모드는 아직 제한된 시간에만 오픈하는 등, 아직 구색을 갖춰가는 중이다

밸런스와 더불어 무기의 타격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다양한 스킬과 파쿠르, 도심의 복잡한 지형지물을 활용한 전투 자체는 좋지만 스킬이 아닌 일반 공격으로 상대를 타격했을 때의 반응이 조금 밋밋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킬을 올렸을 때 아나운서의 메시지는 나름 찰진 맛이 있고, 멀티킬을 하면 할수록 더 찰지게 되니 나름의 묘미가 있긴 했다. 킬 자체도 원체 난전이 자주 벌어지다보니 조금만 익숙해지면 주워먹기도 쉽긴 하다. 그렇지만 항상 킬을 올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교전에서 조금 더 손맛을 살린 전투를 느끼게 하려면 이번 테스트를 거쳐서 타격감을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울러 13종의 무기에 거기에서 파생된 39종의 스킬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전투의 재미를 살리는 요소긴 하지만, 진입장벽처럼 다가올 여지도 있었다. 캐릭터별 고정 스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기에 따라 전투 자체가 확 바뀌는 구도니,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가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있나 빨리 체크하지 못하면 그 성능을 100% 이끌어낼 수 없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이프스쿼드'는 전투 빈도가 상당히 높아서 숨어서 전열을 다듬거나 무기를 확인할 시간이 적었고, 무기 스킬을 확인하기 위한 훈련장은 아직 UI 편의성이 낮아서 직관적이지 못했다.

▲ 궁게이지 모아서 한 타를 이겼을 때의 짜릿한 맛은 상당하다

아직 알파 단계인 만큼, 이번 테스트는 장기적인 비전이나 루틴을 먼저 보여주기보다는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만 우선 구축한 상태에서 이를 유저에게 검증받는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그런 단계에서도 기존의 배틀로얄보다 전투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려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것이 눈에 띈다. 한 명만 살아있으면 언제든 부활해서 다시 전투에 뛰어들 수 있게끔 해서 전투의 심리적 부담감도 낮췄다. 맵도 밀도 있는 도시를 선택한 데다가 아이템 파밍도 중복 획득으로 등급업하는 식으로 바꿔서 버티기 모드가 아닌 상시 파밍을 권장하고, 여기에 파쿠르와 각종 오브젝트, 그리고 다양한 무기 스킬을 조합해 전투의 양과 질도 끌어올렸다.

버티고 파밍한 뒤에 기회를 노리는 플레이 방식보다는 밀도 있는 전투를 적극 유도하는 빠른 페이즈의 배틀로얄 '하이프스쿼드'.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알파 테스트 이후에 유저 피드백을 거쳐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해진다.